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수요조사에 예·추측 난무…의대정원 사태 악화 기로

복지부, 13일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 계획 연기
'2030년 최대 4000명대 증원' 예측보도…복지부선 해명 없어
일각선 연기 배경에 '신중 검토, 의료계 반대' 등 추측 다양
14일 국회 복지위서 사회적 논의 속개 등 사태 쟁점화 주목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11-14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대정원 규모 확대 사안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수요조사를 계기로 더욱 거세질지 주목된다.

13일 연합뉴스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대를 둔 전국 40개 대학으로부터 직접 취합한 결과 2030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 최대치로 제시한 수치는 총 3000명대 후반에서 많을 경우 4000명을 넘길 것으로 추정됐다.

당장 2025학년도에 총 2700명대 증원이 가능한 것으로도 집계됐다.

정원이 50명 이하를 밑도는 '미니 의대'부터 서울·수도권 대규모 의대까지도 입학정원 확대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이후, 보건복지부는 이날까지 이에 대한 설명자료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처럼 여러 언론이 의대 입학정원 증원 신청 상황을 집계하고 나선 것은 복지부가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일정을 급하게 번복했기 때문이다.

앞서 복지부는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희망하는 입학 정원 증원 규모를 조사했다.

이어 12일 오후 '해당 결과를 13일 오전 11시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가, 공지 4시간여 만에 '발표 일정을 연기한다'고 번복했다.

이에 관해 복지부는 "의대 증원 수요를 확인하고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신속히 정리해 이번 주 내로 발표하겠다"는 공식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복지부가 일정을 급하게 번복하면서 수요조사 예측 뿐만 아니라, 번복 배경을 놓고도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부가 섣불리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게 되면, 정부 방침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 신중히 검토 후에 발표하는 것이 낫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일정이 잡힌 이후 의료계로부터 거센 항의가 이어져, 사태 안정과 수습을 위해 발표 일정을 보류키로 결정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만일 여러 언론에서 보도한대로 수요조사 결과가 3000명대 내외 수준이라면, 그간 300~500명 수준 증원 또는 일절 반대를 주장해온 의료계로서는 해당 결과가 대중에 발표됐을 경우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때문에 이미 의료계 내부에서 '총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요조사에 대한 정부 대처는 향후 醫-政 갈등 향방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14일(오늘)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도 주목된다. 해당 전체회의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한다.

국회 여야가 모두 의대정원 확대 사안을 주시하고 있는 시점에서, 분명치 않은 복지부 행보와 언론에서 공개한 수요조사 집계는 주요 관심사로 다뤄질 여지가 크다. 당장 수요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칠 수도 있다.

이미 지난 9일 있었던 전체회의에서는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의료계에 휘둘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당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목표를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충분히 증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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