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움직이는 구급차 MICU 공식 출범

일반 구급차 1.5배 공간, 이송 중 중환자실 수준 치료 가능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2-12 15:33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지난 5일 'Mobile ICU(중증환자 전담구급차)' 출범식을 개최하고, 신속하고 안전한 병원 간 중증환자 이송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출범을 통해 Mobile ICU 운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Mobile ICU는 중증환자 이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전담구급차로, 의료진이 차량 내에서 중환자실(ICU) 수준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움직이는 중환자실'로 불린다. 한림대성심병원은 Mobile ICU를 통해 타 병원으로 전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를 병원 간 이송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출범식에는 보건복지부와 경기도청, 중앙응급의료센터,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주요 인사 축사를 시작으로 Mobile ICU 사업 소개, 성과 보고, 차량 및 장비 소개, 시연 순으로 진행됐다.

한림대성심병원은 2024년 6월 보건복지부와 경기도가 추진한 '중증환자 병원 간 이송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1월부터 Mobile ICU를 운영하고 있다. 중증환자의 병원 간 이송뿐 아니라 향후 ▲재난 발생 시 현장 의료지원 ▲항공이송과 연계한 중증환자 이송 등으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림대성심병원 Mobile ICU는 길이 7.56m, 너비 2.37m, 높이 2.92m로 일반 구급차보다 1.5배 넓다. 내부에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인공호흡기, 환자 모니터링 장비, 고유량 산소치료기 등 중증환자 생명 유지를 위한 의료장비가 탑재돼 있다. 또한 일반 구급차보다 더 많은 내부 전력을 쓸 수 있고, 산소통도 일반 구급차에 비해 4배 이상 실을 수 있어 ECMO와 인공호흡기 동시 사용이 가능해 장거리 이송에도 적합하다.

Mobile ICU 출동 시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3인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함께 탑승한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패혈증, 중증 외상, 신생아중환자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 가능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성과 발표를 맡은 양원석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동안 총 92건의 MICU 이송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송 환자 유형으로는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 환자 21건 ▲신생아 및 소아 환자 16건 ▲ECMO 환자 3건 등이었다.

이 기간 누적 이송 거리는 3263km에 달하며, 1건당 평균 35.4km를 운행했다. 지역별 이송 현황은 ▲경기-경기 62건 ▲경기-서울 22건 ▲서울-경기 2건 ▲충북-경기 2건 ▲경기-인천 2건 ▲경기-강원 1건 ▲기타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김기홍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SMICU 운영 경험과 제언' 발표에서 출동 요청과 실제 출동 건수 간 차이, 소요 시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지속적으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응급의료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며 팀원 소속감과 직무만족도를 높이고, 전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Mobile ICU 내부에서 실시간 환자 생체 신호 모니터링과 AI 기반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 상태를 분석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동시에 환자와 차량 내 의료진이 병원과 화상으로 연결돼 실시간 원격 협진을 진행했다.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더 안전하고 전문적인 중증환자 이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며, 우리 병원이 중증환자를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뜻깊다"며 "한림대성심병원은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의료진 교육과 장기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업의 효과성을 면밀히 분석해 전국적인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Mobile ICU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송된 사례도 소개됐다. 지난 1월 27일, 명절 연휴와 폭설로 최악의 도로 상황에서도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약 140km 떨어진 경기도 안양시까지 중증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총 92건 중 최장 거리 이송이었다.

당시 환자는 심각한 호흡부전으로 ECMO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장거리 이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휴로 인해 인력 가동이 제한적이었고 폭설까지 겹쳐 도로 사정이 극도로 나빴다. 일반적인 이송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ECMO 장비를 가동한 중증환자의 장거리 이송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한림대성심병원 Mobile ICU팀과 ECMO팀, 그리고 김형수 병원장(흉부외과)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 15시 26분에 출발한 이들은 폭설과 교통 체증을 뚫고 5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20시 10분에 제천 소재의 A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했다. 이후 환자에게 ECMO 장비를 장착한 후 이송을 진행, 철저한 모니터링과 처치 속에 23시 14분에 무사히 경기도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송 후 환자의 상태는 빠르게 호전됐고 일주일 만에 ECMO 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상태가 개선됐다. 현재는 호흡기내과로 전과돼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이번 Mobile ICU 출범을 계기로 중증환자 이송의 거점 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며 "이송 건수 확대 및 의료진 교육, 장비 업그레이드, AI 기술 접목 등을 통해 Mobile ICU의 운영 완성도를 높이고 중증환자 치료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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