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볼파라 인수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 美 시장 진출 가속화·데이터셋 확보 용이 
볼파라, 美 2000곳 이상 의료기관 진출·데이터셋 1억장 보유
서범석 대표 "품질 고도화·시장 진출 측면서 5년 단축한 셈"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2-14 11:12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루닛이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 추진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과 데이터셋 확보에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볼파라가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관련 데이터셋도 가장 많이 보유한 의료 AI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서범석 루닛 대표<사진>는 14일 루닛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나와 볼파라 인수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루닛은 이사회를 열고 볼파라 지분 100%를 1억9307만 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키로 의결했다.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볼파라 주가를 주당 1.15 호주달러(AUD)로 책정한 것으로, 전일 종가 기준(주당 0.78 호주달러)에 프리미엄 47.4%를 붙인 가격이다 

서범석 대표는 "(볼파라 인수를 위한)실사는 9월 중순부터 진행했다. 규제기관 승인을 거쳐 4월 정도에는 인수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FDA에서 우리가 3D 유방 촬영술에서 인허가를 받은 만큼, 미국 시장 진출 시점에 우리의 시장 진입을 한 2, 3년 당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볼파라는 미국 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점유율 42%를 차지할 정도.

이와 함께 의료 데이터셋(이미지) 확보 측면에서도 볼파라 인수는 루닛에게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 했다. 

루닛 박현성 상무(CFO)는 "우리가 루닛 인사이트mmg를 개발할 때 사용한 이미지가 30만 장이지만, 볼파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1억 장이다. (볼파라로부터)매년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게 2000만장일 것"이라면서 "우리가 30만 장을 가지고도 사실 글로벌하게 가장 정확한 그런 AI를 만들고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하나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도 "AI 기술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많아야 우리가 고성능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내부 목적으로 (볼파라 데이터셋을)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조항들을 잘 구축했다"면서 "데이터셋 구축, 법적 문제 등 5년이 걸렸을 한 번에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도 의미가 매우 큰 그런 인수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루닛과 한솥밥 먹는 볼파라는?

볼파라는 유방암 조기 진단과 검사 과정의 워크플로우(Workflow)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AI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120건 이상의 특허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및 유럽 CE 인증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볼파라 덴서티(Volpara Density)는 유방 조직의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으로, 2차원 유방촬영술과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모두에서 유방 밀도에 대한 객관적 측정값을 제공한다. 

유방암 검사에서 유방 밀도 측정은 미국 내 다수의 주에서 법제화 시킬 만큼 유방암 검진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유방 조직 밀도를 정확히 측정해 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볼파라 덴서티 제품의 활용도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볼파라 리스크(Volpara Risk)는 개인 맞춤형 유방암 위험 평가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환자의 개인적 위험 인자 및 유전적 요소 등 환자의 개별 요인을 고려해 유방암 위험 정도를 측정한다. 이 제품은 유방촬영 이미징 분석에 더해 환자 고유의 임상 정보를 포함시켜 정밀 분석(Multi-modal Analysis)함으로써 환자별 맞춤형 진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볼파라 페이션트 허브(Volpara Patient Hub)는 실시간 피드백 제공을 통한 검사 과정의 자동화 및 품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으로, 의료진이 일관된 고품질 유방촬영 이미지를 획득하고 불필요한 재검사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볼파라 애널리틱스(Volpara Analytics)는 객관적인 품질 지표 및 자동화된 보고를 통해 의료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이다.

특히 볼파라는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정밀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장의 유방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는 등 이례적으로 법적분쟁 가능성을 모두 해소한 것으로,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추가적으로 연간 약 2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루닛은 볼파라 데이터를 활용해 주로 동양권 여성의 데이터를 학습한 루닛의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및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제품 고도화를 꾀할 예정이다. 

나아가 루닛은 볼파라가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초거대 AI에 적용시켜 완벽에 가까운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는 자율형 AI(Autonomous AI) 구축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루닛 AI 솔루션 추가 공급 기회 얻어 

루닛은 볼파라가 미국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볼파라 플랫폼 설치 기관을 대상으로 루닛 AI 솔루션을 추가 공급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한 루닛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볼파라 AI 플랫폼을 유통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테리 토마스(Teri Thomas) 볼파라 대표(CEO)는 "볼파라 이사회는 이번 인수 계약이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는 견해에 만장일치로 동의해 이번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이번 인수 계약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사업적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한편, 다른 어떤 회사도 따라할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해 양사가 암 검진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파라는 미국 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을 추진하기 위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CancerX)'에 루닛과 함께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협력해온 결과,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정한 '올해의 헬스케어 및 생명과학 파트너(2023 Healthcare & Life Sciences Partner of the Year)'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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