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급격히 늘어난 백내장 수술, 과잉진료 끊어 내야

지난해 가장 많이 시행한 수술 '백내장' 1위, 다초점렌즈 가격 차이 최대 27배
의사회도 과잉진료 경계‥복지부, 건강보험-실손보험 연계 강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2-15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수술은 '백내장'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의 연평균 증감률은 9.2%였다.

인구 10만 명당 백내장 수술 건수는 1,476건이었고, 2021년 백내장 진료비용은 9,224억 원을 기록했다. 백내장 수술의 2021년 건당 입원일수는 1.1일이었다.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급에서 백내장 수술은 5만 1천 건이 보고됐다. 그러나 의원급에 시행된 백내장 수술은 61만 2천 건이었다.

백내장 수술의 급증으로 지난 4월부터 대부분의 손해보험회사들은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우려해 비급여 실손보험금 기준을 강화했다. 실손보험사들은 세극등 현미경 검사 결과가 백내장으로 확인되는 경우 외에는 교정 목적의 수술에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초에는 실손보험 기준 강화 전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일부 안과에서 브로커 혹은 관광버스를 동원해 백내장 수술을 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러한 행태에 대한안과의사회는 소속 안과 병·의원에 허위진단서 발급 등 불법행위 금지, 부적절한 과잉진료 자제 및 올바른 의료문화 정착을 당부했다.

의사회는 일부 안과의 과잉진료로 촉발되는 의료 부작용 및 보험금 미지급은 소비자 피해는 물론 안과 의료계의 신뢰 저하 요인임을 분명히 했다.

일부 안과가 백내장 수술에 주력하는 것은 높은 수술 비용 탓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고 있는 의료기관별 2022년 비급여 진료비용에 의하면, 동일한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TECNIS EYHANCE IOL)에 대해 부산의 A 의원은 33만 원(최소금액), 인천의 B 의원은 900만 원(최대금액)을 받고 있었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조절성 인공수정체)의 평균 금액은 4.1% 인상됐고, 중간금액(180만 원) 대비 최고금액(900만 원)은 5배 높았다.

안과 의사들은 백내장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반드시 당장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한 안과 의사는 "대부분 백내장은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증상 초기부터 무리하게 수술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환자 개인별 상태에 따라 수술을 선택해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르는 것이 값인 백내장 수술 비용은 일부 안과 의사들의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있다.

한 예로 C 안과는 비급여인 백내장 다초점렌즈 가격을 240만 원에서 410만 원으로 인상한 뒤, 이후 실손보험 가입한 환자를 다량 유치해 다초점렌즈 백내장수술 실시 후 급여인 백내장 수술비를 다량 청구한 사례가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복지부는 지난 8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 공청회를 통해 비급여 및 실손보험 연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관대한 실손보험 보장 및 급여·비급여 혼합진료에 따라 비급여 가격 인상(풍선효과) 뿐 아니라 건보급여 지출 증가도 초래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실손보험 등으로 인한 백내장 수술 증가로 2020년 기준 건보 재정 980억 원이 추가 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복지부는 보장 수준 적정화, 비급여 지급기준 마련 등 건강보험-실손보험 연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백내장 다초점렌즈를 포함해 비급여 규모가 크거나 증가세가 빠른 10개 항목을 중점 관리로 선정해, 합동조사 등을 금융당국과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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