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에서 10년‥`휴미라`가 보여준 임상적 가치

[알.쓸.신.약] 10년동안 축적된 데이터, 효과와 안전성으로 증상 완화 넘어 점막 치유 등 예후 개선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0-08-11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질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에 관심이 높아졌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과 대장 등 소화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단순 장염과 달리,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한다. 여기엔 궤양성 대장염(UC)과 크론병(CD)이 포함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게 되는데, 질환이 점점 진행되면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나타나기 쉽다.

이에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 진단' 및 '전문적인 치료'가 반드시 요구된다. 

현재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킨 뒤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메살라민 같은 약한 약제로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없는 상태인 '관해'를 유도한다. 이후 이조차 반응이 없으면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 제제 등 보다 강력한 약물을 사용한다.

이 중 TNF-알파 억제제에 속하는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휴미라는 2010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8세 이상 크론병에 승인을 받았다. 이후 궤양성 대장염, 소아 크론병(6-17세)의 적응증을 획득하며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휴미라는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TNF-알파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제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에서는 약 10년 간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발전 및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온 '휴미라'에 대해 알아본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 이하 알.쓸.신.약]은 치료제에 대해 '환자의 시각'에서 질문을 만들고, 제약사 관계자나 관련 의사에게 답변을 듣는 코너입니다. 답변 내용은 최대한 쉽게 해설하기 위해 일부 각색될 수 있습니다.

◆ `염증성 장질환`, 아는 만큼 보인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가리킨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병하며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많이 발병한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의 궤양은 장의 표면에 얕게 분포하지만 크론병의 궤양은 점막의 깊은 부분까지 분포한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크론병 환자 수는 2만 2,0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2010년 1만 2,000여 명에 비해 83% 늘어난 수치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 수 또한 2010년 2만 8,000여 명에서 55% 증가한 4만 3,800여 명을 기록했다. 이 중 10대에서 40대의 비율이 각각 68%와 52%에 달할 정도로 젊은 환자 비중이 높아 모든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경험하는 증상은 염증 정도에 따라 다양하고, 장의 병변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과 징후는 혈액이나 점액이 섞인 설사와 복부 불편감이며, 크론병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과 징후는 설사, 복부경련 및 통증, 체중 감소다. 이외에 대변절박증, 피로, 구역질, 식욕 부진, 발열, 빈혈 등의 증상과 징후를 보인다.

주요 증상인 복통, 설사가 흔한 증상이다 보니 환자들이 진단을 받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올해 초 대한장연구학회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66%는 염증성 장질환이 어떤 질환인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환자의 27%는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의 소실(임상적 관해)과 함께 점막 병변의 치유를 통해 구조적인 장 손상이나 신체 장애를 예방하는 것이다.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약물요법'이 우선이다.

처방하는 약으로는 5-아미노살리실산(항염증제),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항생제 등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으로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 악화를 경험한다. 이에 상당수의 환자들에게서 장손상(digestive damage)이 진행돼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수술을 받는 등 기존 치료의 한계가 존재했다. 궤양성 대장염(전격성 대장염, 장 천공, 독성 거대결장, 대장암 등) / 크론병 : 항문누공 및 치루, 장 협착, 장 천공, 농양 등)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는 임상적 관해 외에 '장 점막 치유'가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점막 치유는 내시경으로 봤을 때 활동성 염증이 없는 상태로, 염증을 앓았던 흔적만 있거나, 염증이 없었던 상태와 같게 된 것을 뜻한다.
 

Q. 염증성 장질환은 어떤 질환인가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예병덕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입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의 면역 체계와 장내미생물 사이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지속돼 발생하거나, 이외에도 흡연, 약, 대기오염, 음식 등이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그 발병 원인이 불분명하므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조기진단'과 진단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최근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따로 있나요?

