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제약산업의 게임 체인저 역할 가능"

30일 '2023년 한국약제학회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 개최
인공지능, 신약개발 전(全)과정에 적용해 효율성과 혁신성 제고 가능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인공지능 모듈이 빛을 발한 사례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1-30 12:11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 인공지능(AI)을 신약개발의 전(全)과정에 적용하면 제약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좋은 파트너로 책임감 있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30일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가야금홀에서 (사)한국약제학회가 주최한 '2023년 한국약제학회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의약품 개발을 위한 첨단 바이오-제약 및 의약품 전달 기술(Advanced Bio-Pharmaceutical & Drug Delivery Technologies for Drug Development)'을 대주제로 삼아 다양한 강연이 마련됐다.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학술대회 첫 날의 오전 강연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강연들이 이어졌다. 

조원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장은 이날 '제약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주제로 인공지능이 제약산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연했다.

조 실장은 제약산업의 특성에 대해 "제약시장은 분절적이고 세분화 된 특징을 가지지만, 오래된 제약기업들과 화학과 생물학이 발전했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선도 제약회사는 신약을 개발해 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여기에서 엄청난 신약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 다음 혁신을 계속해서 주도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아주 특이한 형태의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혁신신약이 개량신약보다 비용이 낮고, 판가가 높고, 점유율이 높았다. 또한, 12조 원 이상의 매출을 가진 제약기업들을 살펴보면, 매출액의 90% 가까이를 혁신신약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혁신신약을 잘 만드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약개발의 경제성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개발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는 만큼, 개발 비용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조 실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발병 원인 파악 ▲유효·선도물질 발견 ▲임상대상자 모집 ▲임상결과 추적 등 크게 4가지다.

인공지능은 질병에 관여하는 다양한 변수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병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약물의 질환 표적(Drug Target)을 예측해 질병의 발병 원인 파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표적에 활성을 갖는 물질을 발견해 주어진 시간과 비용 안에서 후보물질의 약물성은 최대한 높이고, 독성은 줄이도록 화합물 구조를 변경·설계하는 데에도 활용 가능하다. 

임상 대상자들의 약물 주입 후 반응을 살피거나 관련 데이터 관리에 디지털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생성형 인공지능으로는 임상 임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합성 환자 데이터를 생성할 수도 있다. 임상 시험의 경우, 통제 집단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운데 차선책으로 실제 환자의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통계적으로 유사한 합성 환자 집단의 데이터를 만들어 실제 실험군과 비교가 가능해진 것이다.

조 실장은 제약산업에서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사례로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꼽았다. 모더나는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자체적으로 신약개발과 관련한 인공지능 모듈들을 개발해 약 40여 개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 모듈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모더나가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도전해 화이자와 동일한 수준의 코로나 백신을 만들어 냈다. 물론, 여러 다른 이유도 함께 있겠지만, 기존 제약산업의 게임의 법칙을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길을 만든 재미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제2, 제3의 모더나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예상했다. 

막강한 기술인 인공지능이 제약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임을 재차 강조한 조 실장은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성들 때문에 여러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할 때 이런 특성을 잘 고려해서 책임감 있게 신약개발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내달 1일까지 이틀간 진행하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미약품, 대웅제약, 바이오인프라 등이 후원한다.

10개의 연구세션, 1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인트 세션, 1개의 교육세션이 준비됐으며, 미국 등 9개국에서 초청된 해외 연자 및 국내 연자 총 36명이 약제학 분야의 최신 연구에 대해 강연한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