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신약융합연구원' 격상 1년…더 갖추고, 더 듣고, 더 넓혔다

[Q&A] 표준희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지난해 1월, AI신약개발지원센터→AI신약융합연구원 확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내 AI 신약개발 활성화 주도 목표
자체 역량 확보, 현장 소통 확대, 글로벌 협업 구축 등 주력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02-26 06:00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 사진=협회 전문기자단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지난해 1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가 AI신약융합연구원(CAIID)으로 격상된 지 1년여가 지났다.

당시 협회는 제약바이오 초격차 기술 확보 선도자 역할을 맡는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센터였던 기존 조직을 연구원으로 확대했다.

AI(인공지능) 기술이 전 세계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변화를 몰고 온 바,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기존 신약개발에 AI를 더한 융합연구를 촉진시켜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국내 산업계가 갖는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CAIID 설립 이유다.

이에 지난 1년간 CAIID는 기존 센터가 맡던 중개 중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I 신약개발 분야에 대한 자체 역량을 확보하고, 현장과 더 활발히 소통하면서 사업 여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글로벌 교류를 넓히는 데에도 집중해왔다.

현재 CAIID를 이끌고 있는 표준희 부원장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조직 격상 후 변화된 역할과 국내 AI 신약개발 현 주소,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등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덧붙여 아직까지 국내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여건은 충분치 않지만 업계 관심과 협조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CAIID가 앞장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Q. AI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AI신약융합연구원으로 격상한 지 1년이 됐다. 어떻게 달라졌나.

CAIID는 기존 센터 때보다 자체 연구 능력을 더 확대하려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제약사가 신약개발 과정에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가상AI신약연구센터'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해서 가장 수요가 높은 task(과제)에 대한 파일럿 연구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일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체 연구 역량을 확보해나가는 측면이 있다.

또 협회 내에서 하고 있는 AI 기반 광고 심의를 직접 지원하고자 하고 있다. 약효나 승인된 정보를 DB에 연결한 LLM(거대언어) 모델을 구축해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짚어내도록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

문서 자동화 작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협회 내부 데이터에 여러 문서가 쌓여 있는데, 그 문서들을 특정 부분에 맞춰 정리하고 자동화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다.

이런 부분들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제약사들을 굉장히 많이 만나고 있다.

과거 센터 때도 업계와 접점은 있었지만, 연구원으로 출범한 만큼 업계 현장에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어떤 부분이 필요하고 추진되길 바라는지에 대한 의견 수렴을 더욱 활발히 하고 있다.

과거에 센터도 좋은 역할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내부 연구 역량 확보와 함께 현장 수요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해, 그에 기반한 기획 또는 정책 대응에 더욱 힘쓰고 있다.

Q. 업계 현장 의견이나 입장은 어떠한가.

'AI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데이터 접근이 참 어렵다, 이런 부분을 더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 부분과 관련해 병원을 직접 만나서 논의해보고 있는데, 당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개인정보보보호위원회나 보건복지부를 직접 찾아가고 만나는 활동까지 하고 있다. 여러모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또 현재 CAIID는 '가상AI신약연구센터'나 '지능형 자율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제도 기획 중인데, 이는 업계로부터 '선제적으로 기술을 같이 도입해보자'는 의견들을 주고 받은 것에 근거해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다.

Q. 그럼 기능 외에 조직 규모나 외적 부분에서 달라졌다고 느낄만한 것이 있을지.

조직 규모는 기존 센터 때보다 더욱 확대됐다. 저 역시 조직이 격상된 이후인 지난해 3월에 합류했다. 현재는 상시인력에 사정이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프로젝트 베이스로 고용계획이 있다. 유연하고 다양한 형태로 고용해 업무 효율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Q. 앞서 언급된 '지능형 자율시스템'은 무엇인가. AI와 차이점이 있나.

지능형 자율 시스템은 자율성이 부여된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약을 디자인하게 되면 그 약 효능을 평가하게 되는데, 평가 결과를 분석해서 긍정적이면 계속 디자인을 이어나가고 부정적이면 반대 방향으로 디자인을 전환하게 된다.

큰 의미로 보면 AI와 같은 의미인데, 단순히 입력한 부분에 대한 출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출력 결과를 판단해서 다음 단계까지 직접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지능형 자율시스템은 최적화를 이룰 때까지 자율적으로 분석을 진행하게 된다.
사진=이정수 기자
Q. AI 신약개발 '자문위(전문가 18인)', '전문위(22개 제약사)', '협의회(40개 스타트업)' 운영·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센터에서 하던 업무인가.

그렇다. 센터에서 유지를 해왔던 부분이다. 다만 CAIID에서는 자문단을 국내로만 한정짓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튼 교수님을 뵙고자 캐나다 토론토 대학을 직접 찾아갔다. 또 거기에 제프리 힌튼 교수님이 설립한 벡터 연구소도 있는데, 그 연구소까지 방문해서 협업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눴었다. 도시 생태계까지 다 탐방했다.

그 성과로 현재까지 연락 등을 주고받고 있고,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방한한 전문가분이 협회에 직접 방문해 향후 협력해나가는 부분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같은 방식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춰가고 있고, 올해에도 국제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행사를 계획 중에 있다.

Q. 조직이 격상된 후에 자문위 등에도 변화가 있었나.

구성원 등에 일부 변화는 있지만, 규모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전문위에 포함된 22개 제약사는 협회 회원사 중에서도 AI 신약개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업체가 모두 다 들어온 규모인데, 각 제약사마다 실무진이나 임원급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각 위원회마다 연 2회 이상 회의를 진행했고, 올해에도 이달 중에 전문위원회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덧붙여서 CAIID에는 외부 자문위원, 전문가 등 활용할 수 있는 인력 풀이 다양하고 방대하다. 외부 자문위원들로부터 상시 자문을 받을 수 있고, 외부 전문가를 통한 프로젝트 업무 수행도 추진하고 있다.

Q. 신규 융합형 연구과제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안다. 연구 진행 계획은?

현재 CAIID는 ▲신약개발을 위한 지능형 자율 시스템 연구 ▲임상개발에 활용 가능한 AI 기반 기술개발 및 데이터 활용 연구 ▲혁신형 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 등 여러 과제를 기획 중이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융합형 과제를 기획하는 것이 목표다.

해당 연구들은 CAIID가 단독으로 진행하기에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다. 우선은 CAIID을 주축으로 해서 여러 전문 기관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계획하고 있다.

Q. 국내 AI 신약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에 와있다고 보나. 향후 목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기 때문에 신약개발 역량에 AI 역량을 접목시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AI 기술을 접목해 신약개발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현재로선 AI를 통한 신약개발 기술이 시작단계에 있지만, AI 역량과 신약개발 역량과 경험이 함께 쌓여지고 점차 융합돼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뒤처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CAIID는 그 토대가 될 것이다. CAIID는 국내 곳곳에 흩어져있는 AI 신약개발과 관련된 모든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융합교육 플랫폼인 'LAIDD'에는 100여명에 가까운 전문 강사진부터, 수강한 분들까지 AI 신약과 조금이라도 관련돼있는 분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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