예병덕 교수 =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궤양성 대장염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약 46,600명, 크론병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약 24,100명으로, 전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70,000명을 넘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률은 가파르게 증가되고 있으나, 염증성 장질환이 치명률이 높은 질환은 아닙니다. 이에 환자는 누적돼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국내 역학 연구에 의하면 크론병은 남녀비가 약 3:1로 남성에서 더 많이 발병하고, 10대와 20대 연령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남성과 여성에서 발병률이 비슷하고, 크론병보다는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남성의 경우 60대, 여성의 경우 20대에서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률이 증가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식이 습관과 생활환경의 서구화, 염증성 장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 증가, 이전보다 더 광범위한 대장 내시경 검사의 보급 등이 그 예입니다.

Q. 염증성 장질환은 정확한 진단이 늦은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병덕 교수 = 염증성 장질환은 저절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증상이 있더라도 일시적인 감염성 장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 약에 의한 장염, 치핵 등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질환의 특성이 진단을 늦어지게 만듭니다.

크론병은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가 먼저 동반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이들을 단순 항문 질환으로 생각하고 항문만 치료하면 크론병의 진단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Q. 그럼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예병덕 교수 = 염증성 장질환은 장의 염증을 감소시켜, 활동성 증상이 없는 '임상적 관해' 상태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점막의 치유'까지 유도하고 유지함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내과적 치료로는 경장영양요법, 항염증제,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제제, 소분자물질 등이 있습니다. 또한 장 절제 수술, 치루 수술 등 외과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 예후, 치료의 득과 실, 선호도 등을 면밀히 따져 환자별 맞춤치료를 합니다.

Q. 최근 국내외 염증성 장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을 보면, 치료 목표가 증상의 소실에서 점막 치유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점막 치유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병덕 교수 = 염증성 장질환, 특히 크론병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증상과 실제 장의 염증 상태가 서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실제로 장의 염증은 심할 수 있어요.

따라서 증상의 소실만으로는 실제로 장 염증이 충분히 조절되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염증이 호전돼 점막이 치유되면 질병이 점차 진행돼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염증성 장질환 증상의 재발, 입원, 장 절제 수술의 위험, 대장암 및 소장암 발생의 위험 등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Q.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떤 위험성이 있나요?

예병덕 교수 = 염증성 장질환, 특히 크론병은 장의 손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질병입니다. 염증성 장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서 염증이 지속되면, 장이 좁아지거나 터지는 합병증, 대량 출혈, 대장암과 소장암의 위험이 증가됩니다.

항문 질환이 동반된 크론병은 항문이 좁아지고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반복적 장 절제 수술로 장이 너무 짧아져, 정상적인 영양소의 소화 및 흡수가 안되는 단장 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장의 손상이 진행되면 이는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비가역적인 장손상이 생긴 환자에서는 효능이 우수한 약제를 사용해도 약제가 잘 듣지 않습니다.

따라서 요즘은 염증성 장질환 진단 초기 단계, 즉 장 손상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염증을 강력히 억제하는 치료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Q.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만성 면역질환 환자들은 동반질환 위험도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병덕 교수 = 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계 이상으로 인한 면역 매개 질환입니다. 이에 만성 관절염, 면역 매개 피부질환, 눈의 염증, 담관염, 구내염, 근육염 등이 함께 발생할 수 있어요.

이밖에 염증성 장질환의 합병증으로 영양실조, 빈혈, 골다공증, 신장결석, 담석,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에 동반되는 면역 매개 염증 질환들 및 합병증 모두 잘 치료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태에 따라 각 질환 전문가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은 얼마나 악화되나요?

예병덕 교수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2019년 439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가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약 56%의 환자가 무기력증, 약 31%의 환자가 업무수행의 지장, 약 28%의 환자가 수면장애를 호소습니다. 질환이 일상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평균 4점(1-10점 중 10점이 가장 심함)으로 답했고요.

염증성 장질환이 활동기일 때에는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피로감, 미열, 항문 통증 등으로 인해 일상적인 사회활동 및 경제활동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이 적절히 잘 조절되면 각종 사회경제 활동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겁니다.

Q.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마다 질환의 상태나 경과 등이 다르잖아요. 표준 진료 지침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예병덕 교수 = 맞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마다 질환의 특성, 경과, 그리고 예후가 다릅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맞춤치료를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치료의 대원칙은 있어요. 이를 보급, 전파하기 위한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대한장연구학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왔고, 지속적으로 개정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의 질 관리를 위한 지표도 개발돼 있습니다. 이를 강의, 홈페이지 게시 등을 통해 교육하고 보급하고 있습니다.

