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섬나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는 최근 타국 기업들에게 성공을 가늠하게 하는 매력적인 기회의 땅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영토 규모는 아시아에서 5번째로 크며,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넓다. 지리적으로도 말라카 해협, 인도양과 태평양, 남중국해와 접해 있어 국제 해상무역의 주요 경유지로도 기능하고 있는 등 경제적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인구는 2억 7,600만 명으로 세계 4위에 달한다.
무엇보다 최근 소비시장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타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대한 매력적인 요소를 더하고 있다.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는 중산층 인구 1억 3,500만 명, 독일·영국을 뛰어넘는 세계 7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헬스케어 산업 역시 소득 수준의 향상과 의료 체계 정비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용 의료기기, 소비재 의료기기 등 그 분야와 시장 진출 품목 대상이 확대되고 있어 많은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를 제2의 한국, 즉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바라보고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국내 대표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는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 현지에 진출할 가장 큰 무기로 '메디칼 에스테틱 솔루션'을 선정, 인도네시아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시지바이오 네오리젠 인도네시아(CGBIO NEOREGEN Indonesia, 이하 네오리젠)라는 이름의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 재생의료 분야의 노하우를 에스테틱 분야에 접목한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Medical Aesthetic Clinic)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은 시지바이오의 메디칼 에스테틱 제품 및 의료기기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현지인 또는 관광객들에 종합적인 미용성형 시술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표적인 메디칼 에스테틱 제품으로는 필러 제품인 지젤리뉴(GISELLELIGNE), 에일린(Aileene), 가슴마사지기 벨루나(BELUNA), SVF(Stromal Vascular Fraction, 기저혈관분획) 전자동 추출기기 셀유닛(CELLUNIT), LED 마스크 이지엘 마스크(EasyL Mask)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시지바이오는 2019년 본그로스(BONGROS), 본제너(BONGENER), 2021년 노보시스(NOVOSIS), 엑셀오스 인젝트(Excelos Inject) 등의 골대체재 제품을 인도네시아 현지에 출시하며 골대체재 사업 확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향후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허브로 인도네시아를 선정, 법인을 설립해 현지에 유통 및 공급하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인니에 연간 1억 개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고 가동 중이다. 인도네시아를 새로운 거점 기지로 삼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공장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건설된 첫 공장으로 인도네시아 국영 의료기기 수입업체인 PT 스탠다드 바이오센서 헬스케어와 협력해 설립됐다.
기존에는 완제품을 수입하거나 부품을 수입해 현지해서 조립 후 공급하는 식이었지만, 이번 공장 건설로 항체신속검사, 항원검사, PCR(유전자증폭)검사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진단기기를 현지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구 삼양바이오팜)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현지 미용성형 의료기기 유통 전문기업과 리프팅 실 브랜드 크로키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크로키는 대상의 특징을 빠르게 스케치하는 미술 기법에서 유래한 브랜드명으로, 선을 이용해 얼굴 윤곽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잡아준다는 의미다.
더불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 미용성형 학회(I-SWAM, International Seminar & Workshop in Aesthetic Medicine)에 온라인으로 참가해 크로키를 이용한 최신 리프팅 시술법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학술 마케팅을 진행해 전 세계 미용·성형외과 의료진에게 크로키를 알리는 활동을 병행해 크로키의 글로벌 입지를 다지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주요국으로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국가 중 하나로, 최근 중산층의 비중이 늘고 정부 차원의 제도 개편들이 이뤄지며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해외 사업 확장에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할랄 인증·INSW 플랫폼 전면화 고려할 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박승석 자카르타무역관은 최근 '의료기기 시장 진출 길라잡이'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 인허가 등록시 유의사항 및 시사점을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대리상과 계약은 돼 있는데 허가 갱신이 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어 대리상과 계약기간은 항상 허가기간과 동일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허가에 있어 대리상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대웅 인피온과 같이 직접 현지 진출한 기업이 아니면 인도네시아 보건부와 관계 형성을 할 기회가 부족해 전적으로 대리상 능력에 의지하게 된다. 만약 대리상이 영세한 경우 자료만 요구하고 업무 처리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달리 허가만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회사가 별로 없고, 브로커들만 많아서 잘못 계약하면 손해만 입고 끝날 수 있어 사전 대리상과 계약 전 역량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대리상에 판매를 위임했더라도 의사와 같은 중요한 고객들은 직접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번씩 네트워크 구축 차원에서 한국에서 직접 직원을 보내 대리상의 영업사원과 같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2024년부터 의무화되는 할랄 인증 표시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의사나 국민들은 해당 제품이 할랄 인증 표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 무역관은 "인도네시아는 아셈(ASEM) 국가의 중심이고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22억 아셈 시장과 16억 무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에서 인도네시아 산업부 할랄인증 담당자와 면담한 결과, 향후 할랄 인증이 타 국가에서도 교차 인증될 것으로 보여 인도네시아를 무슬림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부터 본격 반영될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령 2021년 제19호와 제20호에 따라 인허가 신청 프로세스가 INSW(Indonesia National Single Window) 플랫폼으로 일원화되면서 다소 혼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부터 개정된 내용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일부 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령에서 다양한 품목에 대해 사전수입승인과 선적 전 검사를 확대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운송 후에 확인하는 바람에 물품이 반송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품목에 따라 화장품과 일부 의료기기 분야 애로사항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쟁에다 물류비 부담까지 증가된 상황에서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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