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이식서 '프레비미스'가 혈액암 환자 생존율 높였죠"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국내 인구 97%가 갖고 있는 '성인 거대세포바이러스(CMV)' 
혈액암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 후 'CMV' 발현되면…최악 땐 사망 이르기도  
CMV 감염 관리 수요 높던 중 2020년 '프레비미스' 건보 급여등재 
프레미비스 예방요법, 수술 후 CMV 재활성화 40%에서 7%로 낮춰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10-04 06:07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혈액암 환자 수가 지난 5년 간 19.7% 증가함에 따라 혈액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인 조혈모세포이식의 중요성 또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안전한 이식을 위해 이식 후 사망 위험을 높이는 감염, 합병증 등의 관리의 필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이식 후 ‘성인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가 재활성화 또는 재감염하게 되면 비감염자 대비 사망 위험이 3.5배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CMV 감염 시 부작용과 내성 때문에 환자에게 부담이 높은 ‘선제치료법(Pre-emptive)’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새로운 CMV 감염 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MSD의 프레비미스는 CMV 감염과 질환을 예방하는 최초의 약제로 2018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2020년에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받아 신속하게 도입돼 지난 2년간 CMV감염 위험으로부터 보다 안전한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환경을 제공했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조성연 교수를 통해서 프레비미스의 급여 적용 후 2년 동안 치료 현장에서 확인된 감염예방 효과 및 변화한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조 교수는 가톨릭대학교 의학 학사와 동 대학원 석·박사를 졸업하고 지난 2016년부터 서울성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Q.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몇 건의 조혈모세포 이식이 이뤄지고 있는가?

A. 1년에 500건 이상 조혈모세포이식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더 증가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동종 이식과 자가 이식으로 구분한다. 다른 병원에서 자가 이식이 많은 반면, 서울성모병원은 동종 이식의 건수가 굉장히 많은 편이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연간 350건 정도 진행한다. 

Q. 국내에서 연간 몇 건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 진행되고 있나.

A. 지난해(2021년) 기준 1500건 이상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 이뤄지고 있다. 동종 이식과 자가 이식이 약 반반 정도의 비율로 이뤄진다. 자가이식의 경우 작년 기준 전체 44%로 나타났고, 동종과 합치면 연간 3000건 정도 진행된다. 

Q. 어떤 환자들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가?

A.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다는 것은 골수에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강력한 항암치료를 하여 골수에 있는 것들을 리셋한 후 새 조혈모세포를 생착 시키는 것이다. 보통 혈액암에서 가장 많다. 성인의 경우 급성골수성백혈병, 그 다음으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에서 가장 흔하다. 

그 외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이 있는데 각각의 질환에 따라 동종 이식 혹은 자가 이식을 더 많이 하는 차이가 있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의 경우 백혈병이 가장 많다. 이 외에 암이 아닌 다른 기능부전, 예를 들어 재생불량성빈형 등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경우에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다. 

Q. 성공적인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감염 관리의 중요성이 높다. 진료현장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감염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조혈모세포이식을 하게 되는 환자들은 이식 전에도 여러 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후 이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식하기 전 이미 감염합병증에 노출이 되었다가 회복이 된 상태에서 이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이식을 받으면 (치료 과정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식 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데,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며 다른 종류의 감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감염이 발생한 후 대처하는 조치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감염되기 전 예방적으로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처음부터 고위험군의 환자에게 감염 예방약제를 사용하거나, 그 이후에는 예방을 위한 백신을 적극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Q. 감염에 대해 먼저 조치를 하면 감염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A. 예방요법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생기기 전, 선제치료로 대처하는 것보다도 더 앞단에서 문제가 없어도 예방을 하는 개념으로, 최근에 많이 확대됐다.

