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폐렴구균 예방, PCV15·PCV20 우열 가릴 순 없어"

박수은 교수 "서로 장점 달라…더 나은 백신 판단 못해"
美도 우선순위 두지 않아…성인 IPD 간접 예방선 PCV15 기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4-02 05:55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박수은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이 13년 만에 판도가 바뀌었지만, 소아감염 전문가마저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진 못했다. 

현재로선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15)과 20가 PCV(PCV20)간 우선순위를 가릴 수 없는 만큼, 다분히 시장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진단했다. 

1일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이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박수은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 출시 1주년을 기념하는 미디어 세미나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10년 출시된 화이자 '프리베나13'이 독주해왔다. 그러다 판도 변화가 감지된 건 2023년 10월부터다. 한국MSD가 PCV15인 박스뉴반스에 대한 국내 허가를 득했기 때문이다. 

이후 박스뉴반스는 허가 한 달여 만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이 결정됐다. 본격적인 NIP 도입과 출시는 작년 4월 1일부터 이뤄졌다. 

한국화이자제약도 반격에 나섰다. 작년 10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CV20인 '프리베나20'에 대한 승인을 받으며 제품 출시를 본격화했다. 이어 최근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NIP 도입을 사실상 확정지으며 출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국내 소아감염 전문가의 선택 기준에 당연히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  차세대 백신인 PCV15와 PCV20이 영유아 NIP로 연이어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두 백신 간) 직접 비교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실제 두 백신 다 효과를 증명하는 임상연구가 있다면 (무엇이 우월한지) 답은 쉽겠지만, 효과 입증 연구는 윤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백신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했다. 박스뉴반스는 혈청형 3에서 우월한 면역원성을 보이는 반면, 프리베나20은 5가지(8, 10A, 11A, 12F, 15B) 혈청형을 추가로 커버하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현재로선 어느 게 더 나은 선택이다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도 영유아에서 PCV15와 PCV20을 권고할 때 우선순위를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백신 다 이런 점들을 충분히 고려해서 접종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질병청에서 혈청 분포에 따른 감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어떤 백신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 여부는 미래가 답을 해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별도로 박 교수는 PCV15가 3번 혈청형에서 우월한 면역원성을 보이는 만큼,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간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박 교수에 따르면 3번 혈청형은 국내 성인 폐렴구균 질환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실제 질병청 혈청 분포에 따른 감시 사업 결과 한국 19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한 IPD 중 3번 혈청형은 13% 이상으로 가장 높다. 

이 가운데 3번 혈청형을 대상으로 한 PCV15의 면역원성은 2차 면역원성 평가지표인 IgG GMC 및 GMC 비율에서 PCV13 대비 우수하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조부모님들이 아기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라며 "어른들을 보호하는 전략으로써 영유아를 대상으로 3번 혈청형을 잘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면,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집단면역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이렇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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