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식약처,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제도' 신설

혁신적 의료기기 시장 즉시진입 위한 규제 체계 개선
시장 즉시진입 경로 신설, 시장진입 기간 단축 및 절차 간소화
즉시진입 가능 기술의 안전성 검증‧관리 강화, 문제기술 퇴출
비급여 현황관리 및 필요시 직권평가‧등재로 환자부담 경감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11-21 12: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무조정실은 21일 국무총리 주재 제49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절차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제도'를 신설한다고 21일 밝혔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로,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면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통과해야 의료현장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허가받은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의료기술임에도 기존 건강보험 등재 목록(급여‧비급여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기존기술 아닌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기 전에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어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그간 정부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기 전의 의료기술도 의료현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도' 등의 선진입 제도를 도입해왔다.

그러나 새롭고 다양한 의료기기의 발전 속도를 제도개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시장진입이 지연된다는 점, 선진입 제도로 시장에 진입하는 기술은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기 전이므로 안전성 검증이 미흡하고 비급여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환자부담이 증가한다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평가·건강보험 등재 절차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개선을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선진입을 지원하면서도, 안전성을 담보하고 환자부담을 경감하는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업계 애로가 높고 기술의 혜택을 조기에 활용할 필요성이 있는 혁신적인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을 촉진한다. 해당하는 의료기기는 허가 후 기존기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별도의 절차 없이 즉시 3년간 시장에 진입하고, 즉시진입 기간 종료 후 임상적 필요성‧경제성을 고려해 건강보험에 등재한 뒤 지속 사용이 가능하다. 

또 혁신적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해소한다. 즉시진입 대상 의료기기는 국제기준에 따른 개선된 임상평가를 거쳐 대상질환‧사용방법 등을 구체화해 허가하는 등 선진입 단계의 안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현장 사용 중에도 안전성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 기술은 퇴출할 계획이다. 

비급여 사용현황을 관리하고 필요시 직권으로 평가해 환자부담도 완화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비용부담이 높은 항목 등에 대해서는 조기에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새로운 의료기기 시장 진입 기간 대폭 감축

구체적인 제도개선 추진방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신의료기술평가의 선진입 제도 중 현행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도의 일환으로 '시장 즉시진입 가능 의료기술' 경로가 신설된다. 즉시진입 대상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의료기술은 의료기기 허가 후 기존기술 여부 확인만으로 시장에서 3년간 즉시 사용이 가능해, 기존의 최대 490일에 비해 대폭 단축된 80일~140일 이내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신설 경로를 활용할 수 있는 '즉시진입 대상 의료기기'는 새롭고 혁신적인 의료기기로서 의료기술(행위) 내 의료기기의 독립적인 활용도가 높은 품목을 우선 선정하고, 제도운영 과정에서 관련 의견을 반영해 적용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검토 중인 품목은 디지털 치료기기 7개, 체외진단 의료기기 37개, 인공지능 진단보조기기 93개, 의료용 로봇 3개 품목 등 140여개 품목이다.

이러한 제도개선에 따른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기술의 즉시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업체 희망 시 사전컨설팅을 통해 기존‧신기술 여부 판단과 임상시험 설계를 지원한다. 아울러, 의료기기 허가(식약처)-기존‧신기술 여부 확인(심평원) 절차 또한 희망 시 동시 진행하도록 해 시장진입 기간을 단축하고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기기 허가만으로 시장에 즉시진입하는 기술이더라도 의료인이 임상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을 강화한다. 허가 단계에서 임상 평가는 국제기준(IMDRF)에 맞춰 임상시험‧경험‧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대상 질환‧사용방법 등을 구체화해 허가할 계획이다.

의료현장 사용 과정의 안전성도 확보한다. 부작용‧사고를 지속 모니터링해 문제 발생시 업체‧사용기관 등이 의무 보고하도록 한다. 사용 전 환자의 동의를 구하고 부작용 등에 대해 환자 직접 신고도 가능하게 해 안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위해 수준이 높은 기술은 사용중단 조치해 시장에서 퇴출한다.

세 번째로 즉시진입 기술의 비급여 사용현황을 반기별로 모니터링 해, 임상적 중요성이 크거나 비용부담이 높은 항목 등을 파악하고 관리한다. 모니터링 결과 환자부담 경감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시진입 기간(3년) 중에도 업체 신청 또는 직권으로 조기에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상의 개선 절차를 거쳐 시장에 즉시진입한 기술에 대해서는 3년 후 신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 기술의 종합적인 가치를 등급으로 분류한다. 기술의 사용현황과 임상적 필요성 등의 평가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우수한 기술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 환자부담을 경감한다.

보건복지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그간 새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의료기기 허가부터 건강보험 등재에 이르는 절차 전반의 개선 없이는 제도의 변화가 새로운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청취한 각계의 의견을 반영해, 신의료기술의 신속한 시장진입 촉진과 안전성 검증 강화 등의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이번 '시장 즉시진입 의료기술 제도'를 마련했다. 향후 법령과 지침을 조속히 개정하고 관계 기관의 협업을 지속해 개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그간 관계기관 간 합의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을 지연시켜 온 절차를 개선하게 됐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기회 제공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라는 결과물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야야 하는 만큼, 식약처는 시장에 즉시 진입하는 기기가 안전한지를 확실히 검증하고, 현장의 사용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 여부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함께 개선 방안을 시행하면서, 제기되는 의견들을 수렴・반영해 본 방안의 현실 적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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