◆ 10년 간 인정받아 온 `휴미라`, '효과'와 '안전성'으로 말한다
  
 
`휴미라`는 TNF-알파 억제 항체 제제 중 인간 단백질 100%로 이뤄졌다.

TNF-알파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중요 신호 단백질 중 한 종류이다. 우리 몸의 면역반응에서 면역세포간 정보전달을 촉진하고 기능을 조절한다.  

만성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들은 우리 몸의 면역계 이상으로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생성, 활성화된다. 이는 심각한 면역 반응, 염증을 일으킨다.

휴미라는 피하 주사로 혈액 내 주입돼 과도하게 생성된 TNF-알파에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TNF-알파의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환자 증상을 개선하고, 일부의 경우 난치성 질환에서 관해(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도하기도 한다.

2020년 현재 휴미라는 우리나라에서 총 14개의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이는 TNF-알파 억제제 중 가장 많은 기록이다. 특히 휴미라는 생물학적 제제(TNF-알파 억제제) 중 유일하게 '베체트 장염'과 '화농성 한선염'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해서는 2010년 3월 '크론병'이 첫 시작이었다. 이후 2012년 8월에 '궤양성 대장염' 적응증 승인을 받아 약 10여 년 간 국내에서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휴미라는 증상 완화 수준을 넘어 면역 매개 질환의 진행을 완화 혹은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한 바 있다.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휴미라 투약군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휴미라 투여 4주째,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비율이 3배 더 높았다.(36% 대 12%)

휴미라 투여 56주째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비율은 위약과 비교해 3배(41% 대 12%)가 높았으며,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비율은 5배 이상 높았다.(29%대 5%)

휴미라는 크론병 환자에서 4년 동안 임상적 관해와 스테로이드 없이 관해를 유지했다.

휴미라는 크론병 환자에서 12주 차 점막 치유 비율이 위약 대조군보다 2배 높았으며(27% 대 13%), 52주째는 휴미라 투여군만이 점막 치유를 유지했다(24% 대 0%)(EXTEND).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휴미라 투여 2주째부터 대조군 대비 유의성 있는 임상 반응을 보였으며, 투여 16주 째 33%에서 임상적 관해를 보였다. 휴미라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4년 동안 46%의 환자가 관해를 유지했다.

기존에 항 TNF 제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휴미라 투여 8주째 반응을 보였던 환자군의 30-40%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중단했다. 휴미라 투여후 52 주 동안 UC 관련한 입원 뿐 아니라 모든 원인의 입원률이 위약군 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8주 째 휴미라에 치료반응이 있었던 환자 중 이전에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적이 없는 환자의 경우 47%가 52주째 점막 치유를 보였다.

애브비는 휴미라의 환자 경험 및 투약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2018년에는 기존 제형보다 환자의 주사 통증을 감소시키도록 고안된 새로운 제형인 CF(Citrate Free, 40mg/0.4ml) 제제를 출시했으며, 주사기 바늘 커버에 천연고무(라텍스)를 제거해 민감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을 위한 라텍스 프리(Free) 주사도 도입했다.

이외에도 애브비는 자가 주사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주사 보조구 제공, 휴프로그램을 통한 자가 주사 방법 교육 등 환자가 좀 더 편하게 질환을 관리하고,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게끔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Q. '휴미라'가 국내에서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쓰인지 10년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10년 간 사용해 본 경험에 기반해 휴미라의 효과와 안전성은 어떠했나요?

천재희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 휴미라는 오랜 기간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상당히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휴미라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에 모두 효과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크론병' 치료에 굉장히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안전성 역시 10년 이상의 사용 경험이나 임상데이터 등을 종합해 보면, 상당히 보장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휴미라가 출시되기 전에는 국내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이 어떠했나요? 휴미라 출시 전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천재희 교수 = 휴미라와 같은 TNF-알파 억제제(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면서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염증성 장질환에 쓸 수 있는 약에 한계가 있었어요.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증상을 조절하고 고비만 넘기는 정도의 치료였습니다.

