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좋아 ERP"‥다국적 A제약사에 무슨일 있었나?

신으로 통하는 임원급 인사들 갑질에 어린 MR들만 피해

골프접대·개인 술자리 비용까지 MR법인카드 결제 강요

이상훈 기자 (kjupress@medipana.com)2016-04-15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상훈 기자] 한 때는 '신의 직장'으로 칭송받았던 다국적제약기업 내부에서 소위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다국적사 임원급의 갑질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에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5일 메디파나뉴스에 메일이 도착했다. 익명을 요청한 B씨는 "다국적사 영업사원들이 ERP라는 미명아래 반강제 퇴사를 당했다"며 "부패한 다국적사 실상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B씨가 주로 거론한 다국적사는 지난해 말 ERP를 단행한 A사였다. 이로인해 A사 영업사원 10여명은 정든 회사를 떠나야 했다. A사 ERP는 지난해 뿐 아니라, 2014년도에도 실시된 바 있다.
 
문제는 연말마다 진행되는 ERP지만, 그 기준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임원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고 호소했다. ERP 면담과정에서는 영구대기발령까지 거론됐다는 것을 그 증거로 들었다.
 
B씨는 "(ERP 시기에는) 갑자기 애사심에 활활 불타 주말도 반납하고 직원들을 내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렇듯 A사 ERP는 '애사심에 불타 직원들을 내치는 임원', '선구자인척 하다 조심스레 발을 빼거나 유리벽 쳐놓고 고민하는 선임'들로 묘사됐다.
 
B씨는 선임, 팀장, 특히 임원은 사실상 젊은 영업사원들을 상대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신과 같은 존재로 비춰졌다고까지 했다.
 
B씨는 "일부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ERP 면담직전 액션플랜 발표를 요청했다. 모 원장에게 PT를 진행했고 앞으로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참 황당했다. 자신은 PT한번 해본적 없고 아무리 떠들어 대도 의사처방은 안바뀐다 였다. 왜 발표를 시켰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씁슬해했다.
 
정작 액션플랜 발표를 요청한 팀장은 일년에 듀얼 코드 1개 하기도 벅차했으며, 병원 등 거래처에서 자취를 찾아 볼 수 없는 인사였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렇기에 사실상 액션플랜 요청은 ERP 대상을 찾기 위한 수순 아니었겠냐는 의문이다.
 
B씨는 "ERP 직후 또 다른 팀장은 '야 내가 너 살렸다. ERP에서 빠지게 해줬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고 한다. 유독 A사 팀장, 임원들은 약하디 약한 영업사원들 앞에서 갑질을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A사 임원들의 갑질 실태를 고발했다. B씨는 "팀장, 임원들은 대낮에도 술마시고 골프치러 다닌다. 그것도 우리 영업사원 고혈을 뽑아 먹으면서 말이다. 의사들과 골프라도 치는 날에는 영업사원들이 십시일반 카드깡(?)을 해서 비용을 충당한다. 심지어 개인적인 술 자리 비용도 영업사원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혀를 찼다.
 
임원들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평일 업무시간에 '집들이'를 하거나, 회식자리에서는 여직원을 대상으로 '성추행성 행위'도 서슴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여직원을 등에 엎고 넘어지는 등 민망한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TV 광고에서도 나오듯 임원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재롱잔치도 해야 한다. 임원들은 영업사원 위에 군림하는 왕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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