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피젠트`는 어떻게 '제2형 염증 질환' 치료의 개척자가 됐나

[비하인드 씬] 듀피젠트, IL-4와 IL-13 억제 기전‥알레르기성 질환에 탁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0-08-14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사노피의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염증 질환에 '이정표'를 세웠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만성 부비동염, 습진, 소아 아토피 피부염, 호산구성 식도염 등에 긍정적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염증 질환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런데 어떻게 듀피젠트가 다양한 질환에서 뛰어난 효과를 나타낼까?

답은 명확하다. 듀피젠트가 제2형 염증 발병 기전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 4(IL-4)` 및 `인터루킨 13(IL-13)`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염증 질환은 특정 원인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면역학적 반응이다.

최근 연구를 통해 제2형 염증 질환이 IL-4와 IL-13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를 통해 듀피젠트는 다양한 적응증을 획득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 '아토피 피부염'에서부터 보여준 '염증 타깃'

제2형 염증은 IL-4와 IL-13이 주된 역할을 한다. 그리고  IL-4와 IL-13은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을 비롯해 만성 부비동염, 호산구성 식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운데 듀피젠트는 이 제2형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IL-4와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듀피젠트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제2형 바이오마커 수치를 감소시키면서 제2형 염증에 의한 증상을 완화시켰다.

듀피젠트는 가장 먼저 '아토피 피부염'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입증했다.

광범위한 면역 억제제와 달리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의 근본적 원인을 타깃한 듀피젠트는 치료 2주부터 효과를 보였다. 2020년 8월 현재까지도 아토피 피부염 기저 염증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제품은 듀피젠트가 유일하다.

듀피젠트는 전 세계적으로 약 2,800여명의 환자가 참여한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을 통해 피부 병변, 가려움증, 삶의 질 등 모든 측면에서 개선된 반응을 보였다.

SOLO 및 CHRONOS 임상연구에 따르면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병용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듀피젠트 투여 시 환자의 절반 이상이 병변 크기 및 중증도에서 75% 이상의 개선을 보였다.

또한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3년간(148주) 장기 투여한 결과에서도 우수한 효과와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듀피젠트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아토피 피부염에 우수한 치료 옵션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듀피젠트는 성인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2018년 우리나라에 도입됐으며, 이후 2020년 만 12세 이상 청소년 아토피 피부염 환자로도 적응증이 확대됐다.

2020년 1월에는 중증의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는데, 이는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를 제외한 위험분담제(RSA) 적용의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 제2형 염증성 천식의 유일한 치료 옵션

IL-4와 IL-13의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성 '천식'에 대해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제2형 염증성 천식은 Th2라고 불리는 T세포와 제2형 선천성 림프세포(ILC2)에 의해 발병한다. 기도가 알레르겐(allergen)이나 자극성 물질 등 여러가지 교란 물질에 의해 자극을 받으면, Th2와 ILC2는 IL-4, IL-5, IL-13이라는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이는 제2형 염증성 천식을 일으키는 주요 사이토카인이다.

성인 천식 환자의 50~70%는 제 형 염증성 천식에 해당한다.

2020년 4월, 듀피젠트는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제2형 염증성 천식의 유지 치료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는 타 생물의약품과는 차별화된다.

듀피젠트는 중등도-중증 천식 환자 2,888명을 등록한 대규모 임상 LIBERTY ASTHMA 연구를 통해 천식 악화 감소와 폐기능 개선 등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특히 혈중 호산구(EOS), 호기산화질소(FeNO) 등 제2 형 염증의 바이오마커 수치가 증가된 환자에서 더욱 효과를 보였다.

투여 52주 시점에서 듀피젠트는 호산구 수치가 제한되지 않은 모든 환자에게서 위약군 대비 연간 악화율 46% 이상의 감소를 보였으며, 그 중 300 cell/uL 이상인 환자에게선 위약군 대비 67%까지 개선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폐 기능에서도 2주차부터 일관된 개선이 관찰됐으며, 52주차에서 위약군 대비 130mL의 폐기능 개선을 보였다.

또 다른 VENTURE 임상연구에서 듀피젠트는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의존성 중증 천식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스테로이드 사용이 약 80% 감소 또는 중단되는 등 효과를 나타냈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발표된 세계천식기구(GINA)의 가이드라인은 고용량 ICS/LABA 치료를 했음에도 조절되지 않는 중증 제2형 염증 천식 환자에게 듀피젠트를 권고하고 있다.

사노피 젠자임의 조성희 전무는 "제2형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에서의 알레르기 행진 특성상 어린 환자들은 여러 알레르기 질환을 동시에 가지며 이른 시기부터 질병 부담으로 고통 받는다"며, "이에 만 12세 이상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및 천식 환자에서의 적응증을 획득한 듀피젠트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환우들이 듀피젠트를 통해 꿈꾸던 일상을 되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듀피젠트의 `제2형 염증 질환` 정복기

이처럼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은 전혀 다른 형태의 질환이지만, 사실상 제2형 염증에 의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노피는 이 질환 외에도 제2형 염증에서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듀피젠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직 국내 허가 전이나,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듀피젠트를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부비동염`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비강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된 성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 72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듀피젠트는 위약 그룹에 비해, 비강용종 크기를 축소시키고 비강충혈을 눈에 띄게 감소시켰다.

아울러 FDA는` 6세~11세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에 듀피젠트를 허가했다. 소아 대상 생물학적제제로는 처음이다.

사노피는 듀피젠트를 국소 처방 요법으로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거나 사용할 수 없는 소아 환자에게서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와 병용하면 피부 개선도가 평균 약 80% 향상됐다고 밝혔다.

16주 동안 듀피젠트와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병용한 환자는 TCS 단독보다 3배 이상 깨끗한 피부를 얻었다. 그리고 TCS 단독보다 적어도 2/3 이상이 질병이 75% 이상 개선됐다.

가려움증면에서도 듀피젠트와 TCS의 병용이 TCS 단독보다 3배 이상 현저히 감소했다. 가려움증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가장 호소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개선은 듀피젠트를 투여한 후 2주만에 관찰됐고, 이 효과는 지속됐다.

가장 최근에는 `호산구성 식도염`에서의 긍정적 데이터가 도출됐다. 호산구성 식도염은 식도를 손상시키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면서 음식물을 삼키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만성적 염증질환이다. 이 분야에서 효과를 보인 인터루킨 억제제는 처음이다.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는 식도 확장 수술을 받거나, 스테로이드 제제 치료에 의존한다.

8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주 1회 듀피젠트 300mg을 투여한 환자군은 24주차에 질병 증상이 69% 감소했다. 이는 위약군 32%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듀피젠트 군은 식도의 호산구 수치가 60% 감소했으며, 위약군은 5% 수준이었다.

놀랍게도 제2형 염증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종종 2개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동반하곤 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최대 50%는 천식을 앓고 있으며,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최대 45%가 중증 천식을 앓는 것으로 보고된다.

조 전무는 "듀피젠트는 면역체계를 타깃으로 하는 생물의약품이기 때문에 제2형 염증에서의 포트폴리오는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2형 염증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치료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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