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선거가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된 가운데, 의료대란 해결에 대한 각 후보자 의지가 확인됐다.
12일 저녁 의협 대의원회 주최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후보자 설명회에서 후보자 4명은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중심에 두겠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내세웠지만, 운영 방식이나 방향에 대해선 차이를 나타냈다.
◆독단 아닌 결단으로…존중·합의 문화 신임 회장에 넘길 것
박형욱 후보는 존중과 합의를 핵심으로 비대위 운영에 대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비대위는 위원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투쟁도 협상도 나름의 이유를 갖고 주장하는 만큼 구성원이 존중과 합의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초해 독단이 아닌 결단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전공의와 의대생 견해를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희생이 컸던 직역인 만큼 외면하지 않고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의료 파탄 원인은 정부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대화를 막는 당사자는 독단적 의료개혁을 멈추지 않는 정부라는 것이다.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해도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란 지적이다.
박 후보는 "비대위라는 틀 안에서 의료계가 한자리에 모이고, 존중하고 합의를 이루는 전통을 만들어 나간다면 의료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며 "새롭게 선출될 차기 회장과 집행부에 이런 상호존중 분위기와 전통을 넘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년간 아스팔트에서 싸웠다…투쟁 없는 비대위는 무의미
이동욱 후보는 투쟁력 없는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난 1년 동안 지속한 집회와 투쟁 경험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 명 전공의, 의대생과 함께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야의정협의체 일방적 출범과 의료계 참여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협상은 필요하지만 투쟁력 없인 굴종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는 오만하고 일방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투쟁 없는 협상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진행 중인 집회를 지속하고 대통령 출근길 투쟁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투쟁 방향성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아스팔트에서 의료농단 폭주기관차에 대항해 지금까지 싸우고 있다"며 "앞으로 잘하겠다가 아니라 지난 시간 투쟁해 온 사람이 누구인지 잘 보시고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여야의정 철수 최우선, 전공의·의대생 주체적 결정 도울 것
주신구 후보는 여야의정협의체 철수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대한의학회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참석하고 있지만 전공의나 의대생은 반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 의견,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철수시키는 것을 가장 먼저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행보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핵심인 만큼 주체가 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상안을 가져오더라도 비대위 논의 후 전체 투표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2020년 9.4 의정합의에선 이 과정이 생략돼 선후배 의사 갈등·불신이 남아 있는 만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되 전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사직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투쟁 연장선상인 만큼 의협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후보는 "여야의정협의체 철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동의한다면 저를 찍어 달라"며 "이후 모든 일은 전공의, 의대생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말이 아닌 일하겠다…내년 의료 파국, 국민에 호소할 것
황규석 후보는 대한민국 의사란 긍지와 자부심을 후배에게 돌려주기 위해 말이 아닌 일을 하는 비대위원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내년 의료 파탄을 막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달 수시 발표와 정시가 진행되기 전까지가 사태를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시각이다. 의료계에선 보궐선거가 진행될 이 기간에 후배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누군가가 되겠단 입장이다.
말이 아닌 일을 하며 발로 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이미 내달 1일 서울 시내 시위 장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골든타임이 다가오지만 정국 혼란으로 시위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한 달 전 미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황 후보는 골든타임이 지날 경우 손 쉽게 전문의를 만나던 대한민국 의료는 사라진다는 점을 국민에게 풀어 설명하고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료 사태 주범인 용산을 찾고 여당, 야당을 모두 찾아가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후보는 "남은 두 달 몸으로 뛰며 국민에게 호소하고 설명하며 일만 하겠다. 그 다음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공의, 의대생과 함께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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