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도 합류‥대학병원들, 왜 수도권 '분원'에 뛰어드나

'경쟁력 강화' 측면 강해‥최첨단 시스템과 맞춤형 의료서비스 강조
인구 많아 경영 안정적...병상 수 규제 없는데다 금융권 지원도 파격적
몰려도 너무 몰리고 있는 수도권 분원, 중소 병의원 폐업 부추길까 우려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1-03 11:5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앞으로 수도권에는 더 많은 대학병원들이 생길 예정이다.

굴지의 대학병원들이 '분원'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대광명병원은 지난 3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은 경기도 평택시와 파주시에, 경희대의료원은 경기도 하남시에,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한양대의료원은 경기도 안산시에, 길병원은 경기도 위례에 분원 설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인하대병원은 김포시에, 경기도 시흥시에는 서울대병원이 병상수 800개의 배곧서울대병원을 만든다.

인천 송도에는 연세의료원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설립 중이다.

이런 와중에 고대의료원도 분원에 뛰어들었다. 고대의료원은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이어 경기도 과천시와 남양주시에 분원을 준비한다.

각 병원별 적게는 500~600병상, 많게는 1,000병상의 분원을 고려하면 수도권에는 추가로 5,000병상 이상이 늘어난다.

분원을 계획한 대학병원들은 저마다 고도화된 맞춤형 의료서비스와 최첨단 의과학 연구을 강조하고 있다.

분원이 지어질 수도권 지역은 접근성이 높은 위치 특성을 갖고 있으며, 지역 내 높은 의료수요, 주변 인프라와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됐다.

대학병원들의 분원 이유는 '경쟁력 강화' 측면이 강하다. 분원이 많아지면 총 병상수가 늘어나고, 소속 교원의 숫자도 증가한다.

단, 병원 설립과 유지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을 맞출 수 있는 곳에 분원을 지으려고 한다. 그래서 인구가 많은 수도권이 분원 지역으로 많이 선정된다.

게다가 상급종합병원은 복지부에서 지정해 병상 수 조절 기전이 있는 반면,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자체장 권한이기에 적절한 병상 수 조절 기전이 없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역 경쟁력에 도움이 되므로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은 분원 설립에 필요한 비용 대출에 엄청난 우대를 해주기 때문에, 대학병원 입장에서 분원은 큰 리스크 없이 진료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다.

의료기관의 폐업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병원의 분원이 지역 중소 병의원의 폐업을 부추기고 결국 의료전달체계 붕괴까지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일부에서는 대학병원의 수도권 분원을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에 들어오는 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바탕으로 최근 5년간 의료기관 종별 폐업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의원의 평균 폐업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대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병원급 의료기관의 페업률은 5%∼7%대로 줄곧 모든 종별 의료기관 중 가장 높은 폐업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점유율은 25.8%(7조원)에서 2020년 28.2%(15.5조원)로 10년간 2.4%p 늘었다.

그런데 의원급 의료기관은 같은 기간 35.5%(9.6조원)에서 30.8%(16.9조원)로 4.8%p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수도권 위주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이용의 집중은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경남 지역에 대학병원들의 분원이 이어진 후 병원 폐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졌다. 수도권에 쏠리고 있는 대학병원 분원이 이러한 결과를 비껴갈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관련기사보기

대학병원의 몸집 키우기‥'분원' 놓고 환영과 우려 공존

대학병원의 몸집 키우기‥'분원' 놓고 환영과 우려 공존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대학병원들이 '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21일에 진료를 시작한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개원 50일 만에 일일 외래환자 1,000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은 경기도 평택에, 경희대의료원은 경기도 하남에,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한양대의료원은 경기도 안산에, 길병원은 경기도 위례에 분원 설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인하대병원은 김포시에, 명지대병원은 경기도 하남에 분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는 서울대병원이 병상수 800

대학병원 분원이 경사?…"의료전달체계 붕괴·의료비 증가"

대학병원 분원이 경사?…"의료전달체계 붕괴·의료비 증가"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잇따른 분원 소식에 쾌재를 부르는 지역 주민들과 달리 의료계의 표정은 암울해지고 있다. 의료계는 수도권 병상 증가가 지역 중소병원의 폐업을 부추기고, 결국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물론 의료비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정책개선특별위원회가 주관하고, 허종식 국회의원, 김미애 국회의원, 최연숙 국회의원,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는 '한국 의료자원 이용의 왜곡과 대안' 토론회가 개

복지부 "병상 수급 기본시책 수립…분원 개설 관리 대책 필요"

복지부 "병상 수급 기본시책 수립…분원 개설 관리 대책 필요"

[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병상 수급관리 추진계획, 대학병원 분원신설 부작용 문제 등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논의가 진행됐다. 정부측은 병상 수급을 위한 기본시책 수립 계획을 전달하면서 대학병원의 분원 개설로 인한 부작용 우려에 대한 관리대책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병상 수급 기본시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중앙 차원의 의료기관 개설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1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서울 영등포구)에서 의약단체들과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19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