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제품 개발, 마이크로바이옴 장내미생물군 영향 고려해야

개인별로 다른 장내미생물군…무너지면 각종 질환에 영향
약물 치료 효과에도 영향…약효 높일 수 있는 균주 사용 제시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0-20 06:02

김동현 경희대학교 교수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용 시 장내미생물군(Microbiota, 마이크로바이오타)의 영향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한국산업약사회와 제약바이오융합교육센터가 주최한 '제약생명공학 아카데미 3기 - Microbiome 기반 치료제 개발' 교육 프로그램에서 김동현 경희대학교 교수가 'Microbiota in human health : Friend or Foe?'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발표에 따르면, 태아의 분변에는 대부분 미생물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 과정을 통해 모체의 미생물과 접촉이 발생한 후, 이 미생물들이 신체에 정착하면서 개인마다 각기 다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형성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중에서도 장내미생물군은 단순히 장의 환경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비만, 암, 우울 및 불안, 치매 등 여러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이 인체와 공생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단 몇 시간 만에 장내미생물의 구성이 변할 수 있다. 장내 균주가 무너지면 우울이나 불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내미생물은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경향(리버스, Reverse)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안한 상태가 되면 본래의 장내미생물군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장내미생물군의 리버스 경향은 유산균을 먹는 등의 행동을 하더라도 한 두 번으로 장내미생물군을 변화시키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항암치료 및 항생제 사용 시 장내미생물군이 무너지면 리버스가 어려워지고, 치료 효과도 감소한다. 이에 김 교수는 장내미생물군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약물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내미생물군은 비만과 파킨슨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만인 사람과 아닌 사람을 비교하면 장내미생물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졌는데, 장내에서 어떤 균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비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그람음성균(LPS)을 조절하자 비만에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면서 균주를 타깃해 비만을 조절할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파킨슨 질환(치매)이나 아토피 또한 장내미생물군의 영향이 컸다. 장내미생물군 중 유해균이  생산하는 물질이 축적되거나 염증이 일어나면 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장내미생물군 관련 연구 사례 등을 공유한 김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등을 개발 시 유해 균주를 타깃하거나, 정상적인 장내미생물군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약효를 높일 수 있도록 좋은 균주를 골라 단독 혹은 섞어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의약제품의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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