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코센틱스가 건선에 이어
'강직성 척추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코센틱스'는 '인터루킨-17A'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다.
IL-17A는 Th17 세포에서 생성되는 만성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cytokine)으로, 건선 외에도 강직성 척추염과 건선성 관절염 등의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바티스는 연구를 통해 IL-17A 단백질이 뼈의 강직과 척추 변형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발견했다. IL-17A는 뼈의 형성과 항상성 유지를 방해해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염증 반응과 뼈 재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노바티스는 이론적으로 '이 물질을 차단하게 되면 강직과 척추 변형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는 아이디어에 기반해 '세쿠키누맙(Secukinumab)'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세쿠키누맙은 강직성 척추염에서 이전에는 없는 효과를 보여줬다.
오랫동안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질환의 징후와 증상에 초점을 맞춰왔을 뿐이다. 하지만 코센틱스는 4년간 80% 환자에서 X-ray상 척추의 방사선학적 변형 억제를 확인했다.
빠른 효과 및 오랜 효과 유지. 이제 강직성 척추염에서도 '관해'를 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미충족 수요'
강직성 척추염은 천장 관절염에서 시작해 신생골 형성으로 인한 비가역적인 진행성 척추 강직을 특징으로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반응에 의한 손상(inflammatory damage) –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 – 만성 염증 상태(state of chronic inflammation) – 강직 순으로 진행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척추 통증 및 강직 외에도 말초 관절염(peripheral arthritis), 골부착부위 염증(enthesitis), 관절 외 증상(extra-articular manifestations) 및 동반 질병(comorbidities)을 함께 겪을 수 있다.
이러한 강직성 척추염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비가역적인 척추 관절 변형으로 신체적 장애가 나타나 이전과 같은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의 조기 진단과 더불어 구조적 변화를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나 관절에 변형이 시작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허리나 골반 통증 외에도 무릎이나 발목의 비대칭적인 부종이나 발꿈치, 갈비뼈 통증 등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 및 강직을 억제할 수 있도록 목표(treat to target)를 두고 치료하게 된다. 각 단계들을 목표(target)로 두고 치료하면 강직성 척추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목표는 3가지다. 첫째, 증상과 염증을 관리하는 것, 둘째, 비가역적인 척추의 구조적 손상 진행을 막는 것이며, 셋째, 환자의 신체 기능과 사회 참여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강직성 척추염은 기본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처방돼 왔다. 하지만 NSAID는 진통 효과는 좋은 반면 장기복용 환자들에게는 소화성궤양에 의한 출혈이나 천공, 심혈관계, 신장 부작용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됐다.
여러 가이드라인에서도 NSAIDs는 증상은 개선할 수 있지만 질병 활성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 반영됐다.
이에 의사들은 강직성 척추염에 있어 '생물학적 제제(biologics)'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 중 TNF 억제제는 지금까지도 강직성 척추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정도로 치료에 발전을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들이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큰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 실제로 환자 중 약 1/3은 TNF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아 다른 치료제 옵션이 필요했다.
◆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코센틱스'
이런 가운데 IL-17A 억제제는 강직성 척추염의 염증 및 증상 완화, 삶의 질 향상과 함께 구조적 손상 진행 억제와 신체적 기능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
'코센틱스'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코센틱스는 강직성 척추염에 첫번째로 승인된 최초의 IL-17A 억제제다.
코센틱스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대상 MEASURE 1 연구 결과를 통해 4년간 약 80% 환자에서 X-ray상 척추의 방사선학적 변형(mSASSS<2) 억제를 확인했다.
또한 척추 손상의 고위험군(신생골 형성이 있는) 환자에서도 척추의 구조적 손상 진행 억제 효과를 X-ray 상으로 확인했다. 기저에 신생골 형성이 있었던 환자의 약 70%에서 코센틱스 투여 2년째 추가적인 인대 골극 형성이 발생하지 않았다.
코센틱스는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도 나타냈다.
MEASURE 2연구의 2차 평가 변수에서 코센틱스 투여 1주 만에 위약군 대비 ASAS 20(국제척추관절염학회 반응 기준; 최소 20% 이상 개선 및 10개 단위 중 최소 1단위 이상의 절대 개선) 도달률이 증가했으며, 1년 동안 73.8%의 환자들에서 ASAS20 반응이 유지된 것으로 보고됐다.
MEASURE 2 연구에 의하면 4년차에도 85%의 치료 유지율을 보였다.
효과는 환자의 TNF 억제제 치료 경험과 관계없이 유지됐으며, TNF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 더 우수한 반응이 나타났다.
MEASURE 1 연구의 장기 데이터에서도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징후와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고 그 효과를 5년 내내 유지시킨다는 것이 확인됐다.
안전성 면에서 코센틱스는 강직성 척추염에 관한 4년간 임상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결과, 결핵 재활성화가 보고된 사례가 1건도 없었다.
이에 더해 코센틱스는 맞춤치료도 가능해졌다.
코센틱스는 활동성 강직성 척추염 치료를 위해 1회 150mg으로 제 0, 1, 2, 3, 4주 피하투여 및 그 이후에는 매 달(4주마다) 피하 투여한다. 그런데 지난 8월 4일, 활동성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 임상 반응에 따라 1회 300mg 용량으로 증량해 치료할 수 있게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제 강직성 척추염도 임상 반응에 따라 용량을 늘릴 수 있게 돼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짤 수 있게 된 것이다.
코센틱스 300mg 용량 증량의 허가는 MEASURE 3 연구가 기반이 됐다. MEASURE 3은 156주간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병행 설계 3상 연구로, 활동성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코센틱스의 150mg과 300mg 용량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MEASURE 3 연구결과, 코센틱스 300mg은 주요 효능 평가 변수, 특히 부분적 관해 등 달성하기 힘든 평가 변수에 대해 특히 TNF 억제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서도 수치적으로 더 높은 관해 반응을 확인했다.
생물학적 제제 경험이 있었던 환자군에서도 코센틱스 300mg 치료로 약 30%가 치료 3년 동안 관해에 가까워졌으며, 80%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유지했다.
아울러 TNF 억제제 치료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 지속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안전성 면에서 기존 150mg 용량과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는 없었다.
홍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단기간의 통증 감소뿐 아니라 장기적인 척추 변형 억제가 중요하다. 척추 변형의 진행을 막아주는 코센틱스가 등장하면서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관해'를 논하다
인터루킨 억제제가 강직성 척추염에서 사용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치료 목표'다. 질병 활성도와 척추의 구조적 손상 진행간의 관련성에 따라 주요 치료 목표가 질병 활성도가 없는 관해(remission)로 정의된 것. 대체 목표는 낮은 질병 활성도이다.
근래에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 및 강직을 억제할 수 있도록 낮은 질병활성도 유지 또는 궁극적으로는 관해에 도달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두고, 달성하고자 하는 T2T(Treat to Target) 치료 전략이 대두된 바 있다.
앞서 MEASURE3 연구 결과를 통해, 코센틱스의 300mg 치료는 장기간 관해에 가까운 치료 반응을 생물학적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도 보여줬다. 의사들은 이 결과를 토대로 코센틱스가 T2T전략에 부합하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일부는 현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 하거나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인터루킨 17 억제제가 강직성 척추염 질환에 새로운 옵션으로 인정받은만큼, 향후 치료 성적 향상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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