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게 섰거라"…혈액암서 이중특이항체 신약 '기지개'

FDA 신속승인 받은 로슈 '룬수미오' 1분기 시장 안착 
애브비 ‘앱코리타맙’도 LBCL 치료서 7월 정식 승인 기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4-27 06:03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이중 항체 기술로 출시된 암젠의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 이후 속속 등장한 혈액암 치료제들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지난해 글로벌 규제기관의 조건부 신속승인에 따른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면서다. 

그간 이중특이항체는 혈액암 치료에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대항마로 분류돼왔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제약사 로슈 '룬수미오(모소네투주맙)'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400만 스위스 프랑(210억 원)을 기록,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룬수미오는 그 중 미국에서만 1300만 스위스 프랑의 매출을 올렸다. 

룬수미오, 여포성림프종 3차 치료제 승인 

룬수미오는 기존 혈액암 치료제인 리툭산이 표적으로 하는 CD20 외에도 T세포 표면의 CD3에 결합하고 면역 세포를 재설정해 암성 B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즉, 항체가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해 동시 작용하는 원리다. 일반적인 항체가 하나의 항원에만 작용하는 것과 달리 두 개의 항원에 작용해 더 많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룬수미오는 앞서 지난해 6월 유럽 집행위원회에서 성인 재발성/불응성(R/R) 여포성림프종(소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한 3차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R/R) 여포형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긴급 승인됐다. 

국내에서는 룬수미오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새로운 신속심사 지원 체계인 'GIFT' 대상 1호로 지정되면서 빠른 시장 출시를 기대케 하고 있다.  

CAR-T 대비 경제성·편의성 강점

이중특이항체 작용 기전의 항암제가 주목받는 이유엔 CAR-T 치료제 대비 뛰어난 '경제성'과 '편의성'에 있다. 

높은 반응률과 관해율에도 불구하고 CAR-T 치료제는 환자 개인의 면역 세포로 만드는 치료 특성상 긴 준비 기간과 한정된 시설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CAR-T 치료제를 준비하기까지 기간은 약 1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드는 과정에서 의사들의 세포 수집(cell collecting) 작업이 필요해 노동집약적인 특징도 보인다. 게다가 CAR-T는 별도의 인정/트레이닝이 진행된 특정 센터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하지만 이중특이항체는 '기성품(off the shelf)'으로 환자에게 바로 투여가 가능해 치료를 일찍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는 정해진 기간 동안 정맥주사로 투여하므로 치료 중단이 가능하며 외래에서도 주입할 수 있다. 즉, 혈액암 환자의 경제적 활동 마저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다.

거기에 CAR-T 치료제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25조 달하는 이중항체 시장 개발 봇물  

이로 인해 혈액암 치료에서 이중특이항체 신약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파마의 움직임은 뜨겁다. 

정식 승인까지 앞서 나가고 있는 기업은 미국 애브비다. 애브비는 오는 5월 자사 이중특이항체 치료제 엡코리타맙의 FDA 정식 승인을 앞두고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요법 후 재발성·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환자를 적응증으로 한 '앱코리타맙'은 T세포의 CD3와 B세포의 CD20에 동시에 결합하고 T세포의 면역 반응 활성을 유도하는 면역글로불린1(IgG1) 이중특이항체다.

앱코리타맙은 또 림프종 등 여러 유형의 혈액암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의 테크베일리도 지난해 10월 재발 또는 난치성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FDA의 신속승인을 획득했다. 

여기에 로슈 그룹 계열사인 제넨텍도 오는 7월 자사 이중특이항체 글로피타맙에 대한 FDA 승인 여부를 앞두고 있다.
  
FDA가 지난 1월 애브비 엡코리타맙과 같은 적응증으로 글로피타맙에 대한 허가신청(BLA)을 승인하고 우선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면서다. 

글로피타맙은 임상 1상/2상 NP30179 연구에서 치료 경험이 있는 DLBCL 환자에게 지속적인 반응률을 유도해내 그 중 40%는 완전 관해에 도달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중항체 시장은 지난 2021년 40억 달러(약 5조 3,480억 원)에서 연평균 32%씩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90억 달러(약 25조 4,0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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