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병원에서 눈여겨 볼 풍경은?‥'로봇'의 투입

'로봇수술'은 이미 활성화‥이제는 '서비스 로봇'으로 환자 만족도 향상
로봇 도입으로 섬세하고 정교한 수술 가능‥효율성 면에서 업무 보조 역할 탁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2-22 11:5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대학병원에서 눈여겨 볼 풍경 중 하나는 바로 '로봇'이다.

대학병원계에서 '로봇수술'은 익숙한 분야다. 신식 로봇 기기를 도입하거나, 수술 몇 건 달성 등은 대학병원의 주요 홍보 거리이기도 하다.

이 로봇수술은 점차 정교해졌고 안정적으로 고도의 수술이 가능해졌다. 다관절 기능을 갖춘 로봇팔 덕분에 의사의 미세한 손 떨림을 방지할 수 있고,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순간에서도 좀 더 쉽게 수술할 수 있다. 더불어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등 환자가 느끼는 수술 부담감이 덜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최근 로봇수술은 어린 소아부터 고령의 환자에게까지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의사가 쉴 새 없이 가슴을 압박해야 했던 CPR도 로봇이 대신한다.

기계식 가슴 압박장치인 '로봇 CPR'은 이미 의료 선진국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응급실이 로봇 CPR을 마련했으며, 이를 구입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대로 된 CPR을 하려면 분당 100회 이상, 5cm 이상의 깊이로 가슴을 눌러야 한다. 이는 엄청난 힘과 노동이 요구되는데,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의 특성상 CPR에 의료진이 투입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로봇 CPR은 설정된 시간, 깊이에 따라 자동으로 가슴을 압박한다. 환자 가슴 부위에 본체를 위치한 다음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거나, 좁은 장소, 감염병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의료적인 도움을 주는 로봇 외에도 국내에는 '서비스 로봇'의 도입이 활발하다.

병원 입구에 놓여져 있는 '키오스크'는 병원 풍경을 바꿔 놓은지 오래다. 대면 업무였던 수납과 접수, 예약은 키오스크 혹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로봇이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안내부터 물류 배송, 심지어 회진까지 담당한다.

대규모 '물류이송로봇'을 이용해 병원 내 물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도 확대되고 있다. 해당 로봇은 물류빅데이터를 이용해 병동 내 필요한 진료재료를 환자가 없는 야간에 자동으로 배송한다.

그동안 병원 물류체계는 인편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물류이송로봇으로 청구, 검수, 재고확인 등 시간이 경감됐으며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근무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환자가 없는 새벽에 작업을 하므로 안전 문제도 해결됐다.

'회진로봇'도 있다. 실시간 진료정보와 연동돼 로봇이 의료진별 회진 대상 환자 리스트를 조회하고 스스로 병상으로 이동한다.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를 줄이고, 감염 병동에서도 안전하게 회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병동 회진 시 주치의나 간호사가 구두로 설명해야 했지만, 회진로봇은 전면에 거치한 디스플레이로 각종 검사 결과를 한 눈에 보여줘 환자가 치료 과정을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

울산대병원은 항암(Chemo) 약을 이송하는 로봇(Robot) '케로'를 운영 중이다. 케로는 취급 및 관리가 엄격한 항암제의 분실·파손에 대한 운반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이고,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케로의 도입은 병원 내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반복적인 이송업무를 대신함으로써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증대시켰고, 환자들은 약제 투여 대기시간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담당 직원들은 고객 응대와 간호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로봇을 이용해 전반적인 병원 분위기를 바꾸려는 곳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로봇 기반 첨단 지능형 병원(Robot-driven Smart Hospital)'으로 변화를 시도 중이다. 병원에 배치될 다수, 다종 로봇을 관리하는 로봇 통합관제센터를 만들 정도.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병원 중 최초로 PC와 모바일 기반 솔루션을 통합해 채팅 메시지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다수, 다종 로봇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11월 안내로봇, 이송로봇, 중량이송로봇 등 총 5종 10대의 대규모 의료서비스로봇의 원내 도입을 완료했다. 

'안내로봇'은 크게 '가이드로봇'과 '키즈로봇'으로 구분된다. 외래 1층과 2층에 각각 1대씩 운용 중인 가이드로봇에는 원내 주요 시설의 위치를 안내 및 에스코트하고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소아병동 구역에 도입된 키즈로봇에는 소아 환자를 위한 게임, 사진 찍기 등의 콘텐츠가 탑재됐다. 두 종류의 안내로봇 모두 순찰 기능을 활용해 야간에 병원 곳곳을 순찰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송로봇의 한 종류인 '혈액이송로봇'은 헬스체크업 채혈실에서 혈액 검체를 진단검사의학팀 검사실로 이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승강기, 스피드게이트, 자동문과 연동돼 별도의 조작 없이도 스스로 통제 구역과 층간 이동이 가능하다.

'수술도구이송로봇'은 수술 후 도구를 세척실로 이동하는 데 이용된다. 검체 및 약제이송로봇은 1단계에서 도입된 혈액이송로봇과 같은 종류의 로봇이다. 

'검체이송로봇'은 조직과 세포 검체를 병리과로 이송하며, '약제이송로봇'은 이송팀 직원의 도움 없이 원내 여러 부서에 의약품을 이송한다. 각종 이송로봇의 도입으로 단순 반복 작업을 보조해 업무 부하를 경감시켰다.

'의료소모품이송로봇'은 100kg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구매물류팀, 인공신장실, 비뇨의학과 등에서 무거운 물건을 이송하는 데 활용된다. '간호카트로봇'과 '벨보이로봇' 또한 고중량 이송로봇으로, 최대 60kg의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각각 병동 간호사의 라운딩 카트 역할과 입원환자의 입·퇴원 시 개인물품 이송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 내 로봇 도입은 의료진 업무 보조를 통해 진료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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