선제치료는 예방요법 여부와 상관없이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을 때 증상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예방요법과 선제치료의 두 가지 모두 중증의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CMV, 대부분 유아기 때 감염” 

Q.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후 CMV 재활성화를 모니터링하는 이유와, 특히 국내 환자들이 CMV 재활성화를 더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CMV는 거대세포바이러스라고 하는데, 환자들도 한번 들으면 그 이름을 각인한다. CMV는 모니터링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입원한다면 아무 증상이 없어도 주 2회 혈액검사를 하고, 외래에 올 때마다 혈액검사에 포함할 만큼 중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의 몸에 CMV가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CMV에 과거 감염이 있는 경우가 국내 성인에서는 97%에 이른다. CMV에 음성인 나머지 3~5%는 20대 정도의 아주 젊은 성인에서 드물게 보게 된다. CMV가 잠복했다 지나간 흔적이 세포에 숨어 있다가 면역억제제를 쓰거나, 면역저하에 의해 재활성화 된다. CMV가 재활성화 되었을 시 사망률이 매우 높다.

Q. 대부분의 사람들이 CMV를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 CMV는 유아기에 감염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 없이, 아주 경미한 발열 정도로 지나가는 식으로 체내에 들어오게 된다. 그 당시에는 아주 경증으로 지나가며 이에 대한 항체를 갖고있다가 면역 저하가 되면 재활성화 되는 것이다.

Q. 면역저하가 없다면 몸에는 무리가 없는 바이러스인 것인가?

A. 그렇다. 가끔 조혈모세포이식이 아닌 다른 자가면역질환, 고형 장기이식에서도 아주 드물게 CMV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정상면역체계를 가진 성인에서는 문제가 없다.

Q. 이전까지 CMV의 표준 치료법은 항바이러스제 선제요법이었다. 선제요법의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가? 

A. 선제치료는 거대세포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약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기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보통 3주 이상 투여하며, 평균적인 기간 동안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가 줄어드는 것이 증명되었다. 하지만 이런 약제가 골수기능저하를 일으킨다는 큰 문제가 있다.

3분의 1 정도에서 흔하게 골수기능저하를 발생시킨다. 거대세포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는 환자들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는 환자들인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이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왔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있는 약제를 쓴다는 것은 문제점이라 볼 수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CMV, 100일까지가 가장 위험”

Q. CMV 재활성화를 미리 예방하는 치료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CMV 재활성화 및 관련 감염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A. 프레비미스라는 약제는 시장에 나온 지 조금 됐다. 그런데, 이 약제를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자료들이 2017년에 나오기 시작했다. 2017년 처음 이뤄진 글로벌 임상 연구를 보면, 과거에 프레비미스라는 예방약제가 없을 때는 성인 조혈모이식 환자 3분의 2에서 CMV가 재활성화 됐다. 

시기에 따라 다르겠으나 CMV는 이식 초기, 100일까지가 가장 위험하다. 프레비미스를 도입한 후에는 100일까지 거대세포바이러스 재활성화를 7%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CMV의 재활성화로)항바이러스 약제를 시작하게 되는 비율이 과거의 40%에서 프레비미스 도입 후 7%로 낮아졌다는 것은 굉장히 큰 효과다. 연구 결과를 6개월까지 보았을 때도 항바이러스 약제를 시작해야 하는 환자의 비율은 16%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의 자료를 말씀드리면, 저희도 과거 환자의 약 3분의 2에서 CMV가 재활성화 됐다. 프레비미스 도입 후 100일까지 보았을 때 9.5%의 환자만이 항바이러스 약제를 필요로 했다. 6개월까지 봤을 때는 그 비율이 조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기는 했다. 왜냐하면 100일까지만 약제를 사용하고, 그 이후에는 위험요인이 있더라도 급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Q.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프레비미스를 투여해왔는가?

A. 서울성모병원은 현재 프레비미스를 일부 환자에게만 투여하지 않고,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모두 투여하고 있다. 이것을 '유니버설 프로필락시스(universal prophylaxis)'라고 부른다. 

