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혈당 위기, 아이들에게도 올 수 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메디파나 기자2024-11-25 12:00

유명 연예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 원인이 고혈당 쇼크라고 알려지면서 당뇨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혈당은 혈당이 250 mg/dL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의 가장 심한 급성 합병증에는 '고삼투성 고혈당 증후군'과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다.

'고삼투성 고혈당 증후군'은 주로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고, 체중이 줄어드는 고혈당 증상들이 수 일 동안 발생한다. 계속 방치하면 무기력해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둔해지는 신경학적 증상이 생기고 심하면 의식 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독감이나 폐렴 등 감염병에 걸리거나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동반될 때 '고삼투성 고혈당 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

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주로 젊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나타난다. 고혈당과 함께 수용성 케톤체의 수치가 높아져 체내 산성 상태를 유발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아이들의 경우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오면서 제1형 당뇨를 생애 처음 진단받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우리병원에 내원한 6세 남자아이가 이런 경우다. 평소 건강하고 활기차던 아이인데 기침, 콧물이 생기더니 나아질 때 쯤 구토와 복통도 발생했다. 감기와 동반된 장염은 아이들에게 흔한 일이라 아이는 바이러스장염을 진단받고 약을 복용했다. 하지만 아이의 복통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점점 쳐지기 시작해 병원에 내원하였다. 어머니는 감기도 감기지만 최근 들어 아이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밤에도 깨서 화장실을 가고, 체중도 줄었다고 했다. 즉시 혈액검사를 하니 아이의 혈당은 870 mg/dL 까지 올라 있었고, 소변에서는 케톤체와 당이 검출되었다. 아이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진단으로 중환자실이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교정치료와 함께 제1형 당뇨병 진단을 받고 인슐린 치료를 시작했다.

이렇듯 아이들에게도 당뇨병은 찾아올 수 있고,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현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과도한 갈증, 잦은 배뇨, 복통, 메스꺼움, 구토, 피로, 정신 상태 변화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고 의사에게 증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아이가 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혈당 체크와 인슐린 주사, 식단 등 관리가 중요하다. 관리를 통한 당뇨병 치료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가 질환에 대한 좌절감을 갖지 않게 도와줘야 한다. 아이와 그 가족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지 또한 필요하다.

|기고| 백정현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우리아이들병원장

-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료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고려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외래교수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 대한전문병원협회 경영이사
- 한국원격의료학회 원격검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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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4-1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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