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장질환서 젤잔즈 급여 5년이 갖는 의미

[인터뷰]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 
기존 1차 치료제인 TNF억제제서 젤잔즈, 선택의 폭 넓혀
"심혈관계 사건 발생 있어서도 TNF억제제 대비 안전성 충족"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6-25 05:57

진윤태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염증을 특징으로 한다.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를 통한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3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며, 2018년 6만6000명에서 2022년 8만7000명으로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는 생물학적제제인 TNF억제제가 주로 쓰인다. 하지만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환자의 약 3분의 1은 처음에 TNF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고, 유지 치료 중에도 반응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이 가운데 등장한 약물이 한국화이자제약 '젤잔즈(토파시티닙)'. 젤잔즈는 세계 최초 경구용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허가 받은 JAK억제제다.  

국내에는 2018년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등장한데 이어 2019년 중등도-중증 성인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에서 TNF억제제와 동등한 차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등재됐다. 

이에 젤잔즈는 통상적인 치료제 또는 생물학적 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되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 중등도-중증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

궤양성 대장염서 젤잔즈의 급여 등재 5주년을 맞아 진윤태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을 만나 관련 치료 환경의 변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진윤태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궤양성 대장염은 어떤 질환인가? 국내 환자의 유병률 변화 등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들을 넓은 의미로 염증성 장질환이라고 하고, 좁은 의미로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두 가지로 나뉜다. 주로 장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며 장기간 앓을 시 장협착, 대장암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동향으로는 국내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환경오염 또는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들이 관여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숫자상으로 크론병 환자보다 조금 더 많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Q. 염증성 장질환과 궤양성 대장염은 다른 질환이 아닌가.

−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넓은 의미로 포괄하는 용어다. 여기에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병 등이 포함된다. 흔히 좁은 의미로는 염증성 장질환을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즉, 염증성 장질환 범주 안에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다른 병이지만, 둘 다 염증성 장질환에 속한다. 

Q. 궤양성 대장염이 조기 발견이 되면 치료 효과가 좋은가?

− 염증성 장질환이 전형적인 경우에는 진단이 쉽지만, 내시경이나 병리 소견, 영상학적 소견을 통해서도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상적으로는 질환 감별이 힘든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질병 초기에 진단이 되면 경증 수준에서 그치거나 기존 치료로도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다.

Q.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염증성 장질환의 초기 치료는 효과가 검증된 안전한 약물인 항염증제인 5-ASA로 시작한다. 이후 스테로이드, 면역 조절 치료제 순으로 사용하며, 그래도 치료가 잘되지 않을 경우 생물학적 제제나 젤잔즈와 같은 JAK 억제제를 사용한다. 

JAK 억제제는 심혈관계 부작용 예측이 낮은 환자들에게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고령 환자, 암 과거력이 있는 환자, 또는 심혈관계 부작용이 예측되는 환자들에게 기존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가 없을 때 2차 치료제로 사용한다.

Q. 젤잔즈의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에 따라 2021년 미국 FDA가 경고 문구(블랙박스 라벨)을 추가하도록 했다.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논란에 대한 견해는.

− 젤잔즈에 블랙박스 경고가 붙게 된 계기는 ORAL Surveillance 대규모 연구 때문이다. 그 연구는 고령 류마티스 환자들과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특정 TNF억제제와만 비교했을 때 JAK 억제제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젤잔즈는 JAK 억제제 중 가장 먼저 개발돼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됐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궤양성 대장염에서 젤잔즈를 사용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비교적 심혈관계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2030대 젊은 환자가 제일 많다. 그래서 가이드라인대로 1차 치료제로 젤잔즈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령이거나 리스크가 있는 환자에게는 TNF 생물학적제제를 사용 후 효과가 없으면 젤잔즈를 사용하고 있다.

젤잔즈 사용에 이러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여러 학회에서 젤잔즈의 안전성에 대해 발표한 바가 있다. OCTAVE Induction 1 & 2 연구 및 OCTAVE Sustain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환자들에서 젤잔즈 사용 시 심혈관계 사건 및 악성종양, 결핵 등의 위험이 기존 TNF억제제 대비 발행 위험 차이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데이터 분석에서도 젊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 JAK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부작용에 큰 차이가 없었다.
Q. 젤잔즈가 궤양성 대장염 국내 급여를 받은 지 5년이 됐다. 최초의 궤양성 대장염 경구용 JAK 억제제 치료제로서 젤잔즈가 갖는 상징성은 클 것 같다. 의료진과 환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달라.

− 연구의학적으로 젤잔즈는 최초의 경구치료제라는 의미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서 JAK 차단제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오고 있는데, 처방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와 선호도를 고려해 맞춤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젤잔즈는 경구용 치료제로, 식전 식후 상관없이 복용이 편리하고 투여 후 증상 완화가 비교적 빠르며, TNF억제제와 달리 항체가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바쁜 환자들은 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는 주사제보다 경구약을 더 선호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환자들이 많다. 이러한 환자에게서는 젤잔즈가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 위험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젊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 중 병원에 자주 못 오거나 빠른 효과를 원하는 경우, 젤잔즈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젤잔즈 사용했을 때도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어 치료제 사용에는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없다.

Q. 젤잔즈를 사용하면서 용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실제로 용량 조절을 많이 하는 편인가.

− 주로 임상으로 보는 환자들에게는 기존의 가이드라인대로 치료하고 있다. 처음에 10㎎으로 치료를 시작한 후 5㎎으로 유지하는데, 크게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어서 다시 10㎎으로 용량을 올린 경우는 없다. 비교적 5㎎으로도 치료 효과가 잘 유지되고 있다.

Q.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는 처음에는 TNF억제제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기전의 생물학적 제제나 경구용 제제가 나오고 있다. 약물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약물을 환자와 상의해서 가장 적합한 약물을 도출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약물이 출시되는 것은 치료하는 의사들 입장에서도, 환자들 입장에서도 매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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