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기기 급여화 추진에도…산업계 아쉬움 '가득'

개발사들 "환자 90% 급여 부담 과도…전향적 DTx 확산 정책 필요"   
원가산출·버전 업데이트 비용도 수가 보상 방안에 포함돼야 
대학병원·정신건강전문의만 급여 처방은 확산 한계 지적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7-27 06:0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정부가 디지털치료기기(DTx)에 대해 3년간 건강보험 임시등재를 추진하지만 정작 산업계는 아쉬움이 한 가득이다. 디지털치료기기 사용 확산을 위한 전향적 급여 적용은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보건복지부는 2023년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DTx 건강보험 적용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의결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는 의사 행위료와 디지털치료기기 사용료 보상으로 구분했다. 

행위료는 의사 처방에 따른 관리·효과 등을 평가해 의료기관에 보상한다. 디지털치료기기 사용료는 원가와 신청금액, 외국 사례 등을 참고해 위원회에서 기준금액을 결정한다.

이때 개발업체는 신청금액에 근거한 국내 유통가 및 예상 사용량 등 가격산출 근거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또 디지털치료기기 사용료 수가체계는 급여와 비급여 ‘투 트랙’으로 나눈다. 개발사는 급여와 비급여 중 원하는 트랙을 선택할 수 있다. 급여의 경우 기준금액(기기료) 대비 보험자 부담은 10%, 환자본인부담이 90%다.

비급여는 환자본인부담 100%에 요양기관이 산정한 금액이 추가로 부과된다. 
디지털치료기기 급여가 가능한 요양기관은 3차 의료기관으로 한정한다. 급여 처방이 가능한 의사 역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만 한정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1호, 2호 디지털치료기기 제품 모두 불면증 치료를 적응증으로 한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건보 적용은 환영하지만, 사용자 확대 측면과 산업 성장 토대 마련에 있어 제약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건보 적용을 한다는 말은 곧 정부가 치료 효능을 인정해줬다는 의미기 때문에 환영할 일이지만, 보상 방안은 한정적이란 생각이 든다"며 "정식등재 때는 독일 디지털 의료 앱 목록(DiGA Directory)처럼 전향적인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은 DiGA에 등록되기만 한다면 DTx 치료 효과 입증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에 등재해주고 있다. 

제품 가격도 첫 1년 동안 업체가 제시한 가격으로 정한다. 만약 그 1년간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다면, 정식으로 수가 적용을 받게 된다. 다만 이때는 성과기반을 바탕으로 정부와 업체가 협상을 해야 한다. 급여 비용은 대개 200~500유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이같은 정책 덕분에 독일 시장에 출시된 DTx 제품만 해도 53개 제품에 이른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단 2개에 그치고 있다. 국내도 급여 적용 폭을 확대하되 향후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사후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DTx에 대한 원가 산정 방식도 꼬집었다. 심평원이 DTx 원가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를 적용하면서다. 이는 국가기관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이드라인이다. 

여기에 연구개발비에 따른 가중치 부여에 있어 국내개발신약 개발원가 산출기준을 그대로 준용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는 기능이나 페이지가 복잡할수록 원가가 올라가는 방식"이라면서 "웹 페이지를 간소화하는 지금 SW 개발 트렌드와는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에임메드 불면증 개선 DTx '솜즈', 웰트 불면증 개선 DTx '웰트-I'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DTx 버전 업그레이드에 대한 수가 보상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DTx의 경우 S/W다 보니까 반드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제품인데 기준금액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기준금액을 올리려면 건정심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을 1.1로 업데이트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 리소스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기준금액이 똑같다고 한다면 누가 고도화 작업을 하려 하겠나.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되 1.0과 1.1 버전에 대한 가치는 다르게 매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여 처방이 가능한 의료진을 대형 의료기관과 일부 전문의로 한정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DTx 처방을 하고 싶다는 의원급 의료기관 문의가 많은데도 대학병원으로만 처방을 한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다"며 "정식등재를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처방 의료기관과 처방 의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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