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발표 앞두고 의정협의 10분 만에 파행…논의 불발

의협, 협의체서 성명서 발표 후 퇴장…"의료계 신뢰 짓밟았다"
"전국 14만 의사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강력한 저항" 경고도
복지부, 의협 퇴장 후 "논의 석상 앉지도 않은 행태 유감"
"합의 불발 이유로 일방적 추진 주장은 국민 납득 불가" 강조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06 11:00

(왼쪽부터) 양동호 대한의사협회 협상단 단장,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대정원 확대규모 발표를 앞두고 일정까지 바꿔가며 마련된 의료현안협의체가 회의 10분 만에 사실상 파행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그간 있어온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한 채 각자 입장만을 발표한 후 차례대로 자리를 빠져나갔다.

6일 오전 10시 비즈허브서울센터에서는 오는 7일(내일)로 예정돼있던 의료현안협의체가 하루 앞당겨 개최됐다.

일정이 당겨진 것은 복지부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복지부는 이날 오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논의·결정할 방침이다.

절차상 의료현안협의체와 보정심을 거쳐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발표하는 명분은 갖추고자 한 셈이다.

이에 이날 협의체에 10분 정도 뒤늦게 등장한 의협은 논의와 협상을 거절하고, 성명서 발표만 진행했다.
의료현안협의체 대한의사협회 협상단. 사진=메디파나뉴스
앙동호 의료현안협의체 대한의사협회 협상단 단장은 "정부는 금일 의대정원 확대 인원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려 하고 있으며, 오후에 예정돼있는 보정심에서 의대정원 확대 안건을 상정하려 준비하고 있다"며 "의협은 이를 독단 정책의 극치로 단정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정부 제안을 존중하며 바람직한 의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조해왔고 국민 이해를 돕기 위해 TV토론까지 제안했으나, 정부는 의료계 제안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기에 이르렀다"며 "정부는 의료계 신뢰를 한순간에 짓밟았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이라도 무책임한 의대정원 정책을 멈추고 의료계와 진실된 논의를 통해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 이러한 의료계의 진심어린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전국 14만 의사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의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일방적인 의대정원 정책으로 발생하게 될 의학교육 정체와 국민의료비 부담 가중, 의대쏠림 가속화 등 대한민국 의료와 미래의 붕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정부에 있다"고도 했다.

의협 협상단은 성명서 발표 후 복지부와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협의체에서 퇴장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사진=메디파나뉴스
성명서를 모두 들은 복지부 측 협상단은 의협 퇴장 이후 입장 발표에 나섰다. 정부 역시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진실된 논의를 하자면서 논의 석상에 앉지도 않는 행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고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의사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임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음에도 끝내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의견 반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의협과 논의해온 이유는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듣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단지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 추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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