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 움직임이 주목된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킬링턴 유한회사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도키로 결정하고,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 4인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라데팡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아울러 이번 합의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에 대한 제약업계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가 바뀔 것으로 보이며, 지분율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미사이언스는 공시를 통해 임종윤 사내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5%(주식 341만9578주)를 신 회장과 킬링턴 유한회사에 매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과 킬링턴 유한회사가 내달 27일에 장외매도 방식으로 각각 205만1747주(처분가격 3만7000원), 136만7831주(처분가격 3만7000원)를 취득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4인 연합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임종윤 사내이사와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에 합의했다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을 종식할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 임종훈 대표, 지난달에 제3자 개입 중단 강조…가족과 소통 의지 밝혀
4인 연합과 임종윤 사내이사 간 합의로 주목받는 인물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다. 임 대표와 임종윤 사내이사가 그간 경영권 갈등 상황에서 협력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임종윤 사내이사가 4인 연합과 손을 잡아서다.
지난 5월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로 올라선 임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족 화합이 필요하다며, 제3자가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임 대표는 "절박한 경쟁 환경 속에서 기업 미래가 아닌 사익을 위해 비전문가가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회사를 망치고, 뭉쳐야 할 직원들까지 편을 나누게 하고, 소중한 인재들이 지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편을 갈라 앞잡이 역할을 하고 사익을 취하는 무리는 모두 곧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라며 "저는 끝까지 아버지 선대회장님의 회사를 온전히 지키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송영숙 회장 등 가족과 소통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옛날처럼 자연스럽게는 안 되겠지만 소통을 하고 싶다. 소통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 임 대표, 기존 입장 고수…지주사 대표 리더십 재차 언급
임 대표는 최근까지 가족이 아닌 제3자와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사회가 동수가 되는 상황이 되면서 제가 조금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자본준비금 감액 등 의안 2건을 가결하고, 이사회 최대 정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의안을 부결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3인 연합과 임 씨 형제 측 이사 숫자가 동수로 바뀌었다.
임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끝난 후 재차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대표로서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날 한미약품 임시주총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안건을 부결했다.
당시 임 대표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어 "어느 누구도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하거나 그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룹 모든 경영진과 임직원은 부디 모두가 각자 본분에 맡는 역할에 집중해 최근의 혼란 국면이 기업가치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 변화 전망…내년 정기주총 주목
제약업계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4인 연합과 합의하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달 임시주총 이후 임 씨 형체 측과 3인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측이 각각 5명으로 동수를 이룬 바 있다.
이사회 동수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3인 연합이 아닌 임종훈 대표와 손을 잡은 상황을 고려한 계산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4인 연합 측이 우세한 구도로 바뀔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년에 열릴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도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제약업계 일각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지분 변동에 따라 4인 연합이 제안하는 의안이 정기주총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임종훈 대표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감소했으며, 임종윤 사내이사가 보유한 지분을 4인 연합 측에 매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임종훈 대표는 지난달 14일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주(처분가격 2만9900원)를 장외거래로 매도했다. 이에 임 대표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주식 537만808주)은 9.27%에서 7.85%로 줄었다.
반면, 제약업계는 4인 연합 측이 임종윤 사내이사가 보유한 주식을 포함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과반을 우호 지분으로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26일 한미사이언스 공시 자료에 따르면, 4인 연합은 의결권 있는 지분 49.42%를 확보 중이며 임종윤 사내이사는 지분 11.79%를 보유하고 있다.
내달 임종윤 사내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5%(주식 341만9578주)를 신 회장과 킬링턴 유한회사에 매도하면, 4인 연합 측 우호 지분은 최소 54%로 증가할 전망이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