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기초 연구, 다양한 분야들 발전에도 기여"

[인터뷰] 제임스 G 그랜만(James G. Granneman) 美 웨인주립대 의대 교수
'2024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첫째 날 기조강연 
'지질 대사의 약물화 가능 주요 조절인자 ABHD5 분자 약리학' 주제 발표
기초 과학 연구의 지속적인 지원 및 연구 필요성 강조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0-23 13:0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근본적인 생물학적 질문을 연구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2024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의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제임스 G 그랜만(James G. Granneman) 미국 웨인주립대 의대 교수<사진>는 22일 학술대회 행사장인 더케이호텔서울 소금홀에서 진행된 전문지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랜만 교수는 학술대회 첫날인 21일 '지질 대사의 약물화 가능 주요 조절인자 ABHD5의 분자 약리학(Molecular pharmacology of ABHD5, a druggable master regulator of lipid metabolism)'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기조강연의 주요 내용에 따르면, ABHD5(Alpha-beta hydroxylase domain-containing 5)는 대사질환 및 암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다양한 지질대사 경로의 핵심 조절 단백질 인자다.

그랜만 교수는 이 인자를 20년 넘게 꾸준히 연구해왔으며, ABHD5의 억제제, 작용제 및 생물막과의 상호작용을 분자적으로 해부할 수 있는 천연 및 합성 ABHD5 리간드 패널을 개발하고 약리학적 특성을 밝혀냈다. 

오랜 기간 기초 과학 연구의 길을 걸어온 만큼, 그랜만 교수는 기초연구의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랜만 교수는 "제약회사에서 몇 년간 일한 적도 있다. 이에 지금 하고 있는 연구가 시장에 판매되는 의약품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연구는 매우 근본적인 생물학적 질문에 대한 것이다. 모든 세포에서 지질 대사의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BHD5는 인슐린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것과 달리 세포 내부로 들어가 매우 직접적이고 빠른 방식으로 지질 대사 경로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라고 ABHD5 인자 연구에 대한 의의를 강조하며 "이를 연구하기 위해 새로운 이미징 도구와 다양한 측면을 시각화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새로운 세포 측정 센서 등을 만들기도 했다. 연구 과정 자체가 모든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기초 과학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펀딩이 없었다면 연구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든 연구가 의약품 등으로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는 기초 과학 연구에 투자를 해야 한다"며 "기초를 다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때로는 완전히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원이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랜만 교수는 ABHD5 연구에 대해서도 말했다. ABHD5가 여러 경로에 관여하고 있으므로 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더 깊이 이해하면, 대사질환 및 암과 관련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세포를 표적으로 삼으면 지방을 분해하고 연소시킬 수 있어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고, 대사질환 중 하나인 지방간 같은 간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피부 내 지방층에도 ABHD5가 관여하고 있어 새로운 화장품 개발도 가능해 다양한 잠재력을 갖췄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랜만 교수는 ABHD5의 다양한 가능성 중 치료제 등으로 가장 빠르게 상용화 될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항암제'를 꼽았다. 비만 치료제의 경우 GLP-1이 현존 최고의 효능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이를 뛰어넘으려면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ABHD5 인자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은 항암제로 타겟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세포는 필요한 에너지를 대사할 때, 지방보다 포도당을 연료로 더 선호한다. ABHD5 경로를 활성화해 암세포가 포도당이 아닌 지방을 사용하도록 유도해 계속해서 지방을 사용하도록 할 경우, 암세포가 지방을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하고 사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은 전립선암과 두경부암에 대한 마우스 실험(비임상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랜만 교수는 "우리는 ABHD5에 대한 약 200개의 리간드를 만들었고, 인공지능을 사용해 리간드가 원자 수준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효과를 생성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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