그런데 생물학적 제제는 증상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질환 자체를 개선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약제입니다. 이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자신감을 갖게 한 계기가 됐습니다.

실제로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오면서 환자들의 수술률이 줄어드는 등 예후가 좋아졌다는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사망률을 낮췄다는 데이터는 없지만, 사망이 합병증이나 수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생물학적 제제 특징 중 하나가 처음에는 환자에게 반응이 있다가 치료 효과가 소실되는 겁니다. 그래서 한 가지 TNF-억제제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었는데, 휴미라가 나오면서 기존 사용했던 생물학적 제제에 반응이 떨어지거나 효과가 소실되는 환자들도 추가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또 하나의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다른 TNF-억제제와 달리 휴미라가 자가 주사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병원에 오랜 시간 있을 수 없거나 자주 오기 힘든 환자들이 2~3개월에 한 번 병원을 와도 됩니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 축적된 휴미라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어떤 것이 있나요?

예병덕 교수 = 최근 진행한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 대상의 장기 추적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2013년 7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8세 이상 궤양성 대장염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휴미라 투여를 시작했을 때의 메이요스코어(Mayo Score, 궤양성 대장염 질환 활성도 측정 지수)는 6.0이었는데, 8주차 표준요법 치료 이후에는 중앙값이 3.0으로 질환이 절반 이상 완화됐습니다.

이후 휴미라 유지요법을 이어간 환자의 누적 비율은 1년차에 64.6%, 2년차에 59.3%, 3년차에 53.8%, 5년차에 45.5%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 절반이 휴미라만으로 5년 이상 질환 관리가 가능했습니다.

Q. 휴미라와 같은 TNF-알파 억제제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한 사전 스크리닝이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위험성이 있으며, 투약하기 전에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요?

천재희 교수 =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결핵'의 활성화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투약하기 전에 활동성 결핵 및 잠복 결핵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우리나라에 비교적 흔한 바이러스 간염이 B형 간염입니다. 따라서 B형 간염에 대한 스크리닝도 미리 하고 필요하면 예방주사도 맞도록 합니다.

그리고 기존 생백신은 휴미라 주사를 맞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릴 때 홍역, 볼거리, 풍진 등 예방주사 접종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1년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필요합니다. 요즘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폐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죠? 그러므로 폐렴 예방주사에 대한 안내도 하고 있습니다.

Q. 휴미라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는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는 반면 약가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휴미라로 치료할 경우 비용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요?

천재희 교수 = 현재 휴미라는 보험급여 기준에 따라 0주차에 160mg을 처방한 뒤 2주차에 80mg, 4주차부터 유지요법으로 2주마다 40mg의 용량을 투여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경우 연간 약가는 약 1,900~2,000만원(시작년도와 유지년도에 따라 차이)에 달하지만, 크론병과 염증성 장질환은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산정특례 등록을 한 환자는 약가의 10%만 부담하면 됩니다.

연간으로는 약 190~200만원 정도입니다.

Q. 모든 환자들이 휴미라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약이 어려운 경우도 있나요?

천재희 교수 = 활동성 결핵이 있거나 활동성 감염 증세가 있으면 사용하기 어려운데, 이는 치료를 하고 나면 투약이 가능합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약이 필요한데 보험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염증이 속으로는 심한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등 때문에 보험급여 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험급여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경제적 부담으로 약을 쉽게 쓰기 어렵습니다.
 
[휴미라 보험급여 기준]
 
▲크론병 : 보편적인 치료(2가지 이상의 약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 등)에 반응이 없거나 내약성이 없는 경우 또는 이러한 치료법이 금기인 중등도-중증의 활성 크론병(크론병 활성도(CDAI) 220이상. 단, 소아 환자의 경우 소아크론병 활성도 (PCDAI) 30이상)

▲궤양성 대장염 : Corticosteroid나 6-Mercaptopurine 또는 Azathioprine 등 보편적인 치료 약제에 대해 적정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경우 또는 상기 약제가 금기인 중등도-중증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

휴미라는 중등증 또는 중증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투약하게 되는데, 모든 약이 마찬가지겠지만 너무 늦게 투약하면 약효가 떨어집니다.

