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DA 승인 블록버스터 기대 신약들‥예상 못한 문제로 '난항'

'안전성' 문제로 심사 연기, 허가됐어도 생산 문제로 기대만큼 활약 못하는 사례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30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FDA로부터 허가를 받고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됐던 신약들이 있다.

하지만 이 신약 기대주들이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재단의 '2022년 승인 신약 기대주 TOP 10'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매출액을 기준으로 1위는 릴리의 성인 제 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Tirzepatide)'였다. 마운자로는 GLP-1/GIP 2중 작용제로 지난 5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2위는 앨나일람의 RNAi 치료제 '암부트라(Amvuttra, Vutrisiran)'로 아밀로이드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에 지난 6월 FDA 허가를 받았다.

애초에 암부트라는 4월 허가가 예상됐으나 FDA 승인 일정은 2차 포장 및 라벨링 시설 검사 연장을 이유로 3개월 연기됐다. 앨나일람은 그 외에 임상결과에 대한 추가 데이터 요청은 없었으며, 위탁 생산하는 단순 포장과 라벨링 단계의 생산 시설 내용을 포함해 수정된 승인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3위는 로슈의 '바비스모(Vabysmo, Faricimab)'로 올해 1월 FDA로부터 승인됐다. 신생혈관성 또는 습식 노인성 황반변성(nAMD/wAMD)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에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VEGF-A x ANG 2 이중항체다.

4위는 2월에 허가받은 J&J/Legend Biotech의 '카빅티(Carvykti, Cita-cel)'로 다발골수종에 사용되는 BCMA CAR-T 치료제다.

5위는 미라티 테라퓨틱스의 KRAS G12C 저해제 '아다그라십(Adagrasib)'으로 올해 하반기 중 비소세포폐암에 허가가 예정돼 있다.

미라티는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경쟁 약물 암젠의 '루마크라스'를 바짝 추격하기 위해 2분기 승인을 목표로 했다. 이에 미라티는 FDA에 아다그라십의 우선 심사(Priority Review)를 신청했다. 그런데 FDA는 이를 통상적으로 약 10개월이 소요되는 일반 심사(Standard Review)로 접수해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루마크라스가 우선 심사로 접수돼 조건부 가속 승인을 받기까지 불과 3개월 남짓 걸린 것에 비해, 아다그라십의 허가 결정이 올 연말로 미뤄짐으로써 두 라이벌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6위는 BMS의 폐쇄성 비후성심근병증(HCM) 치료제 '캠지오스(Camzyos, Mavacamten)'가 차지했다.

FDA는 당초 올해 1월까지 캠지오스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Risk Evaluation Mitigation Strategy)과 관련된 정보의 충분한 검토를 이유로 기한을 3개월 연장해 4월에 승인했다.

기존 HCM 환자들에게 사용돼 온 베타 차단제(beta-blocker)나 항부정맥 치료제의 경우 증상을 완화시킬 뿐이었으나, 미오신 저해제 캠지오스는 HCM의 근원적인 병태 생리를 해결하는 최초의 치료제다.

이와 더불어 BMS는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듀크라바시티닙(Deucravacitinib)'으로 기대 신약 7위를 기록했다. 

듀크라바시티닙은 JAK 계열의 첫 TYK2 저해제다. TYK2의 조절 도메인에 결합해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이 되는 IL-23과 IL-12, 인터페론 1형의 신호 전달을 저해한다. 듀크라바시티닙은 9월 10일이 FDA 심사 완료 예정일이다.

그러나 작년 12월 FDA는 JAK 저해제에 대한 안전성 주의 조치를 내렸고, 이에 대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듀크라바시티닙 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리고 듀크라바시티닙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장기간의 데이터가 요구될 수 있다.

그럼에도 BMS 측은 듀크라바시티닙이 다른 JAK 약물과는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최초의 약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듀크라비시티닙은 낮은 혈소판 수,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 또는 간 기능 장애와 같은 JAK 저해제 관련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8위는 TG 테라퓨틱스의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우블리툭시맙(Ublituximab)'으로 CD20 항체다.

우블리툭시맙은 환자의 편의성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 제품 오크레부스(Ocrevus)는 첫 투약 후 6개월에 한번 2시간 투여가 필요한 반면 우블리툭시맙은 그 절반의 시간인 1시간동안 정맥 주사로 투여한다.

다만 기존에 9월 말로 예정됐던 우블리툭시맙의 FDA 승인 일정은 12월 28일로 연기됐다. TG 테라퓨틱스는 심사 기간이 연장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FDA가 주요 수정 사항으로 요청한 추가 자료 검토를 위함이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앞서 승인된 경쟁 제품들 또한 승인 전 FDA의 검토 연장을 거쳤고, 우블리툭시맙의 사업화 계획이 내년 초로 예정돼 있어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우블리툭시맙의 FDA 승인 여부는 TG 테라퓨틱스의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TG 테라퓨틱스는 PI3Kδ/CK1ε 저해제 '유코닉(Ukoniq, Umbralisib)'의 판매를 중단하며 추가 적응증에 대한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유코닉은 림프구성백혈병(CLL)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우블리툭시맙과 병용 투여로 사망률이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만약 우블리툭시맙이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TG 테라퓨틱스는 새로운 핵심 물질을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길리어드의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는 올해 기대 신약으로 9위다.

레나카파비르는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HIV-1 캡시드(capsid) 저해제다. HIV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보호하는 캡시드 단백질의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바이러스 복제를 저해하는 효과가 있다.

다제 내성(multidrug-resistant, MDR) HIV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3상 결과, 레나카파비르를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들과 병용했을 때 전체 환자의 80%는 체내 바이러스 양이 '연구실에서 감지가 불가한 수준(undetectable by laboratory testing)'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쉽게도 지난해 6월 FDA에 허가 신청서가 제출된 레나카파비르는 올해 안에 승인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레나카파비르는 경구형과 주사 제형이 각각 개발되는데, 지난해 FDA는 12월 붕규산(borosilicate) 유리 바이알(vial)에 포장되는 주사 제형에 대해 미세 유리입자가 형성될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사 제형 레나카파비르를 사용한 길리어드의 HIV 임상 10건에 대해 일제히 중단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지난 3월 FDA는 동일한 문제에 대해 현 상태에서는 중대 결격 사유가 있어 허가할 수 없음을 뜻하는 최종 보완요구서(Complete Response Letter, CRL)을 발송했다.

비록 일정이 지연됐으나 FDA 승인을 위한 길리어드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FDA는 길리어드가 새로 제출한 알루미노 규산염(aluminosilicate) 글래스 대체 바이알과 레나카파비르 주사의 보관 및 호환성에 대한 종합 계획을 검토했다. 이후 임상 중단 명령은 해제됐다. 또한 길리어드는 FDA로부터 수령한 최종 보완요구서에 대한 자료를 지난 6월 말 제출하고 심사 재개를 신청했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Pluvicto, Lu-PSMA-617)'는 Lu라벨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로 기대 신약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플루빅토는 PSMA 양성 전이성 거세저항성전립선암(mCRPC)에 지난 3월 허가됐다.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저분자나 바이오 의약품보다 제조하기가 더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루빅토 역시 대규모 생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루빅토는 FDA 허가를 받은지 6주만인 지난 5월부터 잠재적인 품질 이슈가 확인돼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더불어 플루빅토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진행 중이던 다수의 글로벌 임상들의 환자 스크리닝 및 등록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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