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거둔 유한양행表 오픈이노베이션…세계화 초석 '렉라자'

20일 얀센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 美 FDA 승인 
렉라자 글로벌 시장가치 약 7조원…타그리소와 견줄 수 있는 수준 
2015년 7월 기술이전 후 10년간 꾸준한 개발…기업이념 녹아있어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8-21 05:59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앞장서왔던 유한양행이 마침내 '그 선택은 옳았음'을 입증했다. 이제 유한양행은 전 세계를 무대로 블록버스터 국산 항암신약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한양행 국산 비소세포폐암(NSCLC)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J&J)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렉라자 미국 상품명은 'LAZCLUZE'다.

글로벌 임상 3상 MARIPOSA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19 결실 또는 엑손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한 품목허가다.

이에 유한양행은 국산 신약 31호인 렉라자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 국산 항암제라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은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나아갈 수 있는 주요 시장으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기반을 닦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렉라자 개발과 함께 흥행 신화를 써오던 유한양행은 이번 FDA 허가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 FDA 승인은 예상된 결과…렉라자 가치, 7조원대 가능

제약업계와 증권업계 등에서는 '이달 중 렉라자 FDA 승인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3세대 EGFR-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인 렉라자는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높은 EGFR 돌연변이 선택성을 통한 강력한 항종양 효과 ▲1차 치료, 2차 치료 모두 대조군 대비 우수한 항종양 효과 ▲뇌전이에 대한 우수한 항종양 효과 ▲낮은 심장독성 ▲T790M 돌연변이 내성 우수 항종양 효과 ▲양호한 내약성 등을 입증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MARIPOSA 3상 연구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고,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23.7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6개월 보다 9개월 더 길었다. 

TP53 돌연변이, 뇌 전이 또는 간 전이가 있는 고위험환자들에서도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투여군은 오시머티닙보다 일관된 PFS 혜택을 입증했고, 전체 생존율(OS)도 우수한 경향을 보이며 1차 치료제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EGFR의 세포 내외 도메인 모두에서 작용하는 유일한 다중 표적 병용요법이 승인된 것이다.

임상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한양행 내부에서는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가치를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글로벌 연매출 수준인 약 7조원에 견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렉라자의 FDA 허가와 성공적인 출시가 이뤄지게 되면, 렉라자의 시장 가치는 미래에셋증권 7조3000억원, 유진투자증권 7조9800억원 수준으로 도출된다면서 렉라자의 업사이드 포텐셜이 크다고 분석했다. 

얀센 또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을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 판매액 연간 50억 달러(약 6조6575억원) 이상을 기대하는 핵심 품목으로 여기고 있다. 

◆ 오픈이노베이션, 기업이념 녹아든 10년 간의 끈기로 이룬 성과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 FDA 승인 관련 보도자료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는 렉라자의 역사가 2015년 7월 유한양행이 제노스코사로부터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후 유한양행은 물질최적화와 공정개발, 비임상 및 임상연구를 통해 렉라자의 가치를 높였고, 이후 2018년 11월 렉라자를 얀센에 기술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후 2019년 10월 국제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임상 1/2상 결과 공개, 2020년 ASCO(미국종양학회)에서 폐암 임상 결과 3건 발표가 이뤄진 뒤 2021년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7월에는 국내 품목허가 반년 만에 보험급여가 적용됐고, 2022년에는 우수한 임상시험 결과를 연이어 공개했다.

2023년 6월에는 식약처가 2차 치료에서 1차 치료로 렉라자의 적응증을 확대했고, 올해 1월에는 확대된 적응증에 대한 보험급여까지 이뤄지며 성장의 발판을 더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유한양행의 의지는 창업자 故유일한 박사의 정신에 기인한다.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유한양행의 기업이념이 렉라자의 발자취에도 녹아있는 것이다. 

조욱제 사장은 "이번 승인은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라며 "R&D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Global Top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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