의사면허관리는 여전히 논란‥'해결책'은 어디에?

'면허 사후 관리' 필요성 동감‥국내 이중적 구조 해결돼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7-01-17 12:2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일회용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사례는 국내 의료의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이번 사건이 지금까지 발생한 사건과 달리 파장이 컸던 까닭은 의사 개인의 도덕적 일탈행위가 아니라, 의사로서 진료행위 수행능력 상실, 보수 교육 대리출석, 무분별한 의료행위 위임 등의 정황이 알려지면서 면허관리제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데에 있다.
 
사건발생 직후 정부는 면허관리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으나,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지(紙)의 '의학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 관점에서 살펴본 외국 의사면허 관리제도의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의사가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게 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월 8일,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으며, 이를 두고 의료계 내에서는 국가의 간섭과 통제가 지나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과 소수의 일탈 행위로 다수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능동적으로 자율규제를 도입하자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지향하는 면허관리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의사 면허 취득 이후에도 면허자격의 질을 유지하자는 '사후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분위기이다.
 
해외 각국에서는 의사 면허에 대한 관리방식이나 주체는 다르지만, 의사가 면허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본은 의사단체가 주도해 새로운 전문의 제도를 도입함과 동시에 직업윤리지침을 개정해 진료행위의 규범을 제시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의사가 전문가로 참여하는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를 통해 최초 면허 발급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서유럽에서는 전문가인 의사단체가 정부의 위임을 받아 면허를 책임지고 관리하기도 하고,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해 진료 표준 준수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기도 한다.
 
이처럼 의사의 면허에 대해 의학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 이 두 개념을 근간으로 최초 면허 발급 이후에도 준히 관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논문의 저자인 차의과대학교 보건의료산업학과 이평수 교수는 "사실상 종신면허제도로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 면허관리제도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이제는 정부의 규제보다는 의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논의할 시점이다"고 정리했다.
 
이에 국내 의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의료계 내부에서 먼저 의학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에 대한 이론적 개념 정립과 철학적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의료전문직의 면허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의 성격과 법적 권한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영국과 미국, 캐내다 사례와 같이 전문가단체나 정부기관이 관여하지 않는 독립된 면허관리기구로 도입할 경우,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면허관리기구를 유지·관리하는데 드는 인력과 비용에 대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일례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면허관리기구인 CPSO에는 2014년 지역 내 의사 3만9,423명의 면허를 관리하기 위해 약 200명의 직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보건복지부 면허등록 의사 11만5,976명을 관리하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인력은 96명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복지부 소관 각종 보건의료 면허 총 16종의 관리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독일과 같이 정부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독일 모델을 추구한다면 독일 정부만 재정적 지원도 함께 뒷받침돼야만 정부의 통제와 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처럼 의사단체에 위임을 한다면 법적 제재 권한도 함께 이양돼야 할 것"이라며 "현행 우리나라 법규는 보건복지부가 면허 발급·관리하는 주체로 되어 있으나 의사협회가 의사의 면허신고를 대행하는 이중적 구조로 돼있다. 하지만 의사협회의 가입이 의무가 아니고, 의사회원 관리에 대한 법적 강제권이 현재로선 없어 실효성 있는 면허관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물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이론적 합의에서부터 기구의 형태와 권한, 운용 예산과 인력 등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은 새로운 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 5년의 시간을 투자했고, 영국은 1998년 브리스톨 영유아 사망사건이 알려진지 14년이 지난 2012년에 이르러서야 전면적인 의사 면허 재평가 제도를 시행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의사 집단 내부의 적대감을 유발하는 방식보다는 자발적인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율규제의 틀을 제공하고, 의사는 스스로 의학 전문성을 지킬 수 있는 투명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 공정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의료전문가로서 의사의 위상이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