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게 더 길게'…국내 제약바이오, 차세대 마약중독 치료제 개발 박차

540명 중 20세 이전 마약류 시작 비율 18%…10대 흡입제 비중 85%
지난 2월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 1471명…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
비보존, 이중길항 기전 파이프라인 'VVZ-2471' 개발…중독 예방 가능성 확인
인벤티지랩, 'IVL3004' 국내 2상 신청 계획…1개월 장기지속형 치료제 특성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4-09 06:06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마약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장기 지속형부터 전주기에 이르는 차세대 마약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540명의 조사 대상자 중 20세 이전에 마약류를 시작한 비율이 18%에 달하며, 10대의 경우 흡입제가 85%, 아편계 진통제가 22.7%, 마리화나가 21%의 분포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검찰청이 배포한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은 1471명으로 전년 동기 1271명 대비 15.7%가 증가했다. 또한 지난 1월과 2월에 걸친 마약류사범 단속 누계는 3488명으로 전년 동기인 2584명 대비 35%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2024년 누적 마약류 사범 연령별 현황으로는 20~30대가 2144명으로 전체 인원의 61.5%에 달했으며, 2703명에 달하는 향정 사범수의 경우에도 앞선 연령대가 전체의 59.6%인 1612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마약 중독 치료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마약 중독 치료제로는 날록손염산염 제제가 있으며, 하나제약, 부광약품, 비씨월드제약, 이연제약, 휴온스 등에서 제조하고 있다. 
 

국내보다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미국의 경우 지난해 3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의 비강분무제형 '나르칸 날록손 염산염 나잘 스프레이(NARCAN Naloxone HCl Nasal Spray)'를 일반의약품(OTC)으로 승인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국내에서도 나르칸의 국내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더불어 업계관계자는 "나르칸 스프레이가 마약 중독자의 장기적인 재활과 치료에 있어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마약 중독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벤티지랩의 경우 날록손의 장기지속형 주사제인 'IVL3004(성분명 날트렉손)', 비보존은 경구용 마약 중독 치료제 'VVZ-2471'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비보존의 VVZ-2471은 중독과 통증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mGluR5, 5-HT2AR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길항 기전을 가지며, 국내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VVZ-149(성분명 오피란제린) 주사제와 보완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비보존 측은 약물에 중독된 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비임상시험에서 치료뿐만이 아닌, 예방 가능성까지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보존에 따르면 8일 VVZ-2471의 미국 물질 특허 등록을 허가받았고, 지난 3월에는 국내 임상 2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신경병성 통증치료제, 미국에서는 마약 및 약물 중독 치료제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보존 관계자는 "VVZ-2471을 약물 중독 전주기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내외로 약물 중독에 관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인벤티지랩은 1개월 장기지속형 마약중독치료제 'IVL3004(성분명 날트렉손)'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호주 인체윤리위원회에 IVL3004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인벤티지랩은 올해 앞선 호주 임상 1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IVL3004의 효능 확인을 위한 국내 임상 2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과 호주 시장 등을 주요 타깃으로 개발 중이었으나 국내에서도 마약 관련 이슈가 확대되면서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

아울러 1개월 장기지속형 주사제라는 특성상 병원에서 주사 형태로 안정적 투여가 가능하기에, 마약중독자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히는 약물 복용과 모니터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마약 중독 치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입장도 존재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외 마약 중독 치료제 개발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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