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여성 복지부장관 될지도 모를 '이스란·정경실'

보직 공부·성격 우수, 이해관계자도 많이 만나…보건의료 업무 맡아 인지도 높여

이상구 기자 (lsk239@medipana.com)2016-08-20 06:07

[메디파나뉴스 = 이상구 기자] 최근 복지부 이스란 서기관이 의료자원정책과장에 부임함에 따라 행정고시 동기이며 동갑인 정경실 인사과장과 라이벌 경쟁이 주목 받고 있다.
 
복지부 일각에서 장차 내부 여성 공무원 출신으로 장관 발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그들은 보건의료 핵심 정책을 맡고 있거나 과거 맡았던 사례들이 적지 않은 절친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직 공무원들 중 3대 라이벌은 동갑인 최영현 기획조정실장(61년생, 행시 29회, 성대 사회학과)과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61년생, 행시 31회, 성대 행정학과), 동갑이며 동기인 이동욱 인구정책실장(66년생, 행시 32회, 고대 신방과)과 배병준 산업통상자원부 국장(66년생, 행시 32회, 고대 사회학과), 역시 동갑이자 동기인 이스란 의료자원정책과장과 정경실 인사과장 등이 손꼽히고 있다.
 
이중 이스란 과장과 정경실 과장(가나다순)은 한창 부지런히 일하고 주목 받는 시점에서 특히 보건의료 업무와 관련해서도 수시로 비교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 
 
실제로 이 과장과 정 과장은 행정고시 40회 동기로, 동갑인 1972년생이다. 단, 학교에 일찍 들어간 정 과장이 90학번(숙명여대 행정학과)으로 91학번(건국대 정치외교학과)인 이 과장보다 한해 빠르다. 이어 1996년 행시에 합격한 이후 두 과장은 교육을 거쳐 이듬해인 1997년 복지부에 입부했었다.   
 
 
▲복지부 이스란 의료자원정책과장()과 정경실 인사과장()
 
보험급여과장·의약품정책과장 시절 인정= 두 명 관료가 과장급 보직을 맡기 시작한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주로 이 과장이 앞서 나간 것이 사실이다.
 
이 과장은 지난 2007년 8월 복지부에서 여성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당시 변재진 장관의 비서관을 맡았다. 장관비서관은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요직으로, 장관 일정을 챙기고 업무상황, 조직 내 각종 정보를 체크하는 기본 업무 외에도 직원 애로사항 등을 파악하고 복지부 전체적 흐름을 읽어야 하는 판단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 과장은 장관비서관에 앞서 이미 복지부에서 건강보험 통합과 치과의사전문의제도, 의료기관평가제 등 업무에 참여해 보건의료분야에서도 경력을 쌓고 있었던 유능한 공무원이었다. 
 
이 과장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복지부 3대 과장인 국민연금재정과장을 거쳐 보험급여과장에 발령을 받은 지난 2010년 11월부터였다. 인사과장을 포함한 복지부 3대 과장은 한 개 보직도 수행이 어려운데, 연달아 임명된 것은 향후에도 깨뜨리기 어려운 기록으로 꼽힌다.
 
이어 지난 2012년 2월 배경택 서기관에게 보험급여과장직을 물려주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로 파견 갈 때까지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대응과 의료기관 영상수가 인하, 약국 조제료 인하 등 복잡다단한 업무를 순발력 있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정 과장의 경우 복지부 외부에서 특히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지난 2012년 3월 의약품정책과장으로 발령을 받은 이후였다. 공교롭게도 절친이며 라이벌인 이 과장이 제네바로 떠난 후 정 과장이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은 것.
 
