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과 종합대책은 별개…앞당긴 것은 현장 들여다본 결과"

[인터뷰]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
25일 '제2차 간호인력지원종합대책' 발표 후 정치적 추측 난무
일각선 '방문간호는 지역사회 대체 의도'…간협서도 악용 우려
"많은 노력 퇴색 안타까워…현장에 정책지원 의지 전달 차원"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4-27 06:06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25일 이뤄진 '제2차 간호인력지원종합대책' 발표에 대해 간호법 제정을 막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같은 주장은 확대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26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제2차 간호인력지원 종합대책 발표 배경과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임강섭 과장은 "당초 계획한 것보다 이른 시기에 발표하다보니 정치적인 의미로 많이 해석되는 것 같은데,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간호법은 간호법이고 대책은 대책이다. 대책에 많은 노력이 담겼는데, 그 노고가 정치적인 카드로 퇴색되고 버려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간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복지부는 내달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에 맞춰 이번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당초 일정보다 20여일 빠른 지난 25일 대책을 발표했다.

25일은 간호법 제정을 표결하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27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복지부가 발표 일정을 앞당긴 것에 대해 간호법과 연관돼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대한간호협회에서도 26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종합대책이 간호법 제정을 막는 정치적 도구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면서 발표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임강섭 과장은 특히 종합대책에 포함된 '방문형 간호통합제공센터'가 간호법 내 '지역사회' 문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상당했음을 언급했다.

임강섭 과장은 "방문형 간호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 질의 대부분이 간호법 내 지역사회 문구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냐면서 정치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 시대에 방문형 간호 서비스 자체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어떻게 현행 제도와 시스템 내에 녹여낼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물이다. 그같은 결과물이 폄훼되거나 폄하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간호법 쟁점인 지역사회 문구를 대신하는 카드로 제안을 했다는 추측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책을 앞당겨 발표한 것에 대해선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라고 해명했다.

임강섭 과장은 "조규홍 장관께서 요새 현장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를 생각보다 강하게 느끼셨다. 처우개선에 대한 복지부 의지를 보여달라는 현장 요구가 생각보다 강하니 그 의지를 더 빨리 보여주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종합대책은 3월 말부터 거의 완성된 상황이었고, 최근 이뤄진 간호계 방문은 앞서 듣지 못한 중소병원협회나 간호계 의견을 추가적으로 더 들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내용에 큰 변화가 없다면 정책적인 의지를 조기에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강섭 과장은 종합대책에 대한 의료계 반응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입장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임강섭 과장은 "종합대책에서는 간호등급제와 관련해서 방향성만 제시된 것이다. 세부적인 등급별 인력 기준은 추후 별도 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연말에 세부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일방적 비판이 있는 것은 안타깝다. 과거 간호등급제 기준이 조정됐음에도 간호사 채용이 늘지 않은 점을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간호조무사 관련 정책이 반영된 것에 대해선 "의료법상 보면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를 대체할 수 있는데, 이들이 야간 근무를 할 경우 야간 간호 수당은 못 받고 있다. 간호조무사협회에서 이 불합리함을 개선해달라고 하신 것에 대해 장관님께서 크게 호응을 하셨고, 해당 부분이 정책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간호조무사 배치를 대폭 늘리는 것은 그동안 회의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얘기가 됐던 부분이고, 현장 간호사들은 간호조무사 인력이 대폭 늘어나길 원하고 있다. 이는 일관되게 확인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재정소요 측면에서도 정부 의지를 강조했다.

임강섭 과장은 "이번 종합대책 중에서도 간호등급제와 교대제 전면 확대, 교육전단감호사 배치 등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다만 등급제는 아직 세부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교대제 전면 확대는 일단 내년에 가봐야 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 가 있는데, 통과되면 하위법령을 통해서 근무 병동별로 세부 인력 기준을 정해야 한다. 향후에 세부 재정적인 대책이 나올 것 같은데, 적지 않은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만 어제 장관께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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