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인력' 확충 놓고 계속된 싸움‥"'시범사업'으로 해결하자"

의대 정원 확대 위한 시범사업을 2024~2026년 전공의 수련 3년간 적용
올해 전공의 정원을 현재 의사 수 증가 계획 잠정안 만큼 확대해 2023년 말 확인
"시니어 전문의 은퇴나, 전공의 정원, 의대 정원은 특정해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조절 밸브"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29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아마 이 싸움은 확실한 '근거'가 없다면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의사 인력 확충'이라는 중대한 과제는 강력한 의료계의 반대와, 문제를 해결하는 필수 조건이라는 전문가 집단과의 대치로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와중에 지금까지의 연구 논문 및 분석은 '외적 타당성(External validity)'이 미흡해 의사 수 증거 필요 주장의 논거와 연결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따라서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오주환 교수는 지금 당장 시범사업과 같은 즉각적인 실험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의대 정원 증가 결정을 위해 올해 전공의 정원을 현재 의사 수 증가 계획 잠정안 만큼 확대해 2023년 말(2024년 전공의 정원)에 적용해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개최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 발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험 방법 두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 방법은 정원 확대 계획이 만약 10%라면 전공의 정원을 동일한 규모인 10%(300명) 확대하며, 이 확대 정원을 모두 필수 의료 분야에만 적용하는 것이다.

확대 전공의 정원 수련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50% 이상을 보내야 하는 조건으로 지역 의료 친화형으로 개선한다.

순환 근무를 통한 지방에서의 수련 시기 급여는 모집기관이 아닌 사회에서 지급한다. 순환 근무 지역과 근무 기관은 복지부와 각 학회가 함께 신청받아 검증한 기관 리스트 중, 전공의가 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범사업의 결과는 전공의 지원 결과로 올해 2023년 말에 확인할 수 있다. 전공의를 마치는 시기에 첫 직장을 지역 의료기관으로 선택하는 분율이 이전 전공의 코호트보다 증가하는지 3년 후 2027년 봄에 다음 차원의 평가가 가능하다.

오 교수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이런 시범사업을 2024~2026년 전공의 수련 3년간 적용해 보면 된다. 그 결과가 가설에 부합할 경우 의대 정원 확대를 2027년 결정하고, 2028년에는 첫 확대된 정원에 의한 의대 입학생을 맞이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3년의 시범사업이 가설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의대 정원 확대는 추진하지 않으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현재의 의사 수 증가 주장 논거와 동일한 실험이다. 그 결과를 신속하게 확인하면서도 기대와 다를 경우 바로 원상복구가 쉬운 가역적인 방법이다.

지역 의료 시기나 필수 분야의 제한 없이, 전체 전공의 정원을 모두 10% 증가시킨 후 그 결과를 3년간 정책 실험으로 관찰해 증거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오 교수는 "아마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실험 방법 2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필수 인기과로의 편중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의사 수 증가의 효과가 6-12년 후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자연실험 분석 결과로는 의사 수 증가 정책이 필수-지역 의료 부족을 메꿔 주는 결과를 전혀 내지 못한다고 예고하고 있다.

그는 "실패가 예견되는 의대 정원 정책의 실행을 보류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즉각적인 실험이 필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전공의 정원이나 의대 정원을 한 번 정하면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경상적인 결정으로 보는 데서 과잉 논쟁과 과잉 결정 위험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니어 전문의 은퇴나, 전공의 정원, 의대 정원은 특정해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조절 밸브(control knob)임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이해 관계자 모두 과잉 논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한 해 한 해 필요한 의대 정원 조정 인원이 있다면,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둬 협의와 합의를 통해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