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新의료기기, 특정 분야 개발만 집중…'다양화' 확보 노력 필요

품목방식, 관리 등 외국 사례에 비해 특정 분야에 집중…유연한 방식 제고 필요
"세계 의료기기 산업 기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국내 맞춤형 정책 위한 활용 고려해야"

박선혜 기자 (your****@medi****.com)2022-04-22 11:54

[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혁신 의료기기 규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특정 제품 개발과 허가 정책에만 집중돼 있어 이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도출됐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주요국의 새로운 의료기기 관리 및 분류체계 조사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외국 사례 대비 국내 의료기기 분류체계의 문제점와 향후 개선방안을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과 융합된 혁신적인 제품의 등장으로 기존 의료기기 규제는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주요국 의료기기 규제 당국은 체외진단시약, 의료용 로봇, 3D 프린팅 제품 등을 의료기기 품목으로 확대하고, 소프트웨어 단독으로 활용되는 제품을 의료기기로 구분하는 등 기존의 제품 분류체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국내도 의료기기 분류체계와 관리를 위해 매년 가이드라인 및 법안을 개정하고 있지만, 개발이 많이 이뤄지는 몇몇 제품에 편향된 모습을 띄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우선 의료기기 분류체계를 분석해보면, 유럽과 한국은 의료기기와 체외진단의료기기를 구분해 별도 규정으로 관리하고 있다.

제품 위험도에 따른 의료기기 등급 분류체계는 미국과 중국은 3등급, 유럽과 한국은 4등급 체계를 운영한다.

또한 미국은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사용 목적과 기능 및 제품의 세부적 차이에 따라, 한국은 제품 형태와 기능을 중심으로 원자재와 제조공정 및 품질체계와 독립적 기능 차이에 따라 구분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다만, 한국 의료기기 품목분류 방식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세분화된 항목이 부족하고, 특정 분야에 집중돼 있어 이를 다양화하기 위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현재 의료기기 품목은 기구·기계와 같은 특정 분야에 품목이 집중되어 있어 미국과 같이 품목 분류 체계를 제품의 진료 분야와 진단·수술·치료 등 사용 목적에 따라 구분해 의료기기 품목 분야를 다양화해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위 세부 분류에 있어서는 유럽의 의료기기 등급분류 규칙에 따른 침습·비침습, 능동 등 규칙 등을 혼용해 사용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분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은 의료기기 관리에서도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 중국, 한국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촉진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의료기기 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의료기기 관리제도에 포함하는 제품은 혁신 첨단기술이 적용되며 기존 제품을 대체하거나 성능이 개선된 제품으로, 지정되면 승인 과정에서 규제 당국와의 소통을 통한 단계별 검토와 우선심사 등이 이뤄진다.

이렇게 새로운 의료기기 관리제도를 통해 지정된 제품은 중국과 미국 경우 약 300건이으로 나타났지만, 한국은 2020년 제도 시행 이후 17건의 제품만이 지정됐다.

게다가 대부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진단·치료 소프트웨어 제품에 집중돼 있어 지정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난 상황으로 미국과 중국에 비해 시행 기간이 짧아 비교 대상이 적지만, 현재까지 모든 제품이 국내에서 제조된 제품으로 구성돼 있고, 활용 분야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용 소프트웨어 등에 집중돼 있어 제품 제조국과 적용 분야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한국의 체외진단기술이 주목받게 되면서, 이 분야의 혁신적인 제품에 대한 지정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한국의 체외진단기기는 진단용 의료기기 분야 중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맞춤형 의료 등을 위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진단 기술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기술과 융합된 의료기기 분야의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하고 국가 연구개발 투자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2021년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행한 보건산업정책연구 PERSPECTIVE(Vol.1)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투자된 의료기기분야 국가연구개발투자액은 최근 10년간 255억 원에서 약 1,750억 원으로 7배 이상 증가했으나, 현재까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치과용임플란트,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 특정 분야에 특화돼 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에서 지정되고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세계 의료기기 산업에서의 기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국내 연구 개발 투자 분야를 설정하는데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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