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환아 진단방랑 여전…부족한 국내 조기진단 실태

희귀질환 확진까지 평균 4.7년 소요…제도 개선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03-18 17:35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17일 '희귀질환 조기진단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고 18일 밝혔다.

희귀질환은 대부분 발병률이 낮고 증상이 다양해 초기 진단이 어렵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평균 4.7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단방랑'을 겪고 있으며,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희귀질환은 정확한 진단이 늦어질수록 질병의 진행을 막을 방법이 줄어들며, 환자와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특히, 신생아 및 영유아 환자의 경우 조기진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위험이 크다. 이에 해외 여러 선진국에서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희귀질환 조기진단 정책을 강화하며, 이에 따라 해외 여러 선진국에서는 영유아 대상 희귀질환 조기진단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 보호자들이 진단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조기진단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조기진단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 의료계 및 정책 전문가들이 개선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토론회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조성윤 교수가 국내 희귀질환 진단 지연 문제를 분석하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강정민 교수가 일본의 영유아 구강검진을 활용한 조기진단 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가 좌장을 맡아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정진향 사무총장, 질병관리청 희귀질환관리과 김지영 과장,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정혜은 과장 등 전문가 및 보호자들과 함께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김재학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희귀질환 환아의 생명은 단순한 의료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아이들이 확진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현재의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것은 물론, 환자와 가족의 삶까지도 피폐해지는 만큼 조기진단 체계 마련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희귀질환 환자들은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음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진단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 사례를 참고해 영유아 구강검진 문진항목에 저인산효소증 관련 항목을 포함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환아 보호자들이 직접 진단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증언하며, 조기진단 체계의 필요성을 조명했다.

저인산효소증 환아를 보호 중인 한 보호자는 "저인산효소증은 증상이 다른 질환과 유사해 조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유전자 검사와 선별검사가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조기 발견이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 급여 기준이 제한적이어서 진단 이후에도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얻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소아희귀난치성안과질환 환아 보호자는 "우리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신생아 검사를 통과했지만, 정작 안저 검사는 받지 못해 중요한 진단 기회를 놓쳤다. 생후 30일 무렵 이상을 감지했지만,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적절한 검사를 받지 못했다. 결국 뒤늦게 진단받아 시력을 보존하지 못했고, 치료의 기회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로 나선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진단이 늦어진다는 것은 치료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라며 "특히나 저인산효소증, 소아난치성안과질환, 척수성근위축증과 같이 치료제, 외과 수술 등 치료 방법이 있음에도 진단받지 못해 치료의 기회를 놓치거나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이제라도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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