방금 말씀드렸던 ‘9.5%의 환자만이 항바이러스 약제가 필요했다’는 데이터에 대한 환자 분모 수는 200명 정도다. 7월 중순 기준으로 528명에 투여 되었고, 이후 현재까지 두 달 정도 지났으므로 누적 500명대 후반까지 투여 되었을 것이다.

Q. 프레비미스의 CMV 예방요법의 이점은 무엇인가? 

A. CMV는 면역이 저하되었을 때 재활성화 되는데, 면역이 저하되는 요인 중 하나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이다. 이식 초기 6개월까지 이식편대숙주반응이 생길 경우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같이 나오게 되어 동시에 여러가지 약제를 쓰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것이 치료의 어려움이었다. 

프레비미스를 투여하는 100일까지는 이식편대숙주반응의 정도가 심하다고 하더라도, CMV가 따라오는 빈도가 거의 없었다. 약제 복용을 잘 하기만 한다면 동시에 여러 질환이 생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CMV가 혈액에서 검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폐, 눈, 장, 위, 대장 등의 장기에 침범을 하게 된다. 눈에 가게 되면 시력이 저하되고 위에 가게 되면 구토를 계속하는 등의 질병이 발생하는데, 프레비미스 CMV 예방요법은 질병의 발생을 줄이고, 그로 인한 사망도 줄이는 결과가 있다. 사망을 줄이게 된다는 것은 굉장히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Q.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당일부터 최대 100일까지 프레비미스를 투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100일까지인가? 

A. 고강도의 항암치료를 하면 세포들이 그 수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 저하된다. 호중구와 림프구에 기능저하가 생기고, 이런 세포의 수와 기능의 이상이 회복되는 시기를 작게는 100일로 본다. 이처럼 가장 위험이 높은 시기에 프레비미스를 사용하는 것이고, 그 시기에 다른 것들도 병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Q. 이 시기 동안에는 혈액검사에 결과에 상관없이 일 1회씩 복용하게 되는 것인가? 

A. 그렇다. 선제치료로 전환할 경우도 7~10% 정도 있지만, 대부분에서 효과가 좋다

Q. 프레비미스는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들에게만 쓸 수 있는 것인가?

A. 다른 환자군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고, 결과가 좋다면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 이식 환자들에게도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CMV 예방기간 더 확대해야”…급여기준 개선 강조

Q. 프레비미스 도입 후, 2년 간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의 CMV 재활성화 현황에는 얼마나 변화가 있었는가?

A.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생 건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자료는 조금 더 봐야 하겠으나 앞서 사망률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는데, 초기 여러 이식 관련 합병증이 동시에 생긴다면 장기적인 예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망률이나, 전반적인 이식의 성적 개선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프레비미스 도입 후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후 감염 관리 프로토콜에 변화가 있다면?

A.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CMV의 혈청 양성률, 즉, 과거 감염의 흔적이 더 빈도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90% 정도라면 우리나라는 95~97% 이상으로 혈청 양성이 높다. 이것은 위험요소이고, 대부분의 성인이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CMV에 대한 선제치료의 시작 기준을 느슨하게 1000정도로 했다면 최근에는 조금 더 위험성이 있다는 컨센서스가 생기며 선제치료의 기준도 더 낮추고, 예방약제를 쓰면서 예방도 하고 선제치료도 더 엄격하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생겼다.

Q. 조혈모세포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과정까지도 여러 번의 항암치료와 다른 합병증을 경험한 환자들이 있을 것이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고 짧으면 3주 정도의 그 시기를 지나면 결국 면역억제제와 초기에 복용하는 예방약제들이 점점 줄어들고 회복이 된다. 

초반에는 많은 약제들로 힘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약제들이 많이 발달됐고 더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초반에 예방약제들을 적극적으로 잘 복용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보이고, 완쾌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CMV는 예방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는지가 실제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고가의 약제이고, 급여의 기준에 맞춰 쓰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CMV 예방요법을 100일까지 사용한 이후 6개월 까지는 재활성화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연구결과들이 나오면 국내에서도 제한적인 기간 외에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예방약제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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