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도 국가암검진 포함 가능할까‥'고위험군' 대상 재평가 필요

말기 신질환 환자의 높은 신장암 위험 연관성‥고위험군 암 조기 검진 언급
말기 신질환 환자들에서 암 발생으로 인한 위험과 질병 부담 연구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9-12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신장 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말기 신질환 환자들에서 높은 신장암 위험도 보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신장암 고위험군의 암 조기 검진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말기 신질환 환자에서 신장암의 위험도와 국가암검진 항목 확대의 유용성 평가'에 따르면, 국가암검진 사업은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는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들과 진단이 비교적 간단한 경우가 검진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간암의 경우 만 40세 이상 남녀 중 간경변증 환자 그리고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Alpha-fetoprotein, AFP)를 실시한다.

이는 해당 대상자들이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임이 밝혀져 있기 때문으로 2003년부터 간암 감시검사가 주기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19년 8월부터는 54세-74세 국민 중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에 대해 저선량흉부CT검사 촬영을 통한 폐암 검진이 새롭게 암검진 사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처럼 암검진의 역할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암의 조기 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선별검사(screening) 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 위험이 높은 일부 대상자들을 선정해 반복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감시검사(surveillance)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신장암에 대한 선별검사를 대규모로 시행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는 기타 암종에 비해 신장암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으며, 진단을 위해 시행 가능한 간단한 검사법의 효과가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암등록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기준 주요 10개 발생 암종에 신장암이 포함됐고, 남성에서는 폐암, 간암에 이어 7위에 해당하는 유병률을 보이기도 했다.

신장 질환은 장기간에 걸친 신장 기능의 감소와 구조적 손상에 기인하는 질병 상태다. 결국 다양한 합병증의 발생과 연관되고 궁극적으로 신대체 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말기 신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입원과 사망의 증가와 연관된다. 현재 신장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경제학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신장 질환 환자들은 일반 인구에 비해 악성 종양, 그 중 요료계 암종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신부전 환자들에서의 높은 신장암 발생 위험을 고려해, 오랜 기간에 걸쳐 신장 질환을 이환한 환자들 중 투석 유지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영상학적 검사를 통한 감시검사가 주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일반 악성 종양 환자와는 달리 신기능 저하는 의료진이 신독성이 우려되는 약제 혹은 신장 배설을 통해 제거되는 약제를 사용하는 치료(예. 세포 독성 항암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법의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악성 종양 치료를 위한 여러 임상 연구에서 주로 제외돼 왔기에,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가 선택되지 않기도 한다.

연구팀은 "신장 질환 환자들은 저하된 신기능으로 인해 의료진이 보다 소극적인 치료를 선택하게 되거나, 종양 치료를 위한 약제에 주어진 허가 사항을 만족하지 못해 일반적인 치료를 수행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일반 인구에 비해 암 발생 시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기존에 기대 여명이 길지 않은 환자군으로 여겨져 주목받지 못했던 말기 신질환 환자들에서 암 발생으로 인한 위험과 질병 부담에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위험군의 신장암 조기 검진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관해 향후 추가 연구가 요구됐다.

연구팀은 "정기 건강 검진 수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진 바 있는 말기 신질환 환자들 역시 적절한 암 스크리닝을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기 암검진 지침 준수를 통해 환자들의 기대 수명의 증가, 삶의 질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1990년대와 그 이전 시기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특정 암종에 대한 정기 암 검진이 권고되지 않았던 일부 진료 지침 등이 있다. 이를 감안할 때 2020년대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국내 말기 신질환 환자 내부 고위험군 환자군을 대상으로 암 조기 검진의 유용성에 관한 평가가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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