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조영제 신약 개발 '인벤테라', 185억 시리즈C 유치 성공

얼어붙은 투자 심리 속 185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 달성…네 번째 대규모 펀딩
국내 유수 투자기관·제약업체들 펀딩에 참여, 성장 가능성에 지속 신뢰
지난 3월 동국생명과학과 조영제 신약 독점 판매권 체결…기술력·사업성 입증
2025년 하반기 코스닥 입성 목표…기술성 평가 포함 상장 준비 진행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4-10-30 05:59

인벤테라 유태숙 사장(왼쪽)과 신태현 대표(오른쪽).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MRI 조영제 신약개발 업체 인벤테라가 얼어붙은 투자 심리 속에서 총 185억원을 확보하며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펀딩에는 국내 유수 투자기관 및 제약업체들이 참여하며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신뢰를 보였다.

29일 메디파나뉴스 취재에 따르면, 인벤테라는 이날까지 총 185억원(신주)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이번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2017년 엔젤투자, 2020년 50억원 규모 시리즈A, 2022년 100억원 규모 시리즈B에 이은 네 번째 대규모 펀딩으로, 올해 얼어붙은 제약바이오기업 투자 심리 속에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진행한 '바이오산업 '24년도 평가 및 '25년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에 대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50.8%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5.4%를 기록했다. 이는 바이오텍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인벤테라에 따르면 이번 펀딩에는 동국생명과학, 동국제약, 메디톡스벤처투자, 우리벤처파트너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유진투자증권,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NH투자증권, 충청북도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등 국내 유수의 투자기관과 제약업체들이 참여했다. 메디톡스벤처투자, 우리벤처파트너스, 충청북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인벤테라의 초기 투자자로, 이번에도 후속 투자를 단행하며 인벤테라의 성장 가능성에 지속적인 신뢰를 보냈다.

특히, 이번 투자자에는 KIMCo가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KIMCo는 국내 59개 제약바이오기업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재단법인으로, 2020년 설립 후 지금까지 KIMCo로부터 투자를 받은 곳은 인벤테라와 미국 바이오텍 진에딧 단 두 곳 뿐이다.
유태숙 인벤테라 사장(CBO). 사진=최인환 기자
인벤테라 유태숙 사장(CBO)은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KIMCo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두곳에만 투자를 진행했을 정도로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벤테라가 KIMCo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벤테라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시장 여건에서도 인벤테라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성과 사업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해주신 투자자들께 감사드리고, 기대에 부흥토록 성공적인 IPO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인벤테라는 세계 최초의 철(Fe) 성분 기반 T1-MRI 조영제를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철 성분을 기반으로 한 MRI 조영제 개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성능부족으로 모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인벤테라는 기존 조영제로는 확인이 어려운 미세병변까지 정밀 촬영할 수 있으면서도 생체친화적인 철을 사용한 조영제 신약을 개발, 글로벌 MRI 시장은 물론 CT 조영제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유태숙 사장은 "2018년 가돌리늄 조영제의 부작용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기존 MRI 조영제는 모두 중금속 희토류 가돌리늄을 포함하고 있어 독성과 부작용 문제가 있는 반면, 우리는 철분 기반 조영제로 그런 부작용이 없어 기존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태현 대표(CEO, CTO)는 "안전성 이슈가 있었던 가돌리늄 계열을 제외하면 MRI 조영제로 사용 가능한 물질은 철과 망간 두 가지가 있는데, 망간은 신경독성 문제가 있어 대체제는 철 뿐"이라며 "예전에는 철을 사용한 조영제는 영상을 더 검게 만들었는데, 우리는 철을 이용해서 밝은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만든다. 그게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신태현 인벤테라 대표(CEO, CTO). 사진=최인환 기자
인벤테라 리딩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근골격계 조영제 'INV-002'는 어깨, 고관절, 슬관절 등 관절 조영술(MR Arthrography)에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신약이다. 현재 임상 2b상 환자 투약(LPO, Last Patient Out)을 모두 완료했으며 결과보고서(CSR, Clinical Study Report)를 준비 중이다.

회사는 현재 관절 조영술에 사용 가능한 허가된 조영제가 없어 병원에서 식염수나 가돌리늄 조영제를 희석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INV-002가 감염 위험, 농도 불균일성 문제 해결과 함께 기존 가돌리늄 조영제보다 더 뛰어난 조영 효과를 제공해 더욱 정밀한 병변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관절 특이성 조영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V-001은 림프조영술(MR Lymphangiography)에 특화된 조영제로, 최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림프부종 환자의 진단에 사용된다. 회사에 따르면 INV-001은 MRI에서 림프관만을 선택적으로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능을 제공하며, 이는 기존 가돌리늄 기반 조영제 등 현재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성능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림프관을 정밀하게 영상화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INV-001이 상용화 될 경우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벤테라는 INV-001 국내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며, 2025년 국내 임상 2b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인벤테라는 안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목 허가·제품 출시로 신약 상용화를 직접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인벤테라는 국내 선두 조영제 판매회사인 동국생명과학과 MRI 조영제 신약 연구개발(R&D) 투자 및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인벤테라가 개발한 MRI 조영제가 품목 허가를 받으면, 동국생명과학이 국내외 마케팅, 영업, 유통을 담당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구조를 구축했다.
인벤테라. 사진=최인환 기자
인벤테라는 글로벌 활동 또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장 임상 단계가 앞선 INV-002는 최근 미국 FDA에 임상 2b상 IND를 제출했으며, 미국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조영제 기업과 상업화 협약 및 글로벌 판권계약을 계획 중이다. 인벤테라에 따르면 조영제 및 영상의료기기 전문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및 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접촉도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몇 개의 기업과 계약 체결을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벤테라는 2025년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 기술성 평가를 포함한 제반 상장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번 투자유치 자금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 준비, 리딩 파이프라인들의 품목허가 및 글로벌 기술수출 활동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인벤테라 신태현 대표는 "십여 년 전, 글로벌 신약을 꿈꾸며 조영제 연구를 시작했는데, 이제 어느덧 상업화 단계에 이르게 됐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상장 준비와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시작 정신을 끝까지 계승해 순수 국산기술 기반 first-in-class 조영제가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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