당시 일반의약품 편의점 판매라는 중차대한 현안이 있는 의약품정책과는 다른 과장들이 지원하지 않을 정도로 부담이 가는 직책이었지만, 정 과장은 전임 김국일 과장이 다져놓은 기반을 주축으로 결국 국회에서 편의점 판매법을 통과시키는 수완을 발휘해 주목 받았다.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약품정책과장 부임 직전 사회정책선진화담당관으로 근무하며 대통령 업무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기획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같은 복지부 보고서에 관계부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보면 당시 복지부 2인자였던 손건익 차관이 출입기자들과 대화를 하는 도중 일 잘하는 여자과장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 인상을 찌푸리며 "(일 잘하는 여자과장은) 없다"고 답변한 경우다.
 
그렇지만 당시 손 전 차관이 일 잘하는 여자과장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정 과장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고, 결국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정 과장이 청와대로 파견돼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외적으로는 장관비서관에 이어 국민연금재정과장과 보험급여과장 시절 잘 나간 이 과장이 외국에 나가 있는 사이 정 과장은 의약품정책과장에 이어 청와대로 파견돼 업무능력을 인정 받게 된 것이다.
 
공부하는 관료, 노력도 많아= 이 과장과 정 과장 모두 업무능력에 있어 철저하다고 입을 모으는 복지부 고위직들은 구체적 공통점도 거론했다.
 
우선 현실적으로 성격과 인품이 뛰어난 점이 꼽힌다. 흔히 이야기하는 무난하고 적이 없는 인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 복지부 내에서 상사와 부하 직원들간 연결고리가 돼 화합을 도모한 점 등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새롭게 보직을 받게 되면 철두철미하게 공부를 완벽하게 한다는 것이 그들 공통점으로 거론된다. 전형적인 공부하는 관료상이며, 노력도 대단하다고 한다. 아울러 업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많이 만난다는 점도 이 과장과 정 과장 공통점으로 분석된다.
 
'통통' 스타일 vs '성실'= 이처럼 성격도 엇비슷하고 공통점이 많지만 일부 차이점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이 과장은 통통 튀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보험급여과장 시절 '그레이스리'라는 영문 이름을 강조하기도 했고, 여러모로 눈에 많이 띄는 인물이다. 
 
지난해 1월 3년 여 해외 근무를 마치고 복지부에 요양보험제도과장으로 복귀한 후에는 튀는 스타일을 자제하고 다소 조용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이해관계자들을 많이 만난다는 점에서 이 과장을 정 과장보다 높게 평가하는 고위직도 있었다. 두주불사 스타일도 현실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반면 정 과장은 '성실'이라는 단어를 몸에 달고 다닐 정도로 업무에 있어 완벽하게 추진하는 태도를 인정 받고 있다. 
 
청와대에서 2년 7개월을 근무하며 행시 동기들 중 최초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해 지난해 10월 복지부에 복귀할 때도 사업부서 과장을 원했지만 정진엽 장관 의사를 무시할 수 없어 인사과장직을 수락하는 등 상사 의도를 거스른 적이 드물다는 것.  
 
앞서 언급한 손건익 전 차관이 복지 관련 부서 과장 시절 사무관으로 제대로 일을 배웠고 청와대에서도 근무했기 때문에 업무 조정능력 등을 배가시킬 수 있었다.
 
지난 1월 정기전보인사 시점에는 고위직을 찾아다니며 인사발령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피로가 쌓여 얼굴 보기 안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진행했다.
 
부내 각종 인사 일정 등을 자세하게 인트라넷인 유니모 사이트를 통해 공지하는 등 인사 업무를 투명하게 진행하려 노력한 점도 돋보이는 정 과장 실적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정 과장은 지난달 하순 휴가를 갈 예정이었지만 정기전보인사로 인해 미루고 지난주에야 3일간 휴가를 갈 정도로 업무에 악바리라고 할 정도로 열심이다.
  
이 과장이 역시 행시 동기인 산업통상지원부 소속 서기관 남편과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반면, 서울 집을 친정과 합친 정 과장은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모범 엄마이기도 하다. 
 
이 과장과 정 과장을 잘 아는 복지부 고위직 인사들은 "어느 시점일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부내 여성공무원 출신이 장관을 맡게 되면 이 과장과 정 과장 중 한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훌륭한 관료들"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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