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암세포 대사 취약성 표적하는 'MAT2A 저해제' 공개

국제 암 학술대회서 항암 신약 연구 결과 3건 포스터 발표
MAT2A 저해제, '합성치사 원리'로 작용…난치성 암 적용 기대
HER2 엑손20 삽입, KRAS, EGFR 등 다양한 변이 암종으로 확장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10-29 09:51

한미약품이 국제 암 학술대회에서 신규 항암 파이프라인인 'MAT2A 저해제'를 처음 공개했다. MAT2A 저해제는 암세포 대사적 취약성을 표적으로 난치성 암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29일 한미약품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 암 학술대회 'EORTC-NCI-AACR 2024'에서 ▲MAT2A 저해제(HM100760) ▲선택적 HER2 엑손20 삽입 변이 저해제 ▲SOS1 저해제(HM99462) 등에 관한 연구 결과 3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MAT2A 저해제는 세포 내 특정 대사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TAP(메틸티오아데노신 포스포릴라제) 유전자가 결실된 암 종을 표적으로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원리'로 작용하는 항암신약이다.

현재 MTAP를 표적하는 상용화된 치료제는 없으며, 선행 연구된 주요 약물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임상이 중단됨에 따라, MAT2A 타깃으로 효능과 낮은 독성을 지닌 차세대 치료제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에서 HM100760을 통해 췌장암과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MTAP 결손 세포주에서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으며, MTAP 유전자 결실을 가진 동물 모델에서도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비임상 독성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른 발표에서는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 처음 공개된 '선택적 HER2 엑손20 삽입 변이 저해제'를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한미약품의 선택적 HER2 저해제는 야생형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을 높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경구 투여로 HER2 엑손20 삽입 변이 및 HER2 야생형 종양 동물 모델에서 항암 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이 회사는 뇌 전이 동물 모델에서 선택적 HER2 저해제를 투약한 결과, 대조군 대비 뇌 전이 수준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며 뇌 전이 억제 효능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이 발표한 HM99462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KRAS 변이'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연쇄 역할을 하는 'SOS1' 단백질과 KRAS 간 결합을 억제하는 SOS1 저해제다.

현재 KRAS 변이에 따른 활성화를 막는 KRAS G12C 저해제가 폐암과 대장암에 한해 승인된 바 있으나 다양한 내성 메커니즘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HM99462는 KRAS 변이 타입에 관계없이 KRAS-SOS1 간 단백질 결합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KRAS G12C 뿐만 아니라 G12D/V/S, G13D 등을 포함한 다양한 KRAS 변이 고형암 세포주에서 항암 활성을 나타냈다. 

아울러 EGFR 변이 저해제와 수직 억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며 EGFR 변이 폐암의 치료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중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은 "새롭게 떠오르는 MAT2A 저해제 개발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한미의 MAT2A 저해제는 우수한 항암 효능을 입증하며 차세대 치료제로서 혁신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난치성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롭고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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