반면 또 너무 일찍 투여하면 과한 치료가 될 수 있어 적당한 타이밍을 잘 맞춰 투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여러 치료 가이드라인들은 가급적 빨리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국내 보험급여 기준은 가능한 다른 약으로 치료를 해보고, 안 되면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는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장에 합병증, 즉 협착이나 누공, 대장암 등이 발생하기 전에 생물학적 제제를 쓰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서 더 효과적입니다. 합병증이 발생한 다음에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결국은 수술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험급여 기준의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보험급여 기준은 이런 면들이 고려되지 않고, 증상이 어떤지만을 갖고 평가되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합병증이 있느냐, 아니면 이 병 자체가 얼마나 빨리 악화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갖고 있느냐, 내시경이나 영상 검사에서 심한 소견이 있느냐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봅니다. 증상은 별로 없지만 검사를 통해 심한 소견이 있으면 빨리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말이죠.

Q. 휴미라 투약이 효과적인 환자가 따로 있을까요?

천재희 교수 = 중등증 이상의 염증을 갖고 있으면서 장내 합병증이 아직 생기지 않은 환자, 비교적 젊은 환자들에게 효과가 더 크다고 봅니다.

약제 선택 시 노년층은 아무래도 안전성에 좀 더 우위를 두고, 젊은 사람들은 치료 효과에 좀 더 우위를 두게 됩니다. 나이가 젊은 경우 감염 위험성이 낮으니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젊으면서 합병증이 안 생긴 중등도 이상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휴미라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염증성 장질환에서 TNF-알파 억제제 이외의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 치료제들 대비 휴미라의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천재희 교수 = 무엇보다 '효과'를 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나와있지만 아직 TNF-알파 억제제만큼 효과가 좋은 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비교적 심하고 염증 활동성이 높은 환자일수록 TNF-알파 억제제가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휴미라는 현재까지 나온 생물학적 제제 중에서 가장 많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과 비슷한 기전으로 발생하는 다른 면역 매개 질환이 있을 때, 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용성이 높다고 보는 부분은 '베체트 장염'입니다. 휴미라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베체트 장염에 유일하게 적응증 승인을 받은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휴미라 허가 적응증(국내 기준)]
 
①류마티스 관절염, ②강직성 척추염, ③방사선학적으로 강직성 척추염이 확인되지 않는 중증 축성 척추관절염, ④건선, ⑤건선성 관절염, ⑥궤양성 대장염, ⑦크론병 (18세 이상), ⑧ 소아 크론병(6-17세), ⑨다관절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2-17세), ⑩베체트 장염 ⑪ 화농성 한선염 ⑫소아 판상 건선(4세 이상) ⑬ 소아 골부착부위염 관련 관절염(6세 이상) ⑭ 비감염성 포도막염

Q. 휴미라는 자가 주사가 가능합니다. 그만큼 환자들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환자 대상 투약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천재희 교수 = 환자에게 자가 주사를 해야한다고 미리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가 주사는 절대 못하겠다고 하는 환자에게는 휴미라를 쓰기 어렵습니다.

약간 두려워하거나 걱정하는 환자들을 위해 처음 1~2번 정도는 주사실에서 간호사가 주사를 놓아주면서 교육을 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휴미라 판매사에서 운영하는 '휴요일'이라는 자가 주사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환자의 거주지나 직장 근처에서 휴요일에 속해있는 상담사가 방문해 교육하고 주사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Q. 휴미라로 치료한 환자 중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나요?

천재희 교수 = 여성 크론병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 환자는 결혼을 하고 임신이 잘 되지 않아 고민이 컸습니다.

그런데 휴미라 치료를 시작한 후 질환 상태가 좋아지면서 결혼한지 5년만에 아이를 가져 순조롭게 출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는 제 덕분이라고 인사하더군요.

서로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질환이 잘 관리됐고, 또 임신과 출산이라는 기쁨을 함께 해 기억에 남는 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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