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간호·간병통합 인력배치‥"재검토 필요"

종별로 짜여진 기준 비현실적…"환자분류체계 점수 근거 인력기준 만들어야"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5-08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계 최대의 난제, 바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이다.
 
높은 간병비 부담, 병실 내 감염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종별 불문하고 시행을 망설이는 이유는, 바로 인력배치 기준 때문이다.

이에 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현장에서는 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배치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 종별에 따라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에 대한 상이한 인력배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해당 인력배치기준을 통해 간병인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에 의해서만 '전인적 간호'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종별에 따른 일률적인 인력배치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빅5(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와 같은 중증도 높은 병원에서는 간호사와 환자의 비율 1:5, 간호조무사와 환자의 비율 1:40 기준만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서울대병원의 경우 중증도 높은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없이 간호사로만 이뤄진 새로운 배치 기준을 제시했다 묵살당한 바 있다.

이에 최근 병원간호사회는 의료기관별로 상이한 환자 중증도를 분석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원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재편성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병원간호사회는 상급종합병원 3곳과 종합병원 2곳의 10개 병동을 대상으로 24시간 관찰조사를 실시하고, 상급종합병원 25곳과 종합병원 17곳의 80개 병동을 대상으로 간호 관리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상급종합병원처럼 중증도가 높은 병원의 경우 평균적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5.5명, 간호보조인력 1명당 환자 수는 20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장 높은 중중도를 보이는 상위 25%의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명당 4.6명의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모 대학병원 간호 관리자는 "같은 상급종합병원 내에서도 빅5로 통하는 중증도 높은 병원의 경우 현재의 기준인 간호사 대 환자 1:5~1:7 기준은 비현실적이다"라며 "1:6만 돼도 2개 병실을 한 명의 간호사가 커버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중증도가 높아 일거수일투족을 케어해야하는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있는 병실의 경우 이 같은 기준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중에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75.3%가 되어야 한다며 중증도가 높은 상급종병일수록 최고 82.9%까지 간호사에 의해 간호와 간병이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합병원의 경우에도 평균적으로 간호사 1명 당 7.4명의 환자를 보아야 하며, 간호보조인력(간호조무사+간호보조원)은 1명 당 17.4명을 커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합병원은 간호사 비중이 평균 68.5%면 된다는 응답이 나와 중증도가 낮은 병원일수록 간호사의 비중을 줄여도 괜찮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병원간호사회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모두에서 간호관리자가 제시한 배치기준이 환자분류체계 점수에 근거한 배치수준보다 높았다"면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모두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8명을 거의 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종합병원의 표준 배치기준은 1:10으로 제시돼 있고, 1:12도 가능하다"며 "본 연구결과에 근거했을 때 종합병원에서 1:10과 1:12가 환자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정한 배치기준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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