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료기기 활성화' 위해 학술대회 찾은 政, 업계 "좋긴 한데…"

진흥원, 대한응급의학회 학술대회서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홍보
업계, 정부 교육사업 긍정 평가하지만, 실질 사용 독려할 '인센티브제' 필요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10-15 06:0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정부 행보에 변화가 찾아왔다.

최신 국산 의료기기 기술에 대한 장점과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의사들이 집결한 의학학술대회 현장으로 정부가 직접 찾아간 것이다.

연구개발 지원과 같은 과거 국내 의료기기산업 육성 방안에서 벗어나 실증적인 방식을 택했다.

1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3~14일 이틀 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장을 찾아 응급의학회와 연계한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 지원센터 홍보관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서 외국 의료기기에 익숙한 의사들에게 국산 의료기기의 장점을 직접 설명하고, 사용 교육도 실시해 국산 사용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  

앞서 진흥원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와 국산의료기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광역형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운영에는 경기 성남시와 인천광역시연합체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5년간 각각 약 12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의료진의 사용 경험과 제품 평가요소를 확대해 국산 유망 신제품의 시장진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복지부도 국산 의료기기 육성 방안으로 국내 대학병원에 국산 의료기기 교육훈련센터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김정연 팀장은 지난 9월 열린 '2022 의료기기산업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대학병원 내 교육훈련센터 등을 운영해 의료진 경험환경 조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국산 의료기기 교육 지원에 열을 올리는 까닭에는 국산 사용률이 너무 저조하다는데 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 혁신 의료기기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산 사용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에게 국산 의료기기는 늘 외면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진흥원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국내 대형병원 의료진 287명 중 44%는 국산 데모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없다. 상급의료기관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도 10% 미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과거 국내 MRI 기술들이 시장에서 사장된 점을 지적하며, 현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MRI, CT 등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국산 의료기기 제품 생산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입장에서는 시장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며 "국내 의료진이나 환자들 모두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데 어떻게 국산화를 이룰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따라서 이들 업계는 이번 정부의 교육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세밀한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선택해 줘야 향후 수출 실적으로 연계되는 만큼, 일종의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지원 등과 같은 실질적인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유철욱 협회장도 지난 3월 복수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를 위한 구매 인센티브제 도입을 촉구한 바 있다. 

의료기기 A업체 관계자는 "대학병원 내에 국산 의료기기가 들어 가냐 마냐는 업체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들 병원에서 사용률이 없거나 적으면 관련 임상 데이터가 쌓이지 않는다"면서 "이는 임상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해외 수출길에 있어서도 약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B업체 관계자도 "오랫동안 나온 이야기지만 결국 결정권자인 병원 경영진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보급 사업도 좋지만 눈에 보이는 당근을 주는 게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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