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의 몸집 키우기‥'분원' 놓고 환영과 우려 공존

수도권 중심으로 '분원' 계획 쏠려‥의료 균형 발전 위기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23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대학병원들이 '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21일에 진료를 시작한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개원 50일 만에 일일 외래환자 1,000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은 경기도 평택에, 경희대의료원은 경기도 하남에,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한양대의료원은 경기도 안산에, 길병원은 경기도 위례에 분원 설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인하대병원은 김포시에, 명지대병원은 경기도 하남에 분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는 서울대병원이 병상수 800개의 배곧서울대병원을 만들고 2026~2027년 개원 예정이다.

인천 송도에는 연세의료원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병상수 1,000개의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설립 중이다.

지방의 국립대병원들도 분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충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은 분원 계획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굴지의 대학병원들의 분원 소식은 지역 주민들에게 기대감을 선사했다. 대학병원으로 가는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 거주 지역에서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혜택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폐업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병원의 분원이 지역 중소병원의 폐업을 부추기고 결국 의료전달체계 붕괴까지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 무분별한 병상 확장을 억제하고 정부가 협력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병상수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수도권 지역으로 유독 몰리는 분원 건립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지방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으로의 원정 진료는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는 총 93만555명으로 전년(83만5,851명) 대비 9만4,704명(11.3%)이 늘었다. 이는 2019년 92만306명을 넘어선 최대치다.

지방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납부한 총 진료비도 2조7,060억원으로 전년도 진료비 총액(2조4,203억)과 비교해 11.8%나 급증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은 복지부에서 지정하기 때문에 병상 수 조절 기전이 있다. 반면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자체장 권한이기에 적절한 병상 수 조절 기전이 없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유명 대학병원 분원이 지역에 신설 될 경우 그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이 덕분에 경우에 따라 대학병원 측에 분원 신축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금융기관은 분원 설립에 필요한 비용 대출에 엄청난 우대를 해주기 때문에, 대학병원 입장에서 분원은 큰 리스크 없이 진료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은 국가 의료 균형발전의 붕괴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지역 간 의료환경 격차가 더 이상 심해지지 않도록 정부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