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수업거부, 연말까지 지속될 듯…내년엔 서울 쏠림 우려

지방 의대생들, 서울 소재 의대로 쏠림 가능성 有
의대교수, 취업한 전공의…미복귀 장기화될 수도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8-05 05:55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대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약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학기에도 등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의대 의대생들이 수능을 다시 치르더라도 서울 소재 의대로 입학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교육부가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실에 제출한 '의대생 복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재적생 1만9345명 중 495명(2.6%)이 수업에 출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석파악이 안 된 13개 의대는 현황에서 제외됐다.

의료계에선 이같은 사태가 2학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소재 의과대학 A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전화에서 "2학기에도 무더기 미등록사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의대생과 전공의를 만나고 있는 데 복귀를 안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어학연수나 여행, 군입대, 해외 인턴 등 일반 대학생들처럼 진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2학기 등록에 대해서는 전공의들과 입장을 같이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는 복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정부에서 의대생들이 내년에도 미등록을 고수할 경우, '제적'이라는 강압적인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며 씁쓸함을 지우지 못했다.

◆ 지방 의대생들, 서울 소재 의대로 쏠림 가능성 有 

수업거부 장기화가 계속되면서 내년에 서울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진다.

정부에서 정원이 확대된 지방의대에 시급히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의대보다는 서울 소재 의대로 진학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B교수는 "지방의대생들은 이번 사태로 서울 소재 의대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대증원으로 의평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의사를 하기 힘들 수도 있고, 정부에서 의평원을 압박해 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그 기준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의사활동을 못 하게 된다. 때문에 해외에서의 의사생활까지 염두해 둔 학생들의 경우 수능을 다시 보더라도 서울 소재 의대로 옮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의대 부속병원의 지도 전문의 수급 부족으로 인한 타 수련병원에서의 수련 가능성과 지방의대라는 꼬리표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서울 소재 의과대 지원에 동기가 되고 있다.

B교수는 "일부 병원들은 지금 지도 전문의를 못 채우고 있다. 그런데 지도 전문의 숫자 당 전공의 정원(TO)이 정해진다. 결국 전공의 TO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대생을 증원해도 가르칠 수 있는 지도 전문의가 없으면 못 가르치게 된다. 결국 입학 후 부설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지방의대생들 중에는 2학기에도 미등록하고 서울 소재 의대를 준비하는 경우들이 있다. 원래도 그런 경우들이 있었지만 현 사태 후 이런 경우들이 확대될 것이다. 또 출신 의대가 의사생활의 평생 꼬리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소재 의대로 옮기려는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 의대생 미등록, 전공의 미복귀…장기화 가능성 ↑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는 의대생들의 2학기 미등록뿐만 아니라 전공의 미복귀 등도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제시된다.  

C병원 교수는 "이번 사태는 내년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 지금 전공의들이 페이닥터(봉직의) 분야로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페이닥터 인원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급여도 이전보다 낮아졌고, 계약조건도 1년 이상 장기 계약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장기로 계약할 수록 고용이 더 잘 되는 분위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공의 수련으로 다시 돌아오는 게 힘들어진다. 계약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페이닥터를 하면 수련 때보다 시간활용도 훨씬 좋고 급여도 전공의에 비해서는 높은 데다 전공의 수련에 비해 업무량도 적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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