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 2024 빛낸 국내 제약·바이오…비임상 연구로 신약개발 시동

NK세포에 CAR 장착한 GL205/GCC2005, T세포 림프 종양서 CD5 살상
알로스테릭 EGFR-TKI 후보물질 IN-119873, EGFR 내성변이서 효과 확인
네수파립, 자궁내막암 세포주서 사멸 촉진…PTEN 유전자 결손 유무, 상관 無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04-12 06:05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4)에서 신약개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최근에 진행한 신약후보물질 비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엿봤다.

일례로 GC녹십자 계열사 지씨셀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동종 제대혈 유래 NK세포에 장착한 신규 모달리티 'GL205/GCC2005'가 악성 T세포 림프 종양에서 CD5를 효과적으로 타깃하는 살상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비임상 연구에서 90% 이상 CAR 발현이 나타났으며, CD5+ 종양 세포 살해능력 및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생체 내 CD5+ T-ALL 모델(RPMI-8402, CCRF-CEM)에선 대조군 대비 높은 생존율과 종양 억제 효능을 관찰했다고 덧붙였다.

개선된 체내 지속성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 지씨셀은 CAR-T 치료제와 비교해 약점으로 지적된 NK 세포 지속성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 결과를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독자 기술인 CAR과 IL 15 공동 발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낮은 투여 용량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투여에서 종양 억제 효능이 지속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신체 내 약물 이동(in vivo PK)측면에서 이점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K이노엔 발표에선 1차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유전자(L858R) 변이 환자를 위한 4세대 표적항암치료제 'IN-119873'이 눈길을 끌었다. IN-119873은 알로스테릭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EGFR-TKI) 후보물질이다.

이 회사가 발표한 비임상 연구 내용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L858R 변이를 포함한 주요 약물 저항성 EGFR 내성변이(T790M 및 C797S 이중변이 또는 삼중변이)와 뇌전이 모델에서 효과가 관찰됐다.

암세포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EGFR 알로스테릭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에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HK이노엔은 기존 3세대 EGFR-TKI인 오시머티닙과 병용 시 EGFR 변이 결합력이 높아졌으며, 정상 EGFR에 저해능이 거의 없어 기존 EGFR-TKI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ACR 2024에선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네수파립(JPI-547)' 비임상 비교 시험(in vitro) 결과도 발표됐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TEN 유전자 결손이 없는 자궁내막암 세포주(HEC-1A, HEC-1B)에서 유의미한 암세포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네수파립을 사용해 PTEN 유전자 결손이 있는 자궁내막암 세포주(Ishikawa)에서 암세포 사멸 효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PARP 억제제로 사용되는 올라파립에서 관찰되지 않은 결과와 비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 같은 효과가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도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PTEN 유전자 결핍과 상관없이 자궁내막암 세포 종양 성장을 늦추고 세포 사멸을 촉진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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