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대면진료 실효성, 약 배송 이뤄져야 가능" 이구동성

원격의료산업협의회, '비대면진료의 효과적·안정적 도입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개최
원산협 및 발표자, 비대면진료 시 약 배송에 대한 불편함 지적 및 개선 요구
야마다 카주타카 日 약국장 "비대면진료, 약 배송 시행…보람도 느껴" 
비대면진료 법제화 요구와 함께 '자율규제 통한 책임경영' 방안 발표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1-24 05:58

23일 열린 '비대면진료의 효과적·안정적 도입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원산협) 및 업계 전문가들이 비대면진료(원격의료) 서비스가 온전히 제공되기 위해서는 약 배송을 포함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비대면진료가 안전하고 신뢰받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율규제를 통한 책임경영 방안'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23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실에서 원산협 주최로 개최된 '비대면진료의 효과적·안정적 도입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서다.
(왼쪽부터) 이슬,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회 공동회장. 사진=조해진 기자
이슬 원산협 공동회장(닥터나우 대외정책이사)은 "올해는 비대면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지 6년차, 원산협이 출범한 지도 5년차가 되는 해"라며 "생각보다 법제화가 많이 지연되고, 약 배송 제한으로 인해 어려운 정책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대면 진료를 이용해주는 환자들, 참여하는 의료기관과 약국장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의학계의 인식 변화도 굉장히 많이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비대면진료 선행 국가들의 모범사례와 우리나라의 환경을 짚어보는 논의를 통해 향후 비대면진료 법제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이슬 공동회장은 '정부와 국회에 바란다'는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이 양질의 의료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상황적 요인에 따라 상이한 의료접근성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비대면진료가 보완수단으로서의 효용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환자들과 의료진의 만족도는 높았으나, 약 배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약 배송이 시행돼야 비대면진료의 실효성과 완결성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 이슬 공동회장은 약 배송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해 체계적·과학적 평가를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네거티브 방식의 비대면진료 입법 추진, 비대면 플랫폼 자격기준 등 품질 관리를 위한 표준 제시 등을 요구하며 비대면진료 법제화 논의를 본격화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원산협은 처음으로 '자율규제를 통한 책임경영 방안'도 제시했다. 

선재원 원산협 공동회장(나만의닥터 대표)은 "원산협은 자율규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비대면진료 서비스 운영과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책임경영 방안은 ▲비대면진료의 안전성과 신뢰성 강화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 관리 강화 ▲접근성 향상을 통한 편리한 서비스 제공 등이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많은 비대면진료 안전성과 신뢰성 강화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으로는 ▲화상진료 기술과 품질을 고도화 해 의료진과 환자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한 비대면 진료 환경 구축 ▲의료 마이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의료 서비스 질 향상 ▲처방 제한 의약품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의약품 배송 시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품질 보존 및 온도 관리가 가능한 안전 패키지 개발 등을 제안했다. 

선재원 공동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비대면 진료가 단순히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의 질적 향상과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 서비스 모델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조해진 기자
◆ 비대면진료 실효성, 약 배송 필요 언급한 전문가들

이날 전문가 좌담회에는 권용진 서울대 공공진료센터 교수(대한디지털헬스학회 신임 회장), 김희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 야마다 카주타카 일본 시나노 약국장, 김은정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비대면진료의 도입을 위한 과제, 일본과 호주의 비대면진료 서비스 사례, 입법 방향 등에 대해 제언했다. 

먼저 권용진 교수는 정부가 용역을 통해 비대면진료 현황 및 개선 필요사항을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대면진료 이용 시 불만족한 이유에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한 것은 '약 처방 발급 및 약 수령의 불편함'이었다"며 약 배송이 이뤄져야 온전한 비대면진료라 말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약사법에는 서면 복약지도가 허용돼 있다. 복약지도 내용을 작성해서 환자에게 주거나, 화상 복약지도도 가능한 만큼 약 배송만 된다면 복약지도는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자처방전을 활성화 해 비대면 플랫폼에서의 처방전 위변조 문제를 해결하고, 의약품 바코드 표준화 및 EMR(전자의무기록) 인증 표준 체계 마련,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부족의 해소 및 인터페이스 개선, 비대면진료 시스템과 기존 의료 시스템 연동을 통한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마약류 및 향정신성 의약품 제한적 허용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비대면진료', '비대면의료', '원격의료' 등의 용어가 정리되지 않은 채 쓰이고 있다면서, 용어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희선 부연구위원은 "13개국 전문가 인터뷰 결과, 비대면의료가 그 자체로는 유익하거나 해롭지 않으며 최선으로 사용된다는 전제 하에 효과성, 효율성 및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비대면진료 연구결과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일부 경우 대면진료보다 더 나은 치료 성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다만 비대면진료는 환자와 지역사회의 요구와 선호를 반영할 때 비용 효율성을 보일 수 있다.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되고, 환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규제 불확실성, 불균형한 재원 조달 및 보상체계, 모호한 거버넌스 구조 등이 장애 요소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비대면진료가 정말로 필요한 사람은 건강 및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노출된 환자들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은 접근 가능성이 가장 낮은 그룹으로 남아있다"며 "환자 중심의 정책적 접근과 포괄적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 비대면진료과 관련한 여러 측면에 대한 일원화된 단일 전략 및 거버넌스 형성이 선결과제"라고 했다. 
(왼쪽부터) 권용진 서울대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희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 야마다 카주타카 일본 시나노 약국장, 김은정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 사진=조해진 기자
온라인을 통해 좌담회에 모습을 비춘 야마다 카주타카 약국장은 "일본은 한국보다 비교적 규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에 비대면진료를 행정적으로 허용한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온라인 진료 및 약 배송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또한 온라인 복약지도와 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에 가산수가를 인정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해당 서비스를 고려하는 약국들이 증가했다. 

야마다 약국장은 "비대면진료를 통해 환자층이 약국 주변 지역에서 일본 전역으로 확대됐다"며 "약사의 능력이 단순히 처방약 조제를 넘어 원격 복약지도와 상담을 할 수 있고, 약국이 적고 의료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 사는 환자들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대면진료로 대면 환자가 줄고, 작은 약국들이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현실화되지 않았고, 제 경험상으로는 의약품의 오남용과 변질이나 분실 등의 우려에 대해서도 관련 사례나 큰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비대면진료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지속적으로 발전해서 일본 내 지역 간의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특히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에서도 최소한의 의료 적합성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입법조사관은 "기술의 개발과 웨어러블 건강관리 기기의 다양화 및 누적된 개인의 건강데이터의 활용 차원에서 차세대 비대면진료 모델 도입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플랫폼이 증가한다면 기존 사업 모델에서 더 나아가 AI 기능을 접목하거나 마이데이터를 접목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지 않는다면 비대면진료가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약 배송이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약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는 없다. 오히려 약국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따로 운영하거나 협회 내에서 조합을 만들어 약 배송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다른 국가에서 약 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약사에게 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 확인, 배송 조건 준수 확인, 콜드체인 유지 상황 확인, 화상 복약지도 필수 등에 대한 규제들이 있었다. 이처럼 약사에게 복약 관리 역할의 책임을 주되, 반복 처방권이나 플랫폼을 활용한 만성질환자의 복약지도 및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모형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좌담회 현장에는 국민의힘 최은석, 최보윤, 우재준 국회의원이 참석해 비대면진료의 필요성에 힘을 보탰으며,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국회의원과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등도 축사를 통해 뜻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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