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턱서 막힌 '레켐비'…유럽 자문위 "불승인 권고"

CHMP "레켐비 부작용이 약물 효과 상쇄 못 해"
투여 환자 12.6%서 뇌출혈·뇌부종 발생이 결정 사유  
레켐비 및 키순라까지 유럽 출시 상당 지연될 듯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7-29 05:55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레카네맙)'의 유럽 승인이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자문기관이 레켐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일본 에자이가 신청한 레켐비에 대해 허가를 내리지 말 것을 권고했다. 

CHMP는 그 이유로 레켐비가 가진 심각한 부작용이 인지 저하 지연 효과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봤다. 

실제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18개월간 2주에 한 번 정맥주사로 약물을 투여 받은 환자들의 임상치매척도(CDR-SB)를 위약 대비 27% 개선해 평가기준을 충족했지만, 투여 환자 12.6%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발생했다. 

ARIA는 약물을 사용했을 때, MRI 영삼 검사에서 뇌부종 혹은 뇌출혈 등이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또 임상 과정에서 뇌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인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도 레켐비를 부정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레켐비의 유럽 출시는 한동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CHMP의 권고는 유럽 내 신약 허가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레켐비는 지난해 7월부터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신약 허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레켐비 매출은 약 1900만달러(한화 약 260억원)로 비교적 저조했다. 

에자이가 예측한 레켐비 내년 매출인 20억달러(한화 약 2조8000억원)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이번 유럽 허가가 필수불가결한 이유다.

또 CHMP의 이번 권고로 향후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키순라(Kisunla, 도나네맙)'도 EU 승인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키순라는 지난 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과 아밀로이드베타·타우단백질 병증이 있는 환자 1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에서 위약 투여군보다 인지력 저하를 35% 늦췄다. 

하지만 키순라 투여 환자의 뇌부종(ARIA-E)과 ARIA-뇌출혈(ARIA-H) 발생률은 각각 24%, 31.4%였다. 또 키순라 역시 레켐비와 마찬가지로 임상에서 ARIA로 인한 사망자 3명이 발생했다. 

다만 릴리는 중증 ARIA 발생률은 1.6%에 그쳤고, 대부분은 주기적인 MRI 촬영을 통해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 했다.

한편 에자이는 이번 CHMP의 결정에 항소할 계획이라 밝혔다. 레켐비는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했지만, 글로벌 개발 및 규제 제출은 에자이가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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