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챗GPT가 불러온 인공지능(AI) 열풍에 국내 의료 AI 기업들도 시장의 주목을 받은 한해였다.
국내 의료 AI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가 하면, 연중 최고점 기준 텐베거(10배 이상 수익)를 기록한 기업도 등장하면서다.
의료현장에서 AI가 의사를 대신해 본격 활용될 거란 전망이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의료 AI 기업인 루닛과 네덜란드 의료 AI 기업 스크린포인트 메디컬은 전향 연구를 통해 유방암 영상 검사서 의료 AI가 전문의 판독 업무량을 전반으로 줄인다는 논문을 세계적인 의학저널에 등재시키며 그 유용성을 입증했다.
이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의료 AI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는 2022년 글로벌 의료 AI 시장 규모가 약 9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에서 2031년 1870억 달러(약 23조9000억원)로 연평균 40.1%씩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츠앤마켓츠’는 올해 146억 달러(18조7000억원)에서 2028년 1027억 달러(약 131조원)로 연평균 성장률은 47.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의료 AI산업 개화기를 이끈 루닛, 뷰노, 코어라인소프트, 제이엘케이 등의 올 한해 성과와 내년 전망을 함께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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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통한 암 정복 꿈꾸는 루닛
올해 가장 주목받은 의료 AI 기업은 루닛이다. 자사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가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기업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여기에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가 글로벌 빅파마들의 항암신약 연구개발에 쓰이면서 날개를 달았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문샷'에 전격 합류한 점도 루닛의 미래를 밝게 했다.
그러면서 루닛은 지난 8월 개최한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AI를 통한 암 정복'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기존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사업을 넘어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사업에 나선다는 것.
이를 통해 모든 암을 AI로 99.9% 조기 판독한다는 구상이다. 또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을 이용해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한 멀티오믹스 바이오마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서범석 루닛 대표는 "203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AI로 암 생존율을 높이고, 암 치료 비용을 줄인다'는 미션을 실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란 전망에서다.
그 첫 번째 일환으로 루닛은 최근 뉴질랜드 의료 AI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약 2525억원에 인수했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볼파라 인수를 통해 루닛은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을 본격적으로 올리는 동시에 볼파라가 가진 데이터셋 1억장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숨 가쁜 움직임 덕분에 루닛의 기업가치는 급상승했다. 연초 3500억원대였던 루닛 시가총액이 한때 3조원까지 치솟은 것. 지난 26일 종가 기준 시총은 2조2667억원으로 조금 주저앉았지만, 회사 미래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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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노메드 딥카스로 반전 맞이한 뷰노
의료 AI 기업 뷰노 역시 저력을 보여준 해였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EU)에 성공한 루닛과 달리 내수에 집중했지만,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로 반전을 맞이했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국내 최초 일반 병동 입원 환자 대상 심정지 위험 발생 감시 AI 의료기기다. 전자의무기록(EMR) 등에서 혈압, 맥박, 호흡, 체온의 4가지 활력 징후(Vital Sign)를 수집한다.
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점의 점수로 제공해 입원환자 모니터링 및 사전조치를 돕는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국내 비급여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의료현장에 빠르게 보급·확산됐다.
특히 국내 의료현장에서 필수적인 의료기술로 자리 잡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으며, 회사 매출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뷰노는 뷰노메드 딥카스를 통한 해외 진출도 진행 중이다. 실제 뷰노메드 딥카스는 미국 내 의료기기 품목허가 신청과 동시에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까지 지정된 상황.
현재 FDA는 딥카스 승인과 관련한 리뷰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 측은 내년이면 딥카스 FDA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뷰노는 최근 FDA 인증을 획득한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미국 법인 기반 현지 영업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뷰노 시총 역시 1000억원 미만에서 현재 6000억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기업가치는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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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CT 영상서 글로벌 진출한 코어라인소프트
코어라인소프트와 국내 1호 의료 AI 상장기업 제이엘케이의 약진도 눈부시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독보적인 AI 기반 3차원 CT 영상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폐암 검진 분야에서 착실히 실적을 쌓아온 기업.
실제 코어라인은 영상 분석 및 검진에 특화된 'AVIEW'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AVIEW LCS(폐결절 검진 솔루션)', 'AVIEW CAC(관상동맥 석회화 검진 솔루션)', 'AVIEW COPD(만성폐쇄성질환 검진 솔루션)' 등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유일하게 2017년부터 7년 연속 국가폐암검진 판독지원 및 질관리 솔루션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폐결절, 폐기종, 관상동맥 석회화를 모두 검출할 수 있는 흉부 질환 동시 진단 솔루션 'AVIEW LCS PLUS'로, 유럽연합(EU)이 주관하고 유럽 5개국이 참여하는 유럽 폐암검진 프로젝트(4ITLR), 독일 폐암검진 프로젝트(HANSE), 이탈리아 폐암검진 프로젝트(ILSP) 등에 공급 중에 있다.
아울러 11월 29일에는 루닛과 의료 AI 분야 해외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유럽 및 EME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공동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이러한 눈부신 사업성과를 통해 회사 주가는 11월 27일 1만8920원에서 지난 26일 2만9100원으로 약 53.8% 상승했다.
제이엘케이도 자사 AI 뇌졸중 솔루션 'JBS-01K'의 국내 비급여 시장 진출을 통해 경영환경을 빠르게 개선시키고 있다. JBS-01K는 뇌졸중의 하위 유형인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병변 발생 여부와 뇌경색 유형분류를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이에 회사 측은 JBS-01K 공급이 완료된 200여곳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내년 본격 매출 신장을 예상했다.
또 회사는 JBS-01K를 기점으로 뇌졸중 전주기를 대응하는 자사 11개 솔루션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차례로 적용받을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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