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허점 드러나는 계단형 약가…제네릭 허가 몰려

아리셉트 고용량 제네릭 20개 돌파…허가월 같으면 같은 약가 가능
자렐토·자누비아 제네릭 수백 개…불안감에 허가 잇따라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1-04-14 06:09

 

제네릭.jpg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정부가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해 꺼내든 계단형 약가제도가 되레 제네릭 허가를 부추기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2일 조아제약의 도네페질 성분 제제 '오넵트정23mg'이 허가됐다.
 
23mg 함량의 도네페질 성분 제제는 지난 2013년 오리지널인 아리셉트가 가장 먼저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2015년 현대약품이 첫 제네릭을 허가 받았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오리지널 포함 총 10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는데, 올들어 허가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모습으로, 4월 13일 현재까지 총 13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특히 이달에만 11개 품목이 허가된 상황으로, 대부분 위탁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허가를 받는 제약사가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달 들어 고용량 도네페질 제제의 허가가 늘어난 이유로 계단형 약가제도가 꼽히고 있다. 동일성분 의약품이 20개를 넘어선 만큼 사실상 이달이 허가를 받을 마지막 기회인 셈이기 때문이다.
 
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르면 먼저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20개 까지만 오리지널의 53.55%를 받을 수 있고, 이후부터는 한 번 늦어질 때마다 기존 최저가의 85%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급여 절차가 월단위로 진행돼 같은 달에 신청할 경우 20개를 넘어서더라도 동일한 약가를 받을 수 있다.
 
이를 도네페질 23mg 제제에 대입해보면 이달까지 허가를 받아야 계단형 약가제도에 따른 약가인하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아울러 이달 허가된 품목 모두 제일약품에 위탁 생산하는 제품인 만큼 제일약품이 더 많은 위탁사를 모집했을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나 MSD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제네릭의 경우 출시 가능 시점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자렐토 제네릭은 100개 품목을 넘어섰고, 자누비아 제네릭은 단일제만 200개 이상의 품목이 허가 받은 상태다.
 
자렐토 제네릭은 이르면 올해 10월, 자누비아 제네릭은 2023년 9월부터 판매할 수 있는 만큼 제네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결국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해 정부가 계단형 약가제도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더 늦기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더 많은 제약사가 허가를 받는 모양새다. 이 같은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동생동 1+3 제한 법안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