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2023년 매출 32조9980억 원

전년 대비 6.6% 증가…평균 영업이익 7.3% 늘고 순이익 제자리
1조 미만 기업 수익성 대폭 악화…상위 종목과 온도차 극명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4-03-13 06:09

[상장제약기업 2023년도 경영실적 분석 시리즈] ①영업실적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매출이 지난해에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년도와 달리 증가폭은 줄어들었고, 매출 규모 1조 미만 기업들은 수익성에 있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메디파나뉴스가 공시를 통해 87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3년도 실적(일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평균 6.6% 증가한 32조9980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7.3% 증가한 3조3359억 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도와 같은 2조2752억 원이었다. 

단, 매출 1조 원 미만 기업들의 경우 전체 평균과 달리 전반적으로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매출 1조 원 이상인 8개사를 제외한 79개사의 전체 매출은 5.6% 증가한 17조595912억 원으로 87개 종목의 전체 증가폭과 유사했다.

그러나 79개사의 영업이익은 11.7% 감소한 8476억 원으로 줄었고, 순이익은 6965억 원에서 3257억 원으로 53.2%나 감소했던 것.

또한 87개사 중 매출이 증가한 기업이 65개사, 감소한 기업은 22개사로 4분의 3 가량의 기업에서 매출 증가를 기록, 91개사 중 84개사가 늘고 7개사가 줄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 감소 기업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매출을 살펴보면 2022년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 시대를 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6946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23.1%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1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준 셀트리온은 4.7% 감소한 2조1764억 원에 머물러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말았다.

여기에 유한양행이 4.7% 증가한 1조8590억 원, 종근당이 12.2% 증가한 1조6694억 원, GC녹십자는 4.9% 감소한 1조6266억 원, 광동제약이 5.8% 증가한 1조5145억 원, 한미약품이 12.0% 증가한 1조4909억 원, 대웅제약이 7.4% 증가한 1조3753억 원으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GC녹십자의 매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종근당이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해 두 제약사의 순위가 역전됐다.

1조 원 미만의 매출을 기록한 기업 중에서는 보령이 13.0% 증가한 859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HK이노엔은 2.1% 감소한 8289억 원을 기록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 제약사의 순위가 뒤바뀌고 말았다.

20위권에는 JW중외제약과 동국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휴온스, 대원제약, 한독, 셀트리온제약, 일양약품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동국제약과 휴온스, 대원제약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와 반대로 일동제약과 한독, 일양약품의 매출은 줄어들었다. 

JW중외제약과 동국제약이 6000억 원대에서 7000억 원대로 뛰어올랐으며, 그 사이에 사실상 제자리에 머무른 제일약품은 순위에서 뒤처지게 됐다.

여기에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 대원제약과 한독도 서로 순위가 뒤바뀌고 말았다.

30위권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동화약품, SK바이오팜, 휴젤, 삼진제약, 에스티팜, 유나이티드제약, 바이오니아, 파마리서치, 영진약품이 포함됐다.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에도 19.1% 감소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44.2% 성장한 SK바이오팜을 비롯해 휴젤과 에스티팜, 바이오니아, 파마리서치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87개사 중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7개사를 포함해 총 42개사가 증가하고, 적자를 기록한 19개사를 포함해 45개사가 감소해 절반 이상의 기업에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19개의 적자 기업 중 10개사는 적자가 지속됐고, 9개사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개별 기업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3조 원대 매출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1137억 원을 달성, 처음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0.7% 증가한 6515억 원, 종근당은 124.4% 증가한 2466억 원, 한미약품이 39.6% 증가한 2207억 원, 대웅제약이 28.0% 증가한 1226억 원, 휴젤이 16.2% 증가한 1178억 원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기업이 없었으나, 종근당과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00억 원대에 진입했다.

1000억 원 미만 기업에서는 JW중외제약이 996억 원, 파마리서치가 909억 원, 보령은 683억 원, 동국제약이 659억 원, 유한양행이 568억 원, 휴온스가 550억 원, 유나이티드제약이 549억 원으로 500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광동제약은 421억 원, 휴메딕스 373억 원, 셀트리온제약 361억 원, 대한약품 358억 원, GC녹십자 344억 원, 에스티팜 334억 원, 대원제약 322억 원, JW생명과학 309억 원, 환인제약 302억 원으로 30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제일약품과 유바이오로직스, 이수앱지스, 영진약품, 비보존제약, 동성제약, 유유제약이 2022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대성미생물과 그린생명과학, 경남제약, HLB제약, 종근당바이오, 메디포스트, SK바이오팜, 신풍제약, 일동제약,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적자가 지속됐고, 국제약품과 에이비엘바이오, CTC바이오, 조아제약, 일성신약, SK바이오사이언스, 부광약품, 코오롱생명과학, 경동제약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한편,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최근 영업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에는 71개사가 매출 13.4%, 영업이익 34.4%, 순이익 77.8% 증가를 달성했으나 2016년에는 71개 상장사의 매출이 6.9%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5%, 11.7% 감소했다. 2017년 69개 상장사의 매출이 9.3% 성장했고, 영업이익 25.4%, 순이익 27.1% 증가했지만 2018년에는 매출이 7% 성장했을 뿐 영업이익은 16.5%, 순이익은 21.5% 감소했다. 

이후 2019년 72개사에서 매출 6.5% 증가, 영업이익 4.8% 증가, 당기순이익 6.9% 증가로 돌아섰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88개사에서 매출 14.6% 증가, 영업이익 79.6% 증가, 순이익 60.3% 증가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매출 13.4% 증가, 영업이익 33.2% 증가, 당기순이익 45.8% 증가, 2022년에는 매출 14.3% 증가, 영업이익 3.5% 증가, 당기순이익 10.5% 증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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