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제약바이오업계 기업공개 훈풍에 올해 총 23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다 기록으로, 지속 감소하던 국내 제약바이오 IPO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IPO 증가 흐름 속에서 2025년에도 다수의 제약바이오사들이 기업 공개에 나설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IPO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 기대된다.
◆ 상장 철회 후 재도전…'오름테라퓨틱'·'동방메디컬'
올해 초 제약바이오 IPO 최대어로 꼽히던 신약개발사 오름테라퓨틱이 지난달 상장 철회한 지 약 한 달 만에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11월 상장을 위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까지 진행한 후 투자시장 한파와 수요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 23일 오름테라퓨틱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모가는 2만4000~3만원으로 종전 3만~3만6000원 대비 약 20% 하락했으며, 공모 물량도 250만주로 이전 300만주 대비 감소했다.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예상 공모액은 600억원, 시가총액은 5023억원이다.
새 수요예측은 2025년 1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하며, 2월 3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2월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며, 상장 주관사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오름테라퓨틱은 2016년 설립한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로, 표적단백질접합체(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결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과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한 데 이어 올해 7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바이오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바 있다.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기업 동방메디컬도 상장철회 후 약 한 달 만에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동방메디컬 역시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까지 마친 뒤 11월 초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 6일 재차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내년 2월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방메디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모가는 9000~1만500원으로 종전과 동일하다. 다만, 공모 물량은 300만주로 이전 340만1029주 대비 감소했으며,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예상 공모액도 약 306억원에서 270억원으로 감소했다.
기관 및 일반 투자자 청약은 2025년 2월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며,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동방메디컬은 1985년 한방침 제조사로 설립됐으며, 최근 필러와 흡수성봉합사(리프팅실) 등 미용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수출 2000만 달러를 달성한 후 꾸준한 외형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국내 일회용 한방침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약 5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동국생명과학, 설립 6년 8개월여 만에 상장 기업으로
동국생명과학도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주요 제약바이오사 중 하나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3월 동국제약 조영제사업부 물적 분할으로 설립된 동국제약의 자회사로, 현재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로서 독보적 시장 지위를 달성했다. 회사가 강력한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조영제는 CT, MRI와 같은 영상진단에서 내장, 혈관, 조직 등의 진단 부위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국생명과학이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2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2600~1만43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252억~286억원이다. 회사는 2025년 1월 상장을 목표로 1월 6일~10일 5일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월 14일~15일 이틀에 걸쳐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동국생명과학은 향후 MRI 조영제 개발 스타트업 '인벤테라'와 협력해 세계 최초 철분 기반의 조영제를 개발 및 공급할 예정이다. 기존 제품 대비 부작용이 적어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해당 조영제는 2028년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신규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증가시킬 전망이다.
◆ 기술특례 아닌 실적 바탕 IPO 도전 '마더스제약'
마더스제약은 지난해부터 당뇨병치료제가 본격적인 매출을 기록한 데 더해 소화기 및 순환기계 품목에서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특례가 아닌 실적 바탕 IPO에 도전한다.
마더스제약은 지난 7월 초 공동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마더스제약은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 상반기 사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안정적 자금을 확보해 글로벌 신약개발과 바이오의약품, 해외진출 등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마더스제약은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매년 연평균 36% 이상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22년 1066억원으로 '첫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어 2023년에는 매출 1590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49.1%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389억원을 기록한 만큼 최근 수년간 기록해왔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해당 목표 달성도 불가능하진 않은 상황이다.
◆ 아스테라시스, 내년 1월 IPO…"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 선도"
미용의료기기 전문기업 아스테라시스도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아스테라시스가 지난 20일 정정제출한 증권보고서 및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365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000~46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공모 희망가 밴드 하단 기준 146억원이다. 회사는 2025년 1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기관 및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하며, 상장 주관사에는 DB금융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아스테라시스는 지난 11월 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며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같은 달 22일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제출 요구를 받으며 연내 상장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지난 3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를 마쳤으며, 내년 1월 코스닥 상장에 나서게 된 것이다.
아스테라시스는 2015년 설립된 BT(Bio Technology)와 IT를 융합한 뷰티테크 회사다. 주요 제품으로 ▲라인 타입 카트리지와 펜타입 어플리케이터를 적용한 HIFU 기기 '리프테라(Liftera)' ▲신개념 쿨링 기술이 적용된 Monopolar RF 기기 '쿨페이즈(Coolfase)' 등이 있다.
아스테라시스는 향후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한 라인업 강화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개척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 진출 등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 시리즈C 투자 유치 성공 '인벤테라', "성공적 IPO로 기대 부흥"
지난 10월 얼어붙은 투자 심리 속에서 총 185억원을 확보하며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한 MRI 조영제 신약개발 업체 인벤테라도 2025년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공동주관사로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을 선정했으며, 기술성 평가를 포함한 제반 상장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 준비, 리딩 파이프라인들의 품목허가 및 글로벌 기술수출 활동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인벤테라는 세계 최초의 철(Fe) 성분 기반 T1-MRI 조영제를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철 성분을 기반으로 한 MRI 조영제 개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성능부족으로 모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인벤테라는 기존 조영제로는 확인이 어려운 미세병변까지 정밀 촬영할 수 있으면서도 생체친화적인 철을 사용한 조영제 신약을 개발, 글로벌 MRI 시장은 물론 CT 조영제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선두 조영제 판매회사인 동국생명과학과 MRI 조영제 신약 연구개발(R&D) 투자 및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인벤테라가 개발한 MRI 조영제가 품목 허가를 받으면, 동국생명과학이 국내외 마케팅, 영업, 유통을 담당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구조를 구축했다.
인벤테라 유태숙 사장(CBO)은 앞서 시리즈C 투자 유치 성공 당시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시장 여건에서도 인벤테라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성과 사업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해주신 투자자들께 감사드리고, 기대에 부흥토록 성공적인 IPO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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