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김원정 기자] 오늘(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호법이 상정되는 가운데 '간호돌봄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법 제정 국회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국회, 정부, 간호계 관계자들은 간호법 제정에 대해 의지를 내보였다. 참석자들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 등 인구구조, 질병구조 변화에 맞춘 돌봄·질병 예방관리 등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는 핵심 인력인 간호사 업무에 대한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해 간호법 업무를 명확히 하는 등의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아직 완성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직역간 갈등 요소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법안 세부 사항들은 논의를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22대 국회에서 발의한 간호법은 모두 3건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이수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법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이다.
김원일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간호법 제정입법 방향'을 발제로, "만성질환에 대한 조기 관리, 예방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누가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결국 간호사 업무 중 하나인 건강증진 활동 속에서 이루어져야 된다. 때문에 이러한 취지로 간호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의 경우 지난 21대 국회에서 재추진한 간호법안의 내용과 체계가 동일하며,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대표발의 됐다. 다만, 간호사 업무 중 대통령령으로 정의하는 진료보조업무 관련해서 '의료기사 업무는 제외'라는 부분을 왜 넣었는지, 이는 사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경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의 경우 보건의료직능 간 대혼란 수준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등과 상충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 법안에는 진료지원업무의 수행 조항을 신설했는 데,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에 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있은 후에 의사의 포괄적 지도나 위임에 따라 진료지원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진단은 의사업무, 검사는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 업무, 투약은 약사업무와의 관계 상 법률로 규정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김원일 운영위원은 "입법 목적이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보건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간호(조무)사가 국민에게 수준 높은 간호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뿐만 아니라 간호법안 조차도 제1조 목적 조항에 이어서 등장하는 조항 그 어디에도 의료기관을 제외한 다양한 영역에서 국민에게 수준 높은 간호혜택을 제공한다는 언급을 찾아 볼 수 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토론자로 나선 최훈화 대한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은 "간호법이 지난 6월 여야 공동으로 발의됐고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22대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오늘 이 토론회는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 의료법은 의료기관과 치료에 국한돼 있다. 때문에 시대적 보건의료환경 변화에 맞춘 근거법이 되기 역부족이다. 또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재택 중심의 질병 예방과 만성 질환관리, 변화하는 모든 보건의료 체계에 맞춰 통합형 간호돌봄인력양성이 돼야 하고, 지속가능한 건강 구현이 돼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간호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간호법은 당장 긴급한 현 의료공백 상황에서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최선의 보호체계라고 할 수 있다. 간호법의 본질은 간호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보조 실현을 위해 제 22대 국회에서 간호법이 조속히 제정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국회, 간호법 재추진 의지 '활활'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인사말을 통해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간호법의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달라진다. 이번에 제정할 간호법은 현재 의료법 안에 담겨 있는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해서 간호 인력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처우를 개선하고 인력 확보 방안을 좀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령화 사회에 맞춰 지역사회에서도 질 높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근거 조항을 충분하고 명확하게 마련하고,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간병이 전문 간호 서비스와 연계되게 하는 그런 간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간병 인력과 간호 인력과의 업무 협조 관계를 마련해야 한다. 오늘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들을 좀 심도 있게 논의를 하고 모든 국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와 돌봄 서비스를 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그런 간호법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종덕 의원(진보당)은 인사말을 통해 "고령화와 질병의 변화에 따라서 실제로 간호의 수요가 급속에서 만성으로 확대되고 있고 그 수요에 따라서 간호 서비스 제공에 대한 범위도 의료기관을 넘어서 요약과 돌봄으로 지역사회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의 돌봄 공백의 문제 등을 포함해서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간호 서비스 제공의 범위와 업무의 확장이 지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간호법은 지난 21대에 제정됐고 대통령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됐다. 그리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해서 이미 입법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양당의 내용을 보면 지금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에 따른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돌봄 영역에서의 간호 업무 범위가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호법 내용을 시대 요구에 맞게 보강해서 간호법 발의하고자 한다. 다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간호업무 영역을 둘러싸고 직역 간 업무범위와 입장 차이, 그리고 쟁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각 영역 간의 쟁점과 입장을 서로 확인하고 간호법을 시대 요구에 맞는, 그리고 간호 및 돌봄 영역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아서 간호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서로 함께 총의를 모아서 간호법 제정에 힘을 모아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 간호법 제정, 정부 의지 있지만 직능간 갈등 넘어야
비상진료체제에 간호사 업무 역할이 강해지는 상황에 따라 정부 역시 간호 관련 법안 제정에 강한 의지가 있음을 밝혔다. 다만, 21대 국회에서도 간호법이 발의됐지만 제정에 실패한 것을 직역간 갈등 조항으로 보고 이를 좁힐 수 있는 방향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현재 22대 국회에는 3개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간호법 2개와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 총 3건이 발의돼 있다. 정부 입장이기 때문에 이 법안을 모두 총칭하는 간호관련 법이라고 지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관련 법 3개가 발의돼 있고, 이 법을 제정하기 위한 국회의 의지가 보인다. 정부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법 제정의 취지에 있어서는 간호를 의료서비스 영역에서의 중요성과 만성질환, 돌봄, 고령화에서의 중요성 등을 동등한 위치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했다.
돌봄 쪽에 치중될 경우 지역사회 통합 돌봄에 관한 법률이 올해 3월 제정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논의로 빗겨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박혜린 정책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간호관련 법은 의료서비스에서의 간호 서비스의 질 향상, 만성질환이나 고령화 상황에서의 돌봄에 대한 수요 대응 등을 위한 우수한 간호인력 양성, 간호 인력들의 처우개선 등에 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정해야 된다는 입장으로, 취지를 다 같이 정리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 "PA 조문 같은 경우에 지금 의료공백 상황에 있어서 필요성에 의해 제기된 것은 맞다. 그런데 그 부분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또 새로운 조항에서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의 용어가 들어감으로 인해 여러 직역들간 이견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다"며 "그래서 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쟁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문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정책과장은 "이 법이 제정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직역간 갈등을 최소화해서 나가야 한다. 지난 국회에서도 법사위에 오랜시간 계류됐던 이유가 직역간 갈등에 있었다. 그렇게 때문에 최대한 이번에는 직역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최소화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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