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2종 1:1 비교…승자는 '포시가'

서울대병원-고대구로병원 연구팀, 경증 환자 14.5만명 분석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대비 심부전 발생 16%↓
심혈관질환 인한 사망 발생도 24%↓…뇌졸중·심근경색 동일
연구팀, '친화도' 차이 가설…"질환 영향 동일해 해석 주의"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8-16 12:0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 2개를 일대일로 직접 비교한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 연구에서 승자는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이었다.

16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희선 교수, 고대구로병원 최유정 교수 연구팀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 2종류를 선정, 이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처음으로 처방받은 국내 경증 당뇨 환자 14만5504명을 추적해 사용한 약제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은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발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위에서 언급된 4가지 질환 종합적 위험도는 반대로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이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부작용 발생 여부로 평가한 약물 안전성은 동일했다.

연구팀은 두 약제가 각각 유도하는 신경호르몬 반응이 다르고, 다파글리플로진 SGLT-2 친화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을 냈다.
다만 두 약물 간 기전적 차이를 증명하려면 두 약제를 비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점, 심혈관질환 발생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두 약제가 동일하므로 연구 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경증 동양인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 간 효과를 처음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 연구는 주로 심근경색·뇌졸중 등 중증 합병증을 동반 환자나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져, 경증 동양인 환자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었다.
김형관 서울대병원 교수는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두 종류의 SGLT-2 억제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당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우수한 약제"라며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 SGLT-2 억제제 연구에서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동양인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경증 환자 임상 데이터를 대규모로 분석했다는 데 있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이희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처방되는 2가지 약제 예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다른 요인이 심혈관질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교정하기 위해 1:1 성향점수 매칭을 시행했다.

이후 약 2.1년간 추적 관찰해 4가지 질환에 대한 종합적·개별적 발생 위험도를 두 그룹 간 비교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IF: 